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대전 농산물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 노은도매시장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골목시장을 걷다] 대전 농산물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 노은도매시장

  • 승인 2021-09-16 10:42
  • 수정 2021-09-19 18:37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골목시장





새벽마다 경매 통해 농산물 가격 결정

비둘기로 과일품질 훼손 곤혹 치르기도

 

 

KakaoTalk_20210907_143922138
대전 노은농수산물 시장 안에 있는 과일 경매장.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대전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노은 도매시장이다. 새벽 4시가 되면 동네 과일가게 소매상인, 대형마트 소매상인들이 농산물을 사러 노은 도매시장의 경매장에 온다. 과자와 같은 공산품은 가격이 전국 어디서나 똑같지만 농산물은 각 시장마다 날마다 가격이 다르다. 매일 새벽 경매시장에서 그날 농산물의 가격이 정해진다. 노은 농수산물시장은 그래서 싸고 신선하다. 대형 마트보다 최대 30 퍼센트 저렴하다.

 


 

KakaoTalk_20210907_143924257
대전 노은 도매시장에 복숭아가 진열돼있다.
2001년에 생긴 노은도매시장은 3만 2000평의 면적을 자랑하는 넓은 시장이다. 원래 오정 농수산물시장에 있었다가 대전 인구가 늘어나자 제 2 도매시장의 건립 필요성이 제기돼 노은 도매시장이 생겼다. 중앙청과가 전자경매, 상장경매 등을 만드는 성과를 보이자 대전시는 중앙청과를 적극 지원하여 허허벌판인 노은동에 도매시장을 만들었다. 노은도매시장은 농림부에서 관리하는 공용도매시장이다. 상인들은 5년에 한 번 씩 허가를 받아 임대료를 내고 노은시장에서 장사를 한다. 오정동에선 터를 잡던 상인들에겐 기존 상권을 버리고 노은동으로 이사가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았다.

호남선, 경부선, 서해안 등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다 전자 경매 등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며 중부권 최대 경매시장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노은시장에는 추석을 맞아 싸고 신선한 과일을 사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보였다. 윤태호씨(40대)는 "마트보다 싸고 여러 점포가 모여있어 구경하기 좋아서 명절 때마다 노은도매시장을 찾는다"고 했다. 과일 가게서 일하는 A씨는 "매일 경매를 해서 그런지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좋다"며 활짝 웃었다.

KakaoTalk_20210907_144728266
노은도매시장에 망이 제대로 설치돼지 않아 비둘기가 들어와 과일 위에 배설물을 싸고 간다. 중앙청과 이진영씨 제공.
하지만 아침마다 시장을 방문하는 불청객이 있는데 바로 비둘기다. 비둘기가 손님들 옷에, 과일에 똥을 싸기 때문이다. 중앙청과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이진영씨는 "명절 대목을 앞두고 새똥 때문에 과일의 상품 가치가 떨어져 걱정이 된다"며 "관리사업소는 예산 타령만 하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푹 쉬었다. 갑작스러운 가을 장마도 상인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과일이 수확하는 철인 가을에 비가 오면 당도가 떨어지고, 표면에 흠집이 생기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10907_143923597
노은도매시장에 추석을 맞아 배가 진열돼있다.
소비자들은 과일 가격이 올랐다며 동동거리지만 도매시장 상인은 이는 대형마트에서 마진을 많이 취해서 생긴 착시효과라고 설명한다. 명절선물 추세가 공산품으로 옮겨가며 대형마트에선 과일 선물세트의 매대를 줄인 대신 가격을 올렸다. 중앙청과 김영보 전무이사는 "대형마트에서 7만 원에 파는 선물세트를 도매시장에선 4만 원에 살 수 있다"며 "마트에서 가격을 비싸게 올려놔서 물가가 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3.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4.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5.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1.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2.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3.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4. ‘몸짱을 위해’
  5. 대전상의-대전조달청, 공공조달제도 설명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