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새해 소망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새해 소망

  • 승인 2021-01-04 15:28
  • 신문게재 2021-01-05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0113001002573700110391
이성만 배재대 항공운항과 교수
코로나19 위기,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어디서든 바이러스는 있었다. 그때마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삶 전반에 대한 인식전환을 가져왔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다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될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새 지평을 열고 우리 사회를 생태학적 지침에 따라 변화시키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가 공익을 위해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대유행 초기부터 일치단결하여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엄청난 제약조건들을 감수하였다. 이는 우리가 세계적으로 연대하여 행동한다면 기후 위기 같은 더 큰 위협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코로나 위기는 우리네 환경도 변화시켰다. 해안 지역의 공기와 물은 더 깨끗해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역사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듯하다. 위기 이후에 오히려 새로운 기록들을 갈아치울 위험도 있다. 이러한 '반등' 효과는 2008/09년 금융 위기 이후에도 관찰된 바 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인간의 고통을 생각하면 그 누구도 기후 위기에 손뼉을 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CO2 배출량의 장기적인 추세 반전을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최대 섭씨 2도 이하로 낮추려면 향후 수년 동안 우리의 경제와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독일의 정치경제학자 마야 괴펠(Maja Gpel)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성장과 번영 중심의 성장주의에서 벗벗어나야 한다고말한다. 세계를 지탱시킨 각종 시스템의 과부하로 나타난 현상 중 하나가 코로나19의 출현일 수 있다. 이제 국내 총생산으로만 우리 경제를 진단할 것이 아니라, 광범한 세제개혁의 일환으로 인간의 복지와 환경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 같은 요인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기업은 자사의 이익을 넘어 자원의 사용 같은 생태 발자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기업들은 나쁜 PR을 피하려 스스로 더 친환경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위기는 우리에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였다. 개혁 없이는 경제를 구할 자금도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불행히도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 이상으로 엄청난 긴급구제자금을 뿌리고 있다. 현실적인 경제정책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고, 예전의 낡은 시스템의 안정화가 목표이고, 기후정책은 뒷전이다. 이는 단기간에 지속 가능한 구조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혹자는 경기 침체에 무슨 기후 타령이냐고 핀잔할 수 있다. 그러나 '한계 세계에서 무한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니코 페히(Niko Paech) 같은 포스트성장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지금의 위기는 오랫동안 우리 인간이 알면서 저지른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란 점에서, 이제는 예전의 현상 유지로 회귀하여 살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곱씹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예전과는 너무나 다른 생태 환경을 체험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과 직업 생활은 지금도 봉쇄와 감속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 디지털 재택 강의나 업무 솔루션은 놀랍도록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현되었다. 연구실이나 사무실보다 가족이나 주변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복지를 누릴 여유도 생겼다. 자연스레 생산과 소비 사이의 생태 발자국을 최소화한 때문에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느린 삶의 모델을 찾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이웃과 연대, 복지, 의료, 위생 같은 생명 경제가 이윤 극대화와 사회적 명망보다 더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모델이다. 이렇게 우리 삶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우리 삶에 필요불가결한 조건들을 장려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을 할 때 우리는 건강한 신축년을 누릴 자격이 있을 것이다.

이성만 배재대 항공운항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2. '행정수도 개헌' 이재명 정부 제1국정과제에 포함
  3. "국내 최초·최대 친환경 수산단지 만든다"… 충남도, 당진시 발전 약속
  4. 이 대통령, 세종시 '복숭아 농가' 방문...청년 농업 미래 조망
  5.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고 이재석 경사 대전대 동문·교수 추모 행렬
  1. [대입+]] 2026 수시 충청권 의대 지원자 46% 감소… 역대 최저치
  2. 박재형 세종충남대병원장 취임 "더 큰 도약"
  3. 일본 찾은 김진동 세종상의회장… 한-일 경제계 협력의지 다져
  4. 밝은누리안과병원 이성준 원장,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서 임상 연구 발표
  5. 대전 학교폭력 4년 연속 늘어… 2025년 1차 실태조사 결과 발표

헤드라인 뉴스


제4인뱅 인가 무산에 충청 지방은행 설립 `꿈` 뭉개져

제4인뱅 인가 무산에 충청 지방은행 설립 '꿈' 뭉개져

충청권의 오랜 숙원인 지방은행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소호은행(KSB)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충청권 기반 금융 생태계 조성에 기대를 품었던 지역민들의 박탈감을 높였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곳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제4인터넷은행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한국소호은행(KSB)은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대전에 본사를 두고, 지역 특화 사업 발굴 및 정책자금 연계를 통해 지역 금융 정착을 도울 계획이었지만, 결국 정부 인가를 받지 못..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서울대 10개 만들기·탑티어 교수 정년 예외…교육부 새 국정과제 본격 추진

새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RISE 재구조화, AI 인공지능 활용 등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학문별 대가로 선정된 교수에 대한 정년 제한을 풀고, 최고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교육부는 6대 국정과제를 위한 25개 실천과제(공동주관 1개 국정과제, 3개 실천과제 포함)를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실현해 거점국립대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체계적 육성에 나선다.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해수부 부산 이전…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 대안은

이재명 새 정부가 오는 12월 30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개청식을 예고하면서, 정부세종청사 공백 해소를 위한 동반 플랜 마련을 요구받고 있다. 수년 간 인구 정체와 지역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세종시에 전환점을 가져오고, 정부부처 업무 효율화와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중요해졌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따른 산술적 대응은 당장 성평등가족부(280여 명)와 법무부(787명)의 세종시 이전으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셈법으로 빠져 나가는 공직자를 비슷한 규모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