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책은 사서 봐야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책은 사서 봐야

한 문장이라도 매일 읽어라

  • 승인 2022-07-22 10:38
  • 수정 2022-07-22 10:3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얼마 전 모 도서관을 찾았다. 푹푹 찌는 폭염을 피하고 새로이 들어온 책도 구경할 요량에서였다. 도서관은 역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시원한 냉방, 쾌적한 독서 분위기는 절로 독서 욕구를 충동질했다.

그런데 열람실에서 이런저런 책을 주마간산으로 살피던 중 불쾌한 장면들과 조우하게 되었다. 아무렇게 방치한 탓에 지저분한 책이나 찢어진 책, 연필과 형광펜 따위로 낙서를 한 책이 불쾌감을 안긴 것이다.

순간, 자신이 돈을 내고 구입한 책이었다면 이렇게 허투루 대접했을까 싶어 씁쓸했다. 물론 서점이나 인터넷 등으로 구입한 책이라면 구입자 자신이 소유자이니 어떻게 훼손했더라도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문제는 엄연히 공공도서관에서 구입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구입한 책은 많은 독자가 보라고 비치한 것이다. 그래서 책은 사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금 뇌리에 똬리를 틀었다.

작년 3월에 나의 네 번째 저서 [초경서반]이 출간되었다. 예의 습관대로 신문사 문화부(팀) 기자들과 방송사 피디들에게 책을 일일이 택배로 보냈다. 책을 출간하게 되면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러므로 '신간 홍보의 달인'인 그들에게 이런 수순은 기본이자 상식이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났을까... "홍 작가, 이번에 또 책을 냈다며?" "네, 그런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응, 지인이 서점에서 샀다며 보여주더라고. 그래서 말인데 나에게 그 책 좀 그냥 주면 안 될까?" 그는 두 번, 세 번째 저서를 냈을 때도 마치 날구장창(날마다 계속해서)처럼 공짜로 책을 달라고 한 사람이었다.

입맛이 썼지만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그깟 책 한 권을 못 줘서야… 또한 박절하게 "책은 사보는 게 저자에 대한 독자의 예의입니다."라고 했다가는 혹여 잔뜩 부아를 낼까 염려스러웠다.

'예의와 타인에 대한 배려는 푼돈을 투자해 목돈으로 돌려받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긴 하되 다시금 책을 건넸다. 하지만 그렇게 받은 책을 그는 과연 끝까지 읽기는 했을까?

작가들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 "힘들게 쓴 책을 절대로 거저 주지 말라. 잠잘 때 베개로 쓰거나 끓인 라면의 받침대로 쓰니까."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말인데 책은 안 읽어도 좋으니까 제발(!) 끓인 라면을 올리는 받침대로는 쓰지 말라.

그러면 결국엔 책끼리 달라붙어서 떨어지지도 않는다. 자신의 저서를 한 권이라도 내본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 있다. 책을 한 권 발간하는 데는 최소한 6개월~1년이 소요된다.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작가 중에는 한 달에 한 권씩 뚝딱 책을 만들어 내는 이도 있다. 나도 재력만 뒷받침된다면 1년에 12권의 책을 출간할 자신이 있다. 악몽의 코로나 3년여 동안 많은 출판사가 극심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그래서 요즘 출판사는 여간 까다롭지 않다. 여하튼 그렇게 어렵사리 만든 책을 공짜로 달라는 것은 결례(缺禮)다. 기왕이면 책은 서점에서 사서 보자. 도서관에도 '사서'가 있지 않은가(이는 웃자고 괜히 해본 소리다).

호러스 맨은 "한 문장이라도 매일 조금씩 읽기로 결심하라. 하루 15분씩 시간을 낸다면 연말에는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라고 독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교육 행정가로 매사추세츠주 의회 의원 및 의장을 역임하였고 공교육 행정조직을 확립한 인물이다.

끝으로 전국의 출판사들이 불황의 먹구름을 벗어내고 활황으로 반전되길 응원한다. 그리하여 "홍 작가님~ 이번엔 우리 출판사와 계약합시다!"라는 주문 콜(call)이 쇄도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홍경석 세창밀시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트램 공개자료실' 개설
  2. 산업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공장 방문…"5극 3특 중부권 성장엔진 투자 적극 지원"
  3. 핵심기술 유출혐의 벗은 쎄트렉아이, 경찰 불송치 결정
  4. 충남도·충남경제진흥원, 代이어 사업 중인 소상공인 30곳 지원 나서
  5. 음향신호로 구조물 안전검사 등 전국과학전람회서 학생 연구 돋보여
  1. 아펜젤러의 개척정신 잇는다…미래 리더십 모색
  2. 충남교육청, 탕정고 신축 첫 삽… 2028년 3월 개교 예정
  3. 충남신보, 원종찬 신임 상임감사 선임
  4. 충남도, 세계자연기금과 서산 가로림만 가꾸기 나서
  5. 소진공-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소상공인 생명안전망 강화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대전시를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가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박수현 충남도지사,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도지사, 구형서 충청광역연합의회 의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충청광역연합이 초광역 행정 주체로서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4개 시·도는 앞으로 국회와 중앙정부에 특별법 제정을 공동 건의하고, 관련 토론회와 간담회 개최,..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전북 군산시(시장 김재준)가 축제의 계절인 10월을 맞아 '시간여행과 짬뽕' 축제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군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여행은 올해 14번째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친구와 연인, 가족 모두 함께 즐거움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과정을 선사한다. ▲선선한 가을밤, 달빛 아래 고조되는 '시간여행 축제' 열기 메인 행사장인 시간여행 마을은 지난 2일 개막식에서 거리 전체를 화려한 무대로 전환하는 퍼포먼스의 장으로 승화했다. 1980년대로 떠나는 여행을 선사한 글로벌 모던 플래시몹, 이어진 '군산시립예술단 공연..

우주청, 튀르키예 국제우주대회서 대전 포함한 `한국관` 개설
우주청, 튀르키예 국제우주대회서 대전 포함한 '한국관' 개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10월 5일 개막하는 '제77회 국제우주대회(IAC 2026)'에서 대전시가 우주항공청과 함께 우리의 우주기술과 기업을 소개하는 한국관을 운영한다. 국제우주대회(IAC)는 전 세계 정부 우주 기관, 기업, 연구소 및 학계 관계자들이 모여 우주 분야 발전 방향 및 협력 방안 논의하는 행사다. 대전시는 2009년 10월 제60회 IAC 대회를 유치해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바 있다. 국제우주연맹(IAF)이 매년 주관해 올해는 튀르키예에서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IAC에 참가하는 우주항공청은 강경인 우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