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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이 연내 구축 완료 목표를 하향 조정해 일부 구간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가동 계획을 수립 중인 가운데 이마저도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저에너지가속구간 가동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반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3일 IBS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과 과학기술계 등에 따르면 저에너지가속구간 가동에 필요한 핵심 기반 시설 중 하나인 극저온플랜트(Cryogenic Plant)를 설치 중이다. 이 장치는 저에너지가속구간의 핵심 장치인 초전도가속모듈을 영하 269~271도로 냉각시켜 초전도가속관이 성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기반장치다. 액체 헬륨을 공급하고 회수하는 필수 설비다.
이 같은 극저온플랜트를 설치하기 위해선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장치 설치 과정서부터 국내 검사 업체인 가스안전공사의 철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칫 장비나 설치 과정에 문제가 있을 땐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은 이 극저온플랜트 구축에 필요한 주요 장비 대부분을 유럽에서 들여와 최근 일부 설치를 마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품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를 놓고 주체 간 해석이 다르면서 설비 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라 설비 중 일부인 압력용기 등 검사를 거쳐 설치해야 하지만 유럽에서 생산된 장치들의 유럽 기준을 근거로 자체 설치를 마친 후 가스안전공사에 검사를 의뢰한 것이다. 가스안전공사의 검사에서 적정 기준을 통과하더라도 시운전을 통해 안정적인 구동을 확인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자칫 설치한 설비를 다시 해제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은 이달 말 시운전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가스안전공사와의 관련 협의 결과에 따라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유럽 기준 인증을 획득하더라도 국내에 설치하기 위해선 관계 법령을 꼼꼼하게 따진 뒤 설치 절차를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저온플랜트 설비 중 하나인 압력용기는 조립 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게 국내 규정인데 해외 기관 측 이야기만 듣고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게 화근인 것으로 보인다. 사업단과 해외 전문가가 주장하는 안정적인 시운전 기간도 각각 3개월과 1년으로 차이를 보여 문제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권면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장은 "우리나라 법에 따라야 하는 건 맞는데 국내법에도 비슷한 요건으로 품질검사가 이뤄웠을 경우엔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어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따져봐야 하는 과정"이라며 "올해 말 목표인 저에너지가속구간 구축에 있어 핵심 설비가 중요하니까 시운전 완료하는 목표가 필수다.이달 말까지 시운전 준비가 완료되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힘들어지는 것도 알고 있고 만약에 대비해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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