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우리사회에 부캐 열풍이 일고 있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우리사회에 부캐 열풍이 일고 있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 승인 2020-08-24 13:39
  • 수정 2021-06-24 14:26
  • 신문게재 2020-08-24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금홍섭 원장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우리 사회에 부캐 열풍이 불고 있다. 오늘날 개인주의와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평생직장이라는 과거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면서 본캐를 뛰어넘어 부캐 열풍이 일고 있다.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과 일반 직장인들까지도 부캐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먼저 '부캐'란 유재석씨가 유산슬 등의 다양한 캐릭터로 활동하면서 대중적으로 쓰이게 된 말이지만, 유래는 게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캐'는 '부 캐릭터'의 준말로 본(핵심) 캐릭터가 아닌 예비용으로 만든 부 캐릭터라는 의미에서 따온 말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에서의 용어를 넘어 '부캐'는 평상시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과 캐릭터로 활동하고 생활하는 사회적인 현상을 일컫는다. 연예인을 통해 부캐 열풍이라는 사회적인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지만, 이미 연극에서 배우가 쓰던 가면을 뜻하는 '멀티 페르소나'라는 단어를 통해 오래전부터 우리사회에서 부캐의 의미는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비단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일반 직장인들도 부캐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유튜브 활동이나 블로그 작가로, 또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본인의 원래 직업 이상의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직장문화 등의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본래 직업 이외의 활동을 하는 것이 금기시되었으나, 최근에는 부업의 종류와 규모도 커지면서 재테크 활동을 통해 본업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보니, 직장인들의 부캐 활동은 더욱더 다양해지고 있다. 핵가족 개인 중심 사회로 바뀌면서 건강관리나 가족중심의 활동을 위해 부캐 활동을 통해 건강관리, 취미활동 등 잠재되어 있던 자아를 발견하는 활동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워라밸 실현을 위한 주40시간이라는 근무제도의 변화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직업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의 전환을 통해 만들어진 '부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후 언컨택(un-tact, 비대면 접촉) 사회화로의 전환에 따라 주목받는 것이 디지털화(on-tact, 온라인 접촉)와 함께 개인화로의 대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부캐 열풍을 하나의 직장문화의 변화 또는 부정적인 의미로 바라보려는 시각은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이자 거스르는 것이다. 캐릭터 또는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가 지금까지는 하나의 가면을 쓴 '페르소나'를 뜻하고 있었다면, 시대변화에 따라 이제는 '멀티페르소나'로 바뀌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 사회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듯이 대중들도 직업관, 자아관, 생활관 등에서 멀티 페르소나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부캐 열풍 또한 익숙해진 결과물이다. 누구나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를 꿈꾼다. 여러개의 SNS 계정을 가지고 가상의 공간에서 '인싸'의 삶을 꿈꾸고자 다양한 노력을 한다. 어쩌면 직장에서의 내가 아닌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려는 시도이자 놀이문화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캐 열풍의 그늘도 분명히 크다. 옛말에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말이 있다.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듯이 부캐 활동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본캐는 물론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에너지를 축적하여 스스로 자아를 찾는 긍정적인 과정이라면 다행이겠지만, 부캐가 본캐와 공존하지 못하고 서로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면 결국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부캐 활동을 하더라도 근본을 잊지 않으려는 태도와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미디어 언론 속의 부캐는 본캐가 누구인지 대중들도 모두 알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일반인들의 SNS 속 부캐는 대체로 익명의 가면에 숨겨져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본캐와 부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도록 스스로 통제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본캐와 부캐 모두가 타인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윤리의식과 주어진 권한만큼 책임의식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민의힘 대전시당 "이재명 정부, 충청권 철저히 배제"… 이 대통령 방문 전 기자회견
  2. 충남도의회 오인철 의원, 후계농업인 미래 위한 헌신 공로 인정받아
  3. AI헬스케어부터 전통음식까지… 중소기업들 제품 홍보 '구슬땀'
  4. 대전시한의사회, 한국조폐공사와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협약
  5.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1. 2025 대한민국 중기박람회 부산서 개막 '전국 중소기업 총출동'
  2. 건양대병원, 전 교직원 대상 헌혈 참여 캠페인 전개
  3. 중도일보·대전MBC, 2025년 2분기 '목요언론인클럽 이달의 기자상' 수상
  4. 월드비전, 아산시에 1,000만원 냉방용품비 지원
  5. 동구아름다운복지관, 폭염대비 시원한 여름나기 사업 진행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충청의 마음을 듣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박정희 시대에는 성장을 위해 결국 한 쪽으로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도성장기에는 성장을 위한 자원 배분이 한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거의 특권 계급화된 사람들이 생겼다. 이제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균형발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 군단으로 부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