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사람] 오세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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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사람] 오세영 시인

“정치 관련해서 문학보는 시각 필요” … 서울서 '문학과 정치' 특강 작품통해 이념·사상 전달 … 자아완성 주요인은 '감동'

  • 승인 2016-03-13 17:25
  • 신문게재 2016-03-14 20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시중에 윤동주의 일생을 다룬 영화 '동주'가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은데요. 언론이라면 정치와 관련해서 문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리라 생각해 '문학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존재론적 인식을 통해 역사의식을 표현했고, 모더니즘의 언어의식을 전통사상에 접맥시키는데 주력해온 오세영 시인(74·서울대 명예교수·대한민국예술원 회원·사진)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플라자 호텔 세븐스퀘어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오 시인은 “문학과 정치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문학의 기능을 알아야된다”며 “문학은 크게 교훈적 기능과 미학적 기능을 갖고 있는데 교훈적 기능은 간단히 말해 문학작품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메시지가 곧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인은 이어 “시인이 일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주장에는 교훈적, 도덕적, 종교적인 것이 있다”며 “문학의 교훈은 넓게는 윤리적인 것에서 시작해 정치 이데올로기로 발현될 수도 있고 시인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념과 사상과 세계관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문학의 교훈적 기능 가운데 소위 정치적 기능중엔 기독교의 복음 전파 목적으로 문학작품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존 번얀의 '천로역정', 단테의 '신곡' 등은 대표적인 기독교 복음전파의 도구로 쓰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이념 전달 목적으로 문학작품을 이용하는 경우는 가장 체계적이고 과학적이고 현대적인 '소셜리스트 리얼리즘', 즉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볼 수 있다”며 “마르크스, 앵겔스에서 시작된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문학작품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관과 세계관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마르크스는 '잃은 것은 이데올로기요, 남은 것은 문학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소개한 오 시인은 “1917년 러시아 2월 혁명은 소비에트 혁명을 주도했고 레닌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통해 러시아혁명을 주도해나갔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치적 문학작품으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을 들었다.

오 시인은 “문학은 미학적 기능을 통해 한 인격을 완성시켜 나가는데 그 스스로의 목적이 있다”며 “문학작품을 읽는 순간 그 소설의 주인공과 동일시되면서 나를 잊어버리고 스트레스가 풀리고 자신을 카타르시스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 인격과 사회적 지위, 신분때문에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 없는 성직자와 학자, 교수 등 점잖고 고상한 언행을 할 수밖에 없는 직업군은 내 마음속의 억압된 분노를 영화나 문화작품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풀어줄 수 있는 정화작용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문학의 교훈적 기능 못지 않게 미학적 기능은 정치이념이나 종교 신념이나 실천윤리를 강화시켜 인간의 자아와 삶을 완성시키는 기능을 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동”이라고 말했다.

오 시인은 이날 윤동주 시인의 '서시'와 김수영 시인의 '풀'을 소개하고 교과서에서 왜곡되게 해석된 부분들에 대해 의도적 오류를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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