[세계유산 알쓸신잡] 세계유산 이렇게하면 지위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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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알쓸신잡] 세계유산 이렇게하면 지위 박탈

세계유산협약 이행지침 192조∼198조에 따라 보존보다 개발 우선 시 지위 박탈
자연유산 훼손 또는 파괴로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 최초로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
독일의 드레스텐 엘베 계곡과 영국의 리버풀 해양무역도시도 마찬가지

  • 승인 2026-06-09 10:39
  • 신문게재 2026-06-10 9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세계유산협약은 유산의 가치 보존보다 개발을 우선시하여 진정성이 훼손될 경우 지위를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오만과 독일, 영국의 사례가 이에 해당하여 목록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이러한 선례들은 유산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명예로운 지위를 잃을 수 있음을 경고하며, 보존과 개발 사이의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제시합니다. 현재 대한민국도 조선왕릉과 종묘가 유네스코의 점검 대상에 올라 있는 만큼, 세계유산 지위 유지를 위한 지속적이고 철저한 보존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오만)
석유 개발을 위해 보호구역 면적이 대폭 축소·훼손돼 보호대상인 아라비아 영양의 개체 수가 급감해 세계 최초로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된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 제공=국가유산청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이행지침 192~198조는 세계유산 목록에서의 삭제, 즉, 세계유산의 지위 박탈에 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삭제된 유산은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Arabian Oryx Sanctuary),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Dresden Elbe Valley), 영국의 리버풀-해양무역도시(Liverpool Maritime Mercantile City) 등 3건으로, 유산 보존보다 개발을 우선할 경우 세계유산이라는 명예로운 지위를 박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대표적 선례다.

1994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은 정부가 석유 개발을 위해 보호구역 면적을 대폭 축소하면서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돼 보호 대상이었던 아라비아 영양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서식지가 파괴됐다. 유네스코는 더 이상 등재 당시의 가치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2007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했다. 세계유산 제도 역사상 최초의 삭제 사례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엘베강과 역사 도시가 어우러진 뛰어난 문화경관으로 평가받아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하지만 교통난 해소를 위해 발트슐뢰셴 교량 건설을 추진했고, 유네스코는 경관 훼손을 우려해 수차례 공사 중단을 요청했지만, 공사를 강행하자 문화경관의 진정성과 완전성이 훼손되었다고 판단해 2009년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했다.

리버풀-해양무역도시(영국)
대규모 재개발과 초고층 건설, 축구장 신출 등으로 경관이 훼손돼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된 영국의 리버풀-해양무역도시. 제공=국가유산청
영국의 리버풀-해양무역 도시는 산업혁명기 세계 무역과 항만 발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 유산으로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이후 대규모 수변 재개발 사업과 초고층 건물 건설, 축구장 신축 등이 추진되면서 경관이 크게 변화했다. 이에 세계유산위원회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했다고 판단해 2021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했다.

대한민국도 현재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위원회의 보존관리상태(SOC) 점검을 위한 의제에 올라가 있고, 종묘도 현재 유네스코와 이코모스의 부정적 관심을 받고 있어 꾸준한 보존·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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