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고 시민 기대 저버린 의회파행… 9대 대전시의회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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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없고 시민 기대 저버린 의회파행… 9대 대전시의회 비판 목소리↑

의회 역할론 높아짐에도 여야는 정쟁에만 몰두
현수막뿐만 아니라 개인 갈등 등 복합적 원인
내부 갈등 공개적 표출로 의회 위상 스스로 하락
사태 해결 노력보단 서로 네 탓만, 책임은 회피

  • 승인 2023-07-19 15:21
  • 수정 2023-07-19 15:43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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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농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시의원들. 왼쪽부터 이금선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 조원휘 시의회 부의장, 황운하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 송대윤 시의원, 전명자 서구의회 의장, 김민숙 시의원. 연합뉴스
여야 갈등으로 끝내 파행을 빚은 9대 대전시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

집행부 출범과 의회 개원 2년 차를 맞아 주도적인 역할론이 대두되는 상황임에도 불필요한 정쟁에 빠져있다는 이유에서다. 양당 모두 각자 입장에서 이번 충돌의 불가피성을 주장하지만, 결국 의회 운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명분 없는 권력다툼으로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부터 제272회 임시회에 들어간 대전시의회는 현재 반쪽 운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의 의회 독재를 주장하며 회의 참석 거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조례안 발의에 필요한 서명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조례안을 상임위에 상정하지 않는 등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9대 의회는 전체 22석 중 민주당은 4석에 불과해 국민의힘이 절대 우위인 구조다.

이번 파행의 표면적인 원인은 민주당 대전시당이 내건 현수막이다. 현수막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이권 개입 의혹을 직격한 '업자인가 시의원인가'라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해당 의원의 명예를 실추한 지나친 정치 공세이자 의회 전체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혔다는 이유로 책임 있는 조치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고 국민의힘 내부 논의과정에서 대응책으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조례안 서명 거부가 등장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에 직면한 국민의힘은 의원 개개인과 상임위의 자체적인 판단에 맡기기로 입장을 정리했으나, 조례안 서명 거부와 안건 미상정 기조는 암묵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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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
문제는 이번 사태가 명분도 없고 파행으로 치달을만한 사안도 아니라는 점이다. 시정이나 특정 조례를 놓고 정당 간 입장 차가 극명한 정책 사안도 아니고 의회 밖 정당 활동 문제를 의회 내부로 끌어들였다는 얘기다. 특히 현수막은 표면적인 이유 중 하나로 특정 의원들 간의 개인적인 문제와 그동안 의회 운영 과정에서 서로에게 쌓였던 불만이 복합적으로 얽혀 이번 파행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 유무를 떠나 명분과 정당성도 없는 의회 파행의 책임은 양당 모두에게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내부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표출해 의회의 위상을 스스로 떨어뜨린 잘못이 크다. 의회의 주도적인 역할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파행은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이기도 하다.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보단 서로 할 만큼 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역시 비판을 받는 부분이다.

모 전직 시의원은 "하반기 업무보고 등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도 무작정 보이콧에 들어간 민주당이나, 대응책으로 의원 본연의 역할인 입법권을 건드린 국민의힘 모두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임시회가 끝나기 전에 사태를 신속히 수습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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