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올랑 새책] 현실과 현재의 간극 '이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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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올랑 새책] 현실과 현재의 간극 '이사간다'

세월호 침몰사고부터, 정화조 작업자 질식 사고 등 현실을 그리는 언어적 풍경

  • 승인 2021-12-09 16:56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이사간다
어릴적 읽던 동화책은 항상 해피엔딩이다.

마녀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공주는 백마탄 왕자를 만나 왕비가 되고, 가난하지만 정직하게만 살던 촌부는 어느날 돈벼락을 맞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다.

착하게 살던 소녀는 하늘이 돕고, 패악을 일삼던 계모는 언젠가는 행실이 탄로나 벌을 받는다.

그래서 누구나 열심히, 정직하게 살면 언젠가는 하늘이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산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정말 이렇게 열심히 하면 성공하는 , 선이 끝끝내 이기고야 마는 평등한 사회일까?

소설 '이사간다'(김성달 지음, 도화 펴냄, 244쪽)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인 세월호 침몰 사고를 비롯해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사고, 공장 실습생의 사망 사고, 정화조 작업자 질식 사고 등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건을 7편의 단편과 2편의 짧은 소설을 한권에 담았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아들이 돌아오지 못하자 매일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실어증 여자,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가 몸이 열차에 치이는 소년 등 소설은 우리가 미처 보듬고 챙기지 못하는 이웃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낸다.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은 그래서 읽는 독자들의 마음도 편치 않게 만든다.

이 같은 불의와 불합리한 현실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불의에 맞선 연대와 투쟁이다.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를 포착하고, 우리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를 책은 종용한다.

2021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이기도 하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른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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