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in, 문화人] 문화기획자 김한솔 노잼 대전에서 먹고 사는 법을 찾다

  • 문화
  • 공연/전시

[문화in, 문화人] 문화기획자 김한솔 노잼 대전에서 먹고 사는 법을 찾다

  • 승인 2021-07-29 15:29
  • 수정 2021-08-30 11:53
  • 신문게재 2021-07-30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컷-문화인



 

 

문화예술인들과 지역 자원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

 

"저희는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긴 하지만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대전하면 떠오르는 단어 '노잼도시' 이 노잼도시 안에서 지역의 자원을 주제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있다. 청년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로컬42협동조합이다.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해왔던 아티스트와 기획자들이 모여 지난해 창립한 문화콘텐츠 스타트업이다. 지역의 문화적 자원들을 조사·연구하며 웹툰, 굿즈 등 콘텐츠를 제작한다. 원도심을 기록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원도심 곳곳에 있는 대전 고유의 문화적 자원도 사라져가고 있다. 소외된 지역 문화를 기록하고 콘텐츠로 재생산하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때다. 로컬42협동조합의 대표이자 청년문화기획자인 김한솔(34) 씨는 대전 토박이는 아니지만, 대전에 관심을 두고 대전 사람도 모르는 생소한 문화를 발굴하고 기록하고 있다.  

김한솔 로컬42협동조합
로컬42협동조합 대표이자 청년문화기획자 김한솔 씨

로컬42협동조합의 대표 콘텐츠는 '노백이와 타쥬' 캐릭터 웹툰이다. 갑천과 대전천 등 대전 3대 하천을 소재로 주인공인 노백이는 하천의 고유 생태 종인 백로를 형상화한 캐릭터다. 노백이가 부모를 찾아 떠나는 스토리로 인스타그램과 지역 잡지 월간 토마토에서 연재했다. 대전의 환경을 주제로 콘텐츠를 기획하던 중 집 밖에 나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하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한다.

마을 기록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대화동에서 주민들과 마을 문화를 만들며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화동은 1960년대 이후 산업 공단이 들어서면서 형성된 동네다. 김 씨는 그런 배경과는 달리 대화동에 크고 작은 텃밭들이 많이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대화동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주 여성, 아이들과 텃밭을 가꾸며 주민과 소통하고 기록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김 씨는 초·중학교를 대전에서 졸업했지만, 이후에는 서울에서 살았다. 대안학교를 다닐 적 파티기획에 재미를 느껴 문화기획자 꿈을 갖게 된 그는 어느 날 호기심에 대전 청년, 놀거리를 검색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대전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청년들도 만나게 됐는데 김 씨가 대전에 정착하게 된 계기다.
노백이 캐릭터 설명
노백이 캐릭터 모습
그는 "10년 전 대전에서 자생적으로 활동하는 버스킹 그룹을 만나게 됐는데 지역에도 재밌는 친구들이 있고 나도 여기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며 "지금은 지역 자원들을 캐내며 지역민과 선배 기획자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공예, 일러스트 작가, 뮤지션 등을 아티스트들과 기획자 등 10명과 함께 지난해 로컬42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곳의 목표는 지역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이 지역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김 씨는 "지역이 우리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반대로 갚아나갈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지역을 주제로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며 "저희는 사업을 하긴 하지만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로컬42협동조합 단체사진 (2)
로컬42협동조합 단체사진

김 씨는 대전에 근대건축물, 전설, 설화 등 활용할 수 있는 문화적 자원들이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걸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부족하고 콘텐츠로 생산했을 때 수용자들도 관심을 갖기 보다는 낯설어하고 퀄리티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김 씨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는 "그동안 텍스트로만 정리해서 보고서 형식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시민 관심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관심 없다고 놔 버리는 것보단 어떤 방식으로 하면 시민들이 더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기획자로서 지역에 정착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선배라고 할 만한 사람이 찾지 못해 힘들기도 했다. 김 씨는 "오픈마켓이나 축제를 기획할 때 물어볼 곳이 없어 결국 서울에 있는 분에게 연락했는데 그게 너무 싫었다"며 "지금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기획자분들도 만나고 지역 문화 정책을 연구하시는 분들과도 소통해 한이 풀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배와 후배 기획자들이 만나 협력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후배 기획자들에게 그는 "지역 문화를 주제로 사업을 하기 위해선 그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며 "직접 현장에 나가 조사하고 지역 사람들과 많이 관계 맺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4.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5.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1.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2.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5.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