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한글날은 한글을 사랑하는 날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한글날은 한글을 사랑하는 날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승인 2023-10-16 11:25
  • 신문게재 2023-10-1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교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1443년 10월 조선 세종대왕이 계신 경복궁 편전에서 한글 창제를 반대하던 최만리 등 여덟 대신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었다. 우매한 백성을 깨우치면 나라의 일을 알게 되어 화가 된다거나 수 천년간 한자를 써온 사대의 예에 어긋난다거나 이두 문자로써 충분하고, 양반들이 열심히 성리학을 공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일부 집현전 학사들의 거듭된 반대 상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세종대왕은 당시 사대부들의 냉담과 저항에도 오직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비공개로 실용의 한글 창제를 주도하셨다.

한글은 인간과 자연의 소리까지 최대한 표기하는 문자로서 천문학적인 양의 음절을 생산할 수 있으며 시각적 명료성이 분명하면서도 유사성을 꾀한 기하학적 디자인의 글씨로 지금도 다양한 의류, 산업디자인에 쓰인다. 한글은 컴퓨터 자판과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정보화 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로 IT 강국의 동력이 되고 있다. 한글은 1997년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된 세계가 인정하는 독창적인 문자로 배우기 쉬워 글자 없는 많은 나라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세계 10억 명의 성인 문맹자를 한글로 깨우칠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세계 공통 문자로써 한글을 기대해 본다.



10월 9일은 국경일로 기념하는 한글날이다. 단순히 하루 쉬는 날이 아니라 한글을 돌아보고 우리글을 소중하게 하며 널리 홍보하는 국경일이다. 전 세계에서 글자 만든 날을 기념하는 대한민국의 국경일이니 얼마나 자랑스런 일인가? 한국인보다 더 한글을 사랑한 독립운동가 고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 박사는 1886년 최초의 근대식 공립 교육기관인 육영공원에 감리교 선교사로 한글의 우수성을 느낀 그는 한글을 공부해 한글 인문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출간하여 외국에 전파하기도 하였다. 오늘날에는 한글의 편리성으로 한글이 다양한 형태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정체 불명의 신조어로 만들어 지기도 한다. 국뽕, 금수저, 진지충, 빠, 짱, 치느님 등 인터넷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강퇴, 갑툭퇴, 먹퇴, 솔까말, 열폭, 카공족, 커담 등 앞 글자만으로 다양한 단어들이 일상화 되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부 적응하는 꼰대로 인식 되기도 한다. 국적 불명의 무분별한 외래어, 앞 글자의 신조어 조합 등 바쁜 일상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한글을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세계 공통 언어로 발전하게 노력하면 더욱 좋겠다.

25년 전 외국 관련 경찰업무를 하면서 '콩글리시'를 추방하자는 홍보를 하였다. 무분별하게 쓰이는 국적 불명의 외래어를 추방하고 바르게 한글을 쓰자는 취지였다. 우리말 바로 쓰기, 한글 사랑 운동, 한글 캠페인 등 다양한 시민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급속한 시대 변화를 따라가기에 부족한 것 같다. 한글날을 맞아 각계에서 다채로운 한글 사랑 운동과 홍보를 하고 있다. 일시적인 홍보로 끝나지 않고 한글 바로 쓰기, 외래어 표기 방법 통일, 인터넷 신조어의 정비와 인문학적 가치를 높이는 문학 활동 지원 등 다양한 한글 사랑 운동이 함께하면 더욱 좋겠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는 책 읽는 소리라고 한다. 컴퓨터로 인터넷 시대를 선도한 빌 게이츠는 자신을 만든 것은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이었다고 하는데 급속한 인터넷 시대에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한글을 사랑하는 것은 한글로 만들어진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아닌가? 지난날 개인적으로 시, 산문집, 교양서 등 여러 권을 발행해 보고 서재에 2000여 권의 책을 비치하고 있지만, 가장 편안하고 기분 좋은 장소는 신간책이 즐비한 동네 책방이다. 진정한 한글 사랑은 한글로 발행된 책을 사주고 읽어주는 것도 가장 큰사랑이 아닌가 한다.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1.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2.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대상' 16명 시상
  3. 작은 유치원 함께하니, 배움이 더 커졌어요
  4. 충남경찰, 21대 대선 당시 선거사범 158명 적발… 직전 대선보다 119명↑
  5. 서머나침례교회,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연말 맞아 이웃사랑 후원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