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실내 내비게이션의 확산은 대전과 함께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실내 내비게이션의 확산은 대전과 함께

이채석 카이스트 공과대학 융복합연구센터 지능융합연구팀 팀장

  • 승인 2024-01-31 14:25
  • 수정 2024-02-01 10:09
  • 신문게재 2024-02-01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삼사트리밍
이채석 카이스트 공과대학 융복합연구센터 지능융합연구팀 팀장
우리가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가장 많이 생활하는 공간은 어디일까? 사람의 시간활동양상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1일 24시간 동안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92%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Yoon, 2017). 과거 80% 초반으로 보고되던 수치가 미래로 갈수록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초고층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 등과 같은 대형건물이 2021년 418개 동에서 2022년 455개 동으로 증가하고 있다(통계청).

공공서비스 또한 실외에서 실내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 11월 도로명주소법 정부개정법률안을 통해 입체주소 개념을 공개했다. 기존의 사람이나 법인의 거주지나 소재지를 표현하는 주소에서, 실내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장소의 위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 개념을 확대하여 적용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실내에서 실외처럼 도로명주소를 통해 내 위치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비슷한 흐름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 지도 검색 서비스 등과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LBS, Location Based Service) 또한 실내로 그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네이버 지도의 경우 전국의 주요 다중집합이용시설(기차역, 지하철 역사, 백화점 등)에 대해 실내지도를 제작해 실내를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실내에도 내비게이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2021년도부터 입체주소 기반 실내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 전국확산을 위해 실증을 지속하고 있다. 2022년도는 대전시 유성구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를 통해 실내내비게이션 실증을 수행했으며,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2023년도는 대전역에서부터 중앙로지하상가에 이르는 대단위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규모는 16만㎡로 전국 최대 규모의 실증범위를 가진다.



실외 내비게이션은 GPS를 바탕으로 길 안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실내의 경우 내 위치를 측정하기 위한 기술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관의 노력이 있었지만, 유지보수 및 지속 성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과학기술원은 별도의 장비 설치는 일체 고려하지 않고, 실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무선신호 정보를 바탕으로 AI기법을 활용한 장소학습(Place Learning)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극복했다. 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실내 이동경로를 바탕으로 부정확한 위치정보를 정확한 위치로 변환하기 위한 보정기술을 탑재했다. 사실 이러한 기술은 실외에서 흔히 쓰는 기술이다. 그 이유는 GPS도 3m~수십m로 위치추정 오차가 큰데, 자동차 네비게이션에서 도로를 벗어나지 않는 이유는 위치 정보를 도로의 공간정보와 보정하기 때문이다. 실내도 같은 원리로 해결이 가능하다.

초고층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이 늘어나면서, 실내를 대상으로 한 공공이나 민간 위치 서비스가 늘어 날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에서는 소방안전과 연계하여, 119 호출 시 도착시간을 가늠할 수 있게 되며, 소방관은 구조자까지 최단경로로 구출할 수 있게 된다. 민간에서는 실내에 위치한 상점이나 안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SNS나 소셜미디어에 지금보다 촘촘하게 위치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수년간 많은 사업자가 실내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술 성숙의 어려움으로 그 꽃을 피우지 못했다. 실외로 GPS 위성을 쏘아 올리는 노력은 국가에서 진행했듯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실내도 민관 협동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선제적인 모델로, 그 첫발을 대전(대전 길알림이)을 통해서 이루고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후 실증 모델을 오픈할 계획이며, 이러한 노력은 실내 위치기반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채석 카이스트 공과대학 융복합연구센터 지능융합연구팀 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3.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4.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5.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1.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2.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3.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4. '세종교육 대토론회' 정책 아이디어 183개 제안
  5. ‘몸짱을 위해’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