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제 마셨는데요?"… 경찰 대낮 음주단속 15분 만에 적발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르포] "어제 마셨는데요?"… 경찰 대낮 음주단속 15분 만에 적발

대전경찰청 7일 건양대네거리서 음주 단속
단속 15분 만에 음주 적발, 면허 정지 수치
또 다른 운전자 "술 마셨다" 순순히 인정해
10년 안에 음주 적발 이력 있어, 면허 취소

  • 승인 2023-12-07 17:36
  • 신문게재 2023-12-08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31207_165906109_01
7일 오후 3시 14분께 대전 서구 관저동 건양대병원 네거리에서 경찰 특별 음주 단속이 진행된 지 15분 만에 음주 상태로 의심되는 운전자가 적발됐다. 음주 감지기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운전자는 음주 측정 전 경찰 안내에 따라 입을 헹구고 있다. (사진= 김지윤 기자)
"밤에 술 몇 잔 마신 것 밖엔 없는데요. 정말 술 안 먹었어요."

7일 오후 3시 14분께 대전 서구 관저동 건양대병원 네거리 왕복 4차선 도로에서 경찰 특별 음주 단속이 시작되자 일제히 차들이 멈춰 섰다. 음주 단속이 시작된 15분여 만인 3시 29분, 흰색 SUV 차량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후'하고 입김을 불자 '삐-삐-'하는 소리와 함께 음주 감지기가 반응했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30대 운전자 A씨가 두 차례나 음주 감지를 진행했으나 결과는 양성이었다.



경찰에 지시에 따라 갓길로 자리로 옮긴 A씨는 몇 차례 입을 헹군 뒤 음주 측정을 다시 했으나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6%다. 음주 결과에 순응하지 못하는 듯한 A씨는 "밤 12시에 맥주 서너 잔 먹은 것 말곤 없다. 정말 음주 상태가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결국 혈액체취를 하겠다며 병원에 가기 위해 경찰차에 올랐다.

KakaoTalk_20231207_165906109
음주 측정 결과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6%가 나온 운전자는 결과에 순응할 수 없다며 혈액 체취를 요청했다. 운전자는 혈액 검사를 받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려 경찰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 김지윤 기자)
단속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4시께 또 다른 음주 운전자가 적발됐다. 경찰의 안내 하에 음주감지기에 운전자가 숨을 내뱉자 감지기에는 음주를 뜻하는 빨간불이 떴다. 순순히 경찰을 따라오던 B씨는 "12시 50분에 술을 좀 마셨다"라며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치인 0.046%였다.



최근 10년 안에 음주 단속에 적발된 적 있냐는 질문에 B씨는 머뭇거리며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B씨는 윤창호법 개정안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10년 안에 2회 이상 음주 운전 시 면허 취소가 된다.

KakaoTalk_20231207_165741572_01
7일 대전 서구 관저동 건양대네거리에서 경찰 특별 음주 단속이 진행됐다. (사진= 민수빈 수습기자)
연말을 맞아 늘어난 술자리로 대낮 음주운전자들이 전국에서 잇따라 적발되고 있어 대전 경찰이 음주 운전 집중 단속에 나섰다.

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2개월간 연말연시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나선다. 2023년 4월 대전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 음주 운전 교통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은 지속해서 음주 단속을 이어 왔다.

초등생이 음주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지 겨우 반년이 지났지만 음주 운전은 여전하다.

경찰이 4월부터 11월 말까지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확인된 음주 운전은 총 1948건으로 면허 정지 564건, 면허 취소 1348건으로 나타났다. 또, 12월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집중 단속에서 38건이 적발됐다.

좀처럼 끊이지 않은 음주 운전에 경찰은 교통경찰을 비롯해 기동대 인력까지 투입한 뒤 스쿨존과 유흥가 등을 돌며 음주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음주 교통사고가 전년보다 90건 정도 줄었다. 그러나 음주 운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라며 "연말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 단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4.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5.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1.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2.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5. "대전하천 홍수량 5~8% 늘어"vs"3년 만에 과도한 상향 아닌가" 갈등

헤드라인 뉴스


이대통령 "위대한 용기,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

이대통령 "위대한 용기, 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기리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1년을 맞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특별성명, ‘빛의 혁명 1주년을 맞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을 함께 기념하고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들어 대한민국과 비슷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친위 쿠데타가 발생한 것..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