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9강 비익연리(比翼連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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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9강 비익연리(比翼連里)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0-05-1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9강 비익연리(比翼連里) :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이야기

比(견줄비 / 서로도울 비) 翼(날개 익) 連(이을 연) 理(다스릴 리 / 나무결 리)

출처는 후한서 채옹전(後漢書 蔡邕傳)과 백낙천의 장한가(長恨歌)에서 확인된다.

비익연리(比翼連里)는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를 합하여 줄인 말로써 부부(夫婦)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화합(和合)함을 비유할 때 쓰는 대표적인 말이다.



5월 가정의 달 중 백미(白眉)는 역시 부부의 날이다.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 된 것은 가정의 달 5월에 2(둘이) 1(하나 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부부에 대한 고사성어는 많다. 곧 거안제미(擧案齊眉), 경전서후(耕前鋤後), 금슬상화(琴瑟相和), 부창부수(夫唱婦隨), 조강지처(糟糠之妻), 파경(破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만큼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비익조(比翼鳥)라는 새는 상상의 새로서 태어날 때부터 한쪽의 날개가 없이 태어나는데 어릴 때에는 자기가 한쪽 날개만을 가진 새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날기를 배워야 할 즈음에 날수 없음을 알게 된다. "왜 난 날개가 하나뿐이야?" 라고 어미 새에게 묻는다. 어미 새는 "너만 그런 것이 아니란다. 이 엄마도 날개가 하나뿐이야." 정말 어미 새의 날개도 한 쪽 뿐이었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하늘을 날던 어미 새가 날개가 한 쪽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비익조는 어떻게 해야 하늘을 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어미 새가 "기다려서 어른이 되면 이 엄마처럼 날 수가 있단다." 시간이 흘러 비익조는 어른이 되었다.

그러나 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어미 새에게 물었다. "엄마 어른이 되어도 날 수가 없잖아요?" 그러자 어미 새는 "사랑을 해 보렴 사랑을 해야 날 수가 있단다."

그 후 비익조는 사랑을 찾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 새는 다시 길을 나섰고 어느 날 자기와 같은 새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때서야 '사랑은 눈이 마주치는 것이고 마음속에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비익조는 그 새와 사랑을 하게 되었고 날개짓도 같이 해보았으나 역시 날 수가 없었다.

"엄마! 사랑을 하는데도 왜 날 수가 없죠?"

"그건 날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랑을 했기 때문이란다. 아들아 사랑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란다. 사랑을 하다보면 원했던 삶이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이란다."

비익조의 첫사랑은 날아야 한다는 데에 목적을 둔 사랑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깨달은 아들 비익조는 목적을 둔 사랑은 곧 파괴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어미 새는 다시 "아들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은 진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실로 사랑하지 못하면 우리는 날 수가 없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먼저 사랑을 하거라. 사랑을 받을 생각은 하지 말고, 줄 생각만 해라. 그러면 자연히 사랑을 받게 되고 우린 영원히 없던 나머지 한쪽 날개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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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별장과 군사시설이 있는 섬, 국민의 품에 다시 돌아온 아름답고 고요한 힐링의 섬 저도의 산책로와 해변 사이의 '연리지 정원'에 있는 말채나무와 소나무로 이루어진 연리지. 연합DB
연리지(連理枝)!

춘추전국시대 송(宋)나라 폭군 강왕(康王)은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영토를 확장하는 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세를 떨쳤다. 매일 밤마다 수많은 미녀들과 열락에 빠져 간언(諫言)을 하는 충신들을 모조리 사형에 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빙(韓憑)이라는 신하의 아내 하(河)씨 미모에 반해 그녀를 강제로 후궁으로 취했다. 한빙이 피눈물로 읍소했지만 강왕은 "네 아내가 스스로 선택한 걸 어쩌리."라며 외면했다. 한빙이 왕을 원망하자 강왕은 그에게 죄를 씌워 멀리 추방했고, 한빙은 자결했다.

한편 남편을 그리워하던 하씨 역시 기회를 보아 성벽 아래로 몸을 던져 자결했다. 죽은 그녀의 소맷자락에는 '왕께서는 사는 것이 행복이겠지만 저는 죽음이 행복입니다. 시체를 부디 남편과 함께 묻어주십시오'라는 유언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못된 강왕은 합장하지 않고 오히려 두 무덤을 멀리 떨어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두 무덤 위에 나무가 자라 큰 나무가 되더니 뿌리와 가지가 뻗어 서로 뒤엉켜 연리지(連理枝)가 되었고, 한 쌍의 원앙이 서로 목을 비비며 울었다.

痴人畏婦 賢女敬夫(치인외부 현녀경부 :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

百忍堂中 有泰和(백인당중 유태화 : 백 번 참으면 가정에 큰 평화가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정은 존재하고 가정의 중심은 부부(夫婦)임이 틀림없다. 부부의 화목(和睦)은 만사(萬事)를 이루는 근원(根源)이 된다. 그래서인가? 부부의 날 비익조와 연리지가 더 와 닫는다.

장상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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