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유성의 뉴트로와 溫故而知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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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유성의 뉴트로와 溫故而知新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 승인 2023-01-04 08:36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목요광장 신규필진] 정용래 유성구청장
정용래 청장
최근 주목받는 소비 트렌드 중 하나가 '뉴트로'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의미를 담은 뉴트로는 새해 덕담인 온고지신(溫故知新)과 결을 같이해 늘 염두에 둘 만한 마케팅 전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뉴트로를 주도하는 세력은 장년층이 아닌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은 단종됐던 식품에서부터 한물간 캐릭터, 올드 패션까지 어렵사리 구매한 뉴트로 상품을 SNS에 올려 존재감을 과시한다.

유행에 보수적인 행정기관에서도 뉴트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대전시 마스코트인 '꿈돌이'의 소환이 그것이다. 30년 가까이 잊혀졌던 꿈돌이 열풍은 대전시민에게 1993년 대전엑스포의 영광을 되살려주고 작금 정체기에 빠진 대전발전의 분발을 촉구하는 상징적 존재가 됐다.

범국민적 뉴트로 캐릭터는 '홍길동'일 것이다. 홍길동이란 이름 석 자는 민원서류 견본에 흔히 등장한다. 여성은 '성춘향'이 일반적인데 홍길동과 성춘향이 샘플서식란에 등재되는 이유는 동명이인이란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명사와도 같은 홍길동을 특정집단이 상표권으로 독점했다면 대동강물을 팔아먹는 봉이 김선달이 아닐까.

실제 십여년 전 강원도 강릉시와 전남 장성군이 홍길동 캐릭터 상표권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였다. 누가 봐도 강릉시가 우세했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고향이 강릉 아니던가. 당시만 해도 강릉시는 홍길동의 캐릭터를 다수 개발해 시정홍보에 널리 활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장성군이 강릉시의 홍길동 관련 상표권에 대한 등록 취소심판을 제기해 승소한 것이다. 장성군은 조선왕조실록 등 사서에 등장하는 짧은 기록을 근거로 홍길동이 실제 장성군을 무대로 활동했다는 논리를 폈다.

당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장성군은 70여종의 캐릭터를 개발해 특허청에 100여종의 의장·상표등록을 마쳤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 국제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관련 사업에 상당 규모의 국비지원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건립한 홍길동테마파크는 백양사, 축령산휴양림, 장성호 등과 함께 주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이한 점은 장성군은 홍길동 캐릭터 외에 백양사의 오색단풍과 '文'을 형상화한 '단풍동자'라는 마스코트를 따로 보유하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 가운데 상당수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메인캐릭터와 서브캐릭터 등 2개 이상의 마스코트를 보유하고 있다. 대전시도 서브캐릭터인 '꿈돌이' 외에 '한꿈이'라는 메인캐릭터가 있고 유성구도 같은 이름을 가진 2종의 '유성이' 캐릭터가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출범 30여년간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2000년을 전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고유 정체성을 살린 심벌마크와 로고, 엠블럼, 마스코트 등을 제정하는 붐이 일었다. 일부 상징물은 20∼30년이 흐르면서 시대발전상을 뒤쫓지 못해 사장되거나 어디 내놓기 손이 부끄러운 상황에 처해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년간은 코로나 19로 인해 도시브랜드 정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만 엔데믹에 접어들어 실질적인 민선 8기가 본격 가동되는 올해부터는 각 지자체가 고유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데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유성구의 경우 일부 상징물은 고유 정체성과 현재 위상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표현하거나 간과한 감이 없지 않다. 유성구의 현재 위상은 과거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높아졌다. 민선 7기인 2018년 유성구 상징물을 정비하기 위한 작업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여건 미성숙 등으로 보류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구의회 차원에서 상징물을 시대상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상황에서 구민 여론도 긍정적으로 결집된다면 재추진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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