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인도네시아, 기회의 창 그리고 교육개혁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인도네시아, 기회의 창 그리고 교육개혁

최종인 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24-07-21 12:12
  • 수정 2024-11-13 17:33
  • 신문게재 2024-07-22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최종인 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 조사에서 2020년도엔 1등을 할 정도로 혁신을 추구하는 나라, 인도네시아를 5년 만에 다시 찾은 가운데 변화 모습을 살펴본다. 2020년 2월 중순 자카르타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이다. 중국과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등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시점에, 인도네시아엔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제로'였고, 그 원인으로 고온다습의 열대기후와 국경관리, 손 씻는 문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자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고 모두가 코로나의 위기를 경험했다.

자카르타에서 150Km 떨어진 반둥(Bandung), 이곳은 1955년 '아시아-아프리카 선언'으로 유명하다. 2019년 10월 반둥공과대학(ITB) 회의에 참석했을 때, 조코위(Jokowi)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개각 중 공유업체로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0억 달러)으로 성장한 고젝(GoJek) 창업자를 교육문화연구기술부 장관에 임명은 파격적이었다. 창업 아이콘, 나딤 마카림(Nadiem Makarim)은 34세 나이로 교육부 장관이 되었고 지금까지 5년간 재임하며 혁신적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두 번째 5년 임기를 시작한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에서 독립한 지 100년이 되는 2045년까지 세계 5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이에 걸맞은 인재양성을 위해 스타 CEO를 발탁, 5년간 임기를 같이했기에 부럽기도 했다.

그가 추진한 정책의 성과는 미래에 나타날 것이라는 게 현지에서 만난 교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984년생 마카림 장관의 교육정책에는 "새로운 학습프로그램 개방, 학점시스템 개선, 주립대학 선발제도 개선, 3학기 인턴십"이 있었다. 특히 산업계의 무관심으로 단기간(2~3개월) 인턴십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견을 수용, 인턴십 기간을 3학기로 늘렸다. 하지만 산업체를 구하기 어렵고, 참여 의지 부족으로 아직 만족스럽지는 못한 형편이다.

한편 교실의 경계를 허물어 캠퍼스 밖의 수업이 개설되도록 했고, 학생들에게 수업선택권을 준 것은 매우 혁신적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빅 데이터 등 과목을 교내에서 수강해도 되지만 외부 기업이 개설하는 경우 이곳에서 수강하고,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경계 없는 대학'의 모습이다. 외부기관이 더 교육을 잘하면, 외부 개설과목을 학생들이 선택 가능하게 하고, 이때 해당 과목 강사료는 대학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관계자들의 불만도 높다. 대학 내 강사들에게도 위기 요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선 양질의 교육기회를 선택할 수 있고, 대학에게도 경쟁자가 있어 미래지향적 제도임엔 틀림없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페이스북 직원들의 핸드북에는 이런 냉정한 말이 담겨있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대체할 존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할 것이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없이 대학 조직의 생존은 어렵다. 마치 '뱅크'라는 조직은 사라져도 '뱅킹'(banking)이란 기능은 남는 것처럼. 그래서 대학의 기능 일부도, 기업 등 누군가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인도네시아 메르데카(Merdeka), '반둥 선언'의 장소에서 한다..

대학을 포함해 조직의 혁신역량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여기에는 경쟁자들이 존재하므로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혁신적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대학에서 혁신의 분석단위는 개인, 집단, 학과, 단과대학, 대학 전체 등 다양하다. 지역발전을 위한 정부의 혁신 정책 중 하나인 '글로컬대학 30'도 참여대학들이 명확한 비전을 갖고, 이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며, 국내외 경쟁대학들과 어떤 비교우위가 있는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무엇이 차별점이고, 고객이 누구이며, 지역의 문제와 요구를 어떻게 충족하고 기여할지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계획과 실행'을 위한 어떤 가치를 만들고 전달할지에 대한 구체적 전략,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조가 잘 짜여야 한다. '구조는 전략을 따른다(Structure follows Strategy)'는 명언처럼 말이다. /최종인 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서구 중학교서 1학년 학생 3층서 추락… 병원 이송
  2. '아산페이'구매, 보유 한도 개편
  3. 전국 각지서 대전으로…‘빵박 2일’ 성료
  4. 정명석 성범죄 돕고 고소 막은 JMS 간부 4명… 최대 징역 3년 6개월 구형
  5. 충남대·공주대 통합, 최종 절차 본격화
  1. 세종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행정수도 기관 이전 '촉매제' 되나
  2. 박용갑 의원, '공공기관 2차 이전·대전중수청 대전 복귀' 요청
  3. 대전교육공무직노조 "초등학교 교장 노조간부 폭행"…교장 "사실 아니다"
  4.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선에 또 ‘정치권 외풍’ 우려
  5. [중도초대석] 국내 최초 국립박물관단지… 임철빈 이사장 "박물관 연결해 새 문화 플랫폼으로"

헤드라인 뉴스


실종신고 매년 수천건인데… 충남경찰 전담인력 17명뿐

실종신고 매년 수천건인데… 충남경찰 전담인력 17명뿐

실종 신고가 매년 수천 건씩 접수되고 있지만 충남지역 15개 경찰서 중 실종 사건만을 전담하는 팀은 4곳, 인력은 1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경찰서는 일반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팀이 실종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어 초동대응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내 실종 신고 접수 건수는 3032건으로 2023년 3873건, 2024년 3148건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실종 신고 이후 발견되지 않아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미해제 건수는 2023년 1..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경찰이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핵심 증거를 확보하고도 수집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아 재판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충청권에서 반복된 사례들이 음주단속과 교통사고 처리, 분실물 확인 등 일선 경찰관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업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경찰의 이른바 '셀프 수사 종결'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수사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위법한 수사나 부실한 초동대응에 대해서는 명확한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

수시 직전 9월 모평 졸업생 등 11만명 몰려… ‘N수생·사탐런’ 주목
수시 직전 9월 모평 졸업생 등 11만명 몰려… ‘N수생·사탐런’ 주목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가늠자가 될 9월 모의평가에 졸업생 등 수험생이 11만명 넘게 지원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자연계 수험생이 과탐 대신 사탐을 선택하는 '사탐런'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산했다. 대전권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 7일 시작되는 가운데 지역 수험생들은 모평 가채점 결과로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과 정시 지원선을 함께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능 9월 모평은 9월 2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고등학교 2162곳과 지정학원 574곳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러분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 ‘안전한 우리동네 자율방재단이 지킨다’ ‘안전한 우리동네 자율방재단이 지킨다’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