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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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크리스마스 캐럴

  • 승인 2020-12-25 06:59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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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제공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가 돼도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 지겹게 들리던 캐럴이 뚝 끊겼으니 말이다. 저작권 때문이라고 하는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귀가 따갑게 들었던 크리스마스 캐럴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서언물을 안주신다네~'. 너그럽고 인정많은 산타 할아버지도 우는 아이는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 나는 어렸을 때 별명이 두 개였다. '해바라기'와 '울뱅이'. 잘 웃는다고 해서 동네 언니가 지어줬다. 그 언니 집 앞을 지나가면 나를 불러 떡도 주고 과자도 주고 그랬다. 나를 참 이뻐했는데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동네 친구 엄마도 내가 잘 웃는다고 나를 보면 "아유, 난순이는 참 잘 웃어"라며 좋아하셨는데. 반면 식구들은 나를 '울뱅이'라고 놀렸다. 막내여서 수틀리면 울고 그랬으니까. 뗑깡쟁이였다. 말도 징그럽게 안 듣고 하라고 하면 안하고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청개구리 심보였다. 한마디로 잘 울기도 잘 하고 웃기도 잘 하는 아이였다.

우는 아이 안 좋아하는 산타 할아버지가 그래서 나한테 선물을 안 줬나 싶다.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라고 선물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뭐 교회도 안 다녔으니까 당연하다. 지금처럼 '빼빼로데이', '블랙데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아이고 숨 차라. 뭔 날을 만들어 기념하고 선물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러니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선물 받는다는 건 생각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저 라디오에서 나오는 캐럴만 지겹도록 들었다. 서구 자본주의에 물들어서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누구고 예수가 누군지 알게 뭐람. 코가 빨개서 친구들한테 놀림감이 돼 외톨이였는데 산타 할아버지가 네 코가 밝으니 네가 썰매를 끌어라 해서 썰매를 끌었더니 산타에게 귀염을 받자 친구들도 비로소 루돌프를 사랑했다는, 어찌보면 가슴 아픈 왕따의 얘기가 캐럴에도 있었다. 고 사슴 놈들도 고얀 것들이네.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지. 올 크리스마스는 캐럴이고 나발이고 한가하게 즐길 상황이 아니다. 아, 하느님, 이 참에 능력 좀 보여주시지요. 코로나 말입니다. 싹 다 쓸어가시면 안되겠습니까? 아멘!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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