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르신! 위급할 땐 자녀보다 119가 먼저입니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어르신! 위급할 땐 자녀보다 119가 먼저입니다"

임재만 소방위 대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구급관리센터

  • 승인 2023-07-05 16:50
  • 신문게재 2023-07-06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임재만
임재만 소방위
위급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침착하게, 그리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지만 경험해보면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119에 신고할 때, 반드시 전달하여야 하는 정보는 무엇일까? 그리고 누가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대전에 노부부가 살고 있다. 아침이 되어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흔들어 깨워도 움직임이 없다. 1단계, 다급하게 서울에 사는 딸에게 전화한다. 2단계, 그 딸은 구급차를 요청하기 위하여 핸드폰으로 042119를 누른다. "네, 서울 119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핸드폰은 지역 번호를 눌러도 기지국이 위치한 행정구역의 119로 연결된다. 3단계, 서울 119에서 다시 대전 119로 연결한다. 4단계, "네, 대전 119입니다, 환자분이 계시는 곳의 주소와 증상을 말씀해주세요." "주소는 ○○동이고, 아버지께서 위독하세요." "의식과 호흡은 있으신가요?" "자세한 상태는 모르겠어요." "현장에 계시는 분 연락처를 말씀해주세요." 5단계, 앞의 여러 단계를 거친 후에 드디어 환자 옆에 있는 보호자와 대전 119상황실 근무자가 직접 통화를 한다. 그 사이 '신속'과 '정확'은 멀어졌다.

위급상황에서 직접 119로 신고하지 않고 자녀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문제는 소방차와 구급차의 출동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위급상황일 때는 신고를 받는 상황실 근무자의 마음도 급해진다. 장소(주소)가 어디인지, 현장 상황(환자 상태)이 어떤지 빠르게 전달받기를 원한다. 그래야 신속하게 소방차와 구급차를 출동시키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119상황실 근무자의 책임이자 보람이다. 필수적인 정보(장소와 현장 상황)가 파악되지 않으면 상황실 근무자는 마음만 급해질 뿐 아무런 도움도 줄 수가 없다.

노부부만 사는 가정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하면 어르신께서도 쉽게 119에 신고할 수 있을까? 첫째, 핸드폰 단축번호에 '119'를 저장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숫자 '0'을 길게 누르면 119로 연결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위급상황에서는 숫자 '1'에 저장된 딸, '2'로 연결되는 아들에게 연락하는 것보다도 119에 신고가 우선이라는 의미에서 '0'번을 추천한다. 둘째, 119안심콜에 등록하는 방법이다(http://u119.nfa.go.kr/). 이것은 119에 신고하면 해당 전화번호로 미리 등록해놓은 환자 정보(성명, 주소, 보호자연락처, 질병 등)가 119상황실 근무자에게 보이고, 이를 기준으로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셋째, 만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또는 상시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은 거주지의 행정복지센터에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는 가정 내에 응급호출기를 설치하고 위급상황에 응급버튼을 누르면 119에 자동으로 신고되고 안심콜서비스와 유사하게 사전에 저장해놓은 환자 정보가 119상황실 근무자에게 보여진다. 넷째, 119에 영상통화로 신고하는 방법이다. 상황실 근무자는 현장의 영상을 보면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핸드폰 단축번호, 119안심콜,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복수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19에 신고할 때, 필수적인 정보는 장소(주소)와 현장 상황(환자 상태)이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그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119로 신고해주세요." 그것이 위급상황에서 가장 '신속'하고, '정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소방차와 구급차는 언제든 출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119 신고가 시민의 생명을 살리는 첫걸음이다.

임재만 소방위 대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구급관리센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백화점 앞 6중 추돌사고…1명 숨지고 2명 중상 등
  2.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3. 대전문화방송과 한화그룹 한빛대상 시상식
  4.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5. 전교생 6명인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 초대의 날 행사
  1. 사나래복지센터, 이웃들과 따뜻한 정 나누기 위한 사랑의 김장나눔
  2. [인터뷰]장석영 대한언론인회 회장
  3.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한국건축시공학회와 업무협약 체결
  4. 대전 향토기업 '울엄마 해장국'...러닝 붐에 한 몫
  5. 따르릉~ 작고 가벼운 '꼬마 어울링' 타세요!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