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독감일까 감기일까... 추석에 헷갈리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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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독감일까 감기일까... 추석에 헷갈리지 않으려면

채경욱 중경한방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26-09-14 16:44
  • 신문게재 2026-09-15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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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욱 중경한방병원 대표원장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누군가 콧물을 훌쩍이거나 기침을 하면 자연스레 이런 말이 나온다. "그거 독감 아니야, 병원 가봐" 그런데 정작 감기와 독감을 정확히 구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둘은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감기와 독감의 가장 큰 차이는 원인 바이러스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가 코, 목, 기관지 등 상기도에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이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으로 상기도 염증과 함께 두통,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이 동반되어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증상이 시작되는 양상도 다르다. 감기는 콧물, 목 아픔 등 국소적인 증상이 먼저 나타나며 열이 나더라도 미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독감은 갑자기 몸이 떨리고 아프며 힘이 빠지고 38도 이상의 고열이 먼저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경과와 위험성도 다르다. 감기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1주에서 2주 이내 호전되고 합병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독감은 며칠 지나면 낫는 감기와 달리 심할 경우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어린이는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고열과 근육통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단순한 몸살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라 부르는데, 기후 변화나 저항력 감소로 몸의 방어 기능인 위기(衛氣)가 허약해진 틈을 타 풍사가 침입해 오한, 발열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한의학에서도 예로부터 일반 감기와 독감처럼 유행성이 강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를 구분해왔고, 그에 따라 치료법도 뚜렷하게 달리 접근해왔다는 것이다. 추위와 맑은 콧물이 두드러지는 풍한형, 열과 갈증, 인후통이 두드러지는 풍열형과 함께, 전염성이 강하고 전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시행감모(時行感冒)라 하여 별도로 구분했는데 이는 지금의 독감과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단순한 분류에 그치지 않고 치료 방향 자체를 다르게 이끈다. 풍한형처럼 찬 기운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어 사기를 몰아내는 신온해표 원칙의 처방을 활용하고, 풍열형처럼 열이 위주가 된 경우에는 몸의 열을 식히고 해독하는 신량해표 원칙의 처방을 쓴다. 시행감모처럼 전신 증상이 심하고 유행성이 강한 경우에는 단순히 표증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기를 보강하면서 사기를 몰아내는 치료가 함께 고려된다. 즉 같은 몸살감기 증상이라도 원인과 양상을 정확히 변증하지 않으면 오히려 치료 방향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 한의학적 진단의 핵심이다.

예방접종 부분도 알아두면 좋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무료 접종은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등 대상이 정해져 있고 시기도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무료 대상이 아니더라도 병원에서 비용을 부담하면 누구나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만 14세에서 64세 사이 성인이라도 명절에 가족 모임이 잦고 고령의 부모님이나 어린 조카들과 자주 접촉한다면, 미리 접종을 받아두는 것이 가족 전체의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절처럼 여러 지역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기에는 감염병이 퍼지기 쉬운 만큼, 가족 중 누군가 고열과 근육통을 호소한다면 단순 감기로 단정 짓지 말고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즐거운 명절이 아픈 기억으로 남지 않으려면 증상을 정확히 알고 대처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콧물과 기침 정도라면 충분한 휴식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고열과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한 근육통이 함께 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채경욱 중경한방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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