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찜했슈- 태안] 해안가 서민의 맛 '게국지'

  • 전국
  • 태안군

[여기 찜했슈- 태안] 해안가 서민의 맛 '게국지'

  • 승인 2021-10-15 09:31
  • 김준환 기자김준환 기자
컷-찜했슈








배추 부산물과 무청 등 푸성귀에 게국을 넣어 끓인 음식

한번 먹으면 감칠맛과 시원함에 중독성 있어 다시 찾아

 

게국지 (4) (1)
게국지

태안반도를 비롯한 바닷가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의 식생활에 중요한 식재료는 소금과 생선이다. 주요 생활 터전인 바다에서 잡히는 수많은 생선과 갯벌에서 생산하는 소금을 활용해 만든 발효음식 중에 하나인 다양한 젓갈이 음식의 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식품의 보관과 저장을 위한 냉장,냉동기술이 없었고 운송 수단이 발달하지 못해 겨울을 제외하고 수산물의 보관을 위해 염장을 해야 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소금이 풍부했던 태안에서는 소금을 뿌린 생선을 말려 포를 만들거나 젓갈을 만들어 오랫동안 먹을 수 있었지만, 이런 과정에서 발효돼 맛을 좋게 하는 조미료의 역할도 했다.

예로부터 태안은 전국적으로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해안가 특유의 염장 문화와 발효 문화가 발달했다. 태안의 염장 음식으로는 게국지, 간장게장(소금게장-원래 해안가에서는 소금에 절인 게장이 주를 이루었으나 후에 간장게장으로 발전했다), 우럭젓국, 어리굴젓 등을 비롯하여 각종 젓갈류와 다양한 생선포 등이 있다.

특히, 게국지와 간장게장, 우럭젓국은 해안가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이 중에서도 ‘게국지’ 는 제대로 된 재료가 아닌 허드레 재료로 만드는 재활용 서민 음식이다. 먹거리가 넉넉하지 못하고 소금도 귀했던 시절 각종 요리와 식자재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모아서 만든 음식이면서 지역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최근 인기 만점이다

 

게국지 (3) (1)
게국지

게국지는 가을철 김장을 하고 남은 배춧잎이나 무청, 푸성귀 등 김장재료를 절이고 씻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거친 잎사귀에 호박을 숭숭 썰어 넣고, 갈아 놓은 고추 등을 버무린 다음에 간을 맞출 때 ‘게국’을 사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게국지다.



해안가 사람들은 갯벌에서 잡히는 능쟁이(학명 칠게)나 황발이(학명 농게)를 이용해 간장게장을 담그는데 이때 소금물이나 간장을 다려 넣었다.

이렇게 만든 게장을 다 먹은 후에도 또다시 게장을 담을 때 먼저 사용한 소금물(간장)을 버리지 않고 여러 차례 재사용하는데 몇 번을 다리는 과정에서 졸아서 남은 끈적끈적해진 국물을 게국이라고 불렀다.

게국지는 채소를 소금에 절이지 않고 게국을 넣어서 대충 버무려 만든 다음 찌개처럼 끓여서 먹는데, 처음엔 쿰쿰하고 짠 냄새가 어우러지면 유쾌하지 않은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냄새와는 달리 몇 번 먹어 보면 게국지의 감칠맛과 시원함에 중독성이 있을 정도로 다시 찾게 되는 음식으로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또 게국지의 간을 맞출 때 게국과 함께 가을철에 잡히는 잡어와 상품성이 떨어지는 꽃게, 박하지 등을 삭혀서 만든 젓갈을 넣기도 했다.

요즘에는 게국지가 향토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찾으면서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꽃게와 배추 속 등 신선하고 질좋은 재료들을 사용하고 짠맛을 줄여 태안을 비롯한 충남 서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태안=김준환 기자 kjh41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尹 퇴진 집회' 이번 주말도 한다
  2. 국정원 1차장 “尹, “우원식·한동훈·이재명·조국·김어준 체포 지시”
  3. 법망 피해 교묘해진 성매매…"시행 20년 성매매방지법 개정 필요"
  4. 취약계층 아동 가정 위해 로션, 크림 등 1600만 원 상당 후원
  5. 대전 성매매 피해상담 저연령화… 집결지 대신 온라인 전환 폐해
  1. KAIST 교수들도 시국선언 "윤석열 대통령과 사태 주도한 인사들 퇴진 촉구"
  2. 세종시 '수변 레저시설' 엇갈린 시선...2025년 지속가능성은
  3. 조희진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충남 신임회장 취임
  4. 세종시 '중앙정치' 축소판...예산 갈등 점입가경
  5. [수능 채점결과 분석] 국어·수학 변별력은 낮았지만 탐구는 높아 "점수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과 경향까지 파악해야"

헤드라인 뉴스


尹 “제2의 계엄 결코 없다… 임기포함 정국안정 방안 당에 일임”

尹 “제2의 계엄 결코 없다… 임기포함 정국안정 방안 당에 일임”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제2의 계엄은 결코 없을 것이고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면서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렸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저는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또다시 계엄이 발동될 거라는 얘기들이 있습니다만..

한동훈 “대통령 정상적인 직무 수행은 불가능… 퇴진 불가피”
한동훈 “대통령 정상적인 직무 수행은 불가능… 퇴진 불가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7일 “대통령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고, 대통령의 퇴진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당 대표실 앞에서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는데…”라며 정상적인 직무 수행 불가능과 퇴진 불가피 입장을 강조했다. 또 “앞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최선의 방식으로 논의하고 고민하겠다”며 “대통령이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다고 했는데, 제가 국무총리와 당이 민생 상황이나 주요 상황을 긴밀히 논의해서 민생이 고통받..

"초등생 아이와 왔어요, 비상계엄이 왜 나쁜지 느끼도록요"
"초등생 아이와 왔어요, 비상계엄이 왜 나쁜지 느끼도록요"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비상계엄에 대해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오늘 직접 보고 느끼도록 함께 나왔어요" 6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 현장에서 만난 김현영(45·가명)씨는 초등학교 6학년과 초등 1학년의 두 아이와 함께 참석했다. 흰 종이에 '윤석열 탄핵'이라는 글씨를 크레파스로 직접 그려서 깃발처럼 손에 든 채 1시간 40분간 진행된 집회와 행진에서 끝까지 지켰다. 김현영 씨는 "집에서 아이들과 뉴스를 같이 보고 토론을 자주 하는데, 뉴스에 비치는 사회문제에 대해 꾸미지 않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능 성적표 확인…‘긴장된 순간’ 수능 성적표 확인…‘긴장된 순간’

  • 전국철도노동조합 무기한 총파업 돌입…‘열차 운행 중지’ 전국철도노동조합 무기한 총파업 돌입…‘열차 운행 중지’

  • 대전지역 민주당 의원들 ‘윤석열 즉각 사퇴하라’ 대전지역 민주당 의원들 ‘윤석열 즉각 사퇴하라’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