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어머니와 김장 김치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 어머니와 김장 김치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한국열린사이버대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21-11-22 08:34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
예로부터 김장은 겨울을 위해 3~4개월을 위한 채소 저장의 방법으로 늦가을에 담근 김치를 김장김치라고 한다. 주로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하고 미나리, 갓, 파, 생강, 마늘 등을 부재료로 하여 지역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소금과 젓갈, 고춧가루 등으로 간을 맞추어 겨우내 보관해 두고 먹는 침채류(沈菜類)라고 한다.

올해도 대다수가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김장하러 다녀왔거나 갈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배추 농사가 잘되질 않아서 시장에 가서 사 왔다고들 하신다. 자식들은 안쓰러워서 있는 만큼 하면 되는데 왜 힘들게 사서 고생이냐고 짜증을 낸다. 그동안 자식들을 위해 너무 고생해서 무릎관절이 성하신 분들이 많지 않다. 유모차 밀고, 전동차 타면서 우리 자식을 위해 아직도 고생하시며 일 년 동안 농사를 지어 고춧가루, 참기름, 들기름, 콩, 쌀 등을 주신다. 우리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아직도 시골에는 김장하는 날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돌아다니며 김장을 도와주고 있다. 막 버무린 김치에 수육을 삶아서 먹는 재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을 것이다. 아직은 온 정이 많은 어머님이 계신 곳, 바로 고향이다. 우리는 어머님의 손맛이 들어 있는 김장 김치를 지금까지 먹고살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맛볼 수 있을까?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하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님이 너무 힘들어서 자식들은 하지 못하게 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자식이 그러할 것이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머님에 손맛 김치를 잘 먹으며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는데 그러한 맛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10년 후에 "그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김치가 너무 맛있었어"하며 회상을 하는 날이 있을 테다. 하지만 이미 늦으리라. 살아계실 때 더 잘 해드려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울컥할 것이다. 김치 한 포기라도 더 담아주려고 박스가 터지고, 통이 넘친다. 이게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이고 자식을 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은 김치를 먹어야 힘이 난다고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김치 대신 햄버거, 치킨, 참치 등을 더 잘 먹고도 활동하는데 우리 식습관이 많이 바뀐 게 현실이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1회용 식단 등이 빠르게 우리나라 젊은 층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는 항상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요즘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옛날에는 보리밥에 된장국, 고구마, 감자만 먹고 사신 우리 부모님들이 이 말을 들으면 "너희가 배불렀구나"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린 항상 고향에 다녀오면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고 짠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김치 택배도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어 우리 어머님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경유를 원료로 사용되는 모든 산업과 차량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하루하루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와 에너지 관련 부처는 왜 이 지경까지 되도록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을까? 꼭 닥쳐야 국민은 알아야 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가? 전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되어야 하고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 조속한 시일에 요소수를 확보하여 어머님의 정성 어린 김장김치가 자식들에게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해법을 찾아 주기를 희망한다.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한국열린사이버대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판결 파기환송…유죄 취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받아야 한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월 1일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의 피선거권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