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내 최초, 대전이 제시하는 신교통수단 '무궤도 굴절차량'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국내 최초, 대전이 제시하는 신교통수단 '무궤도 굴절차량'

김종명 대전시 철도건설국장

  • 승인 2024-09-08 17:45
  • 신문게재 2024-09-09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KakaoTalk_20240828_171907723
김종명 대전시 철도건설국장
1859년 11월 24일, 생물은 신의 창조에 따른 것이라는 누구나 의심하지 않았던 사회적 믿음을 뒤흔든 책이 발간됐다. 바로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날이다. 생물의 종은 환경에 적합한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주장에 종교계는 물론이고 기존 학계의 반발이 거셌다. 그러나, 진화론은 창조론을 넘어 생물학의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 됐다.

현대 도시에서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시의 활력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현실적·재정적 여건상 지방 도시들은 효율적인 대중교통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경쟁력 약화가 지역소멸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이제는 대중교통의 새로운 표준, 즉 뉴노멀을 고민해야할 때이다.



우리 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지난 4월, 도시철도급 수송능력과 승차감이 돋보이는 신교통수단인 '무궤도 굴절차량'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무궤도 굴절차량은 전통적인 트램과 달리 궤도가 필요 없는 고무차륜 교통수단으로, 도로 위에서 버스처럼 운행된다. 기존의 트램이나 지하철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유연하며,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도 신교통수단 도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프랑스 낭트,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교통수단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중국 주저우와 두바이 역시 무궤도 굴절차량을 통해 환경보호와 교통문제 해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하고 있다. 호주 브리스번도 도심과 외곽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곧 운영을 개시한다. 무궤도 굴절차량의 가장 큰 매력은 저비용 고효율이다. 기존 도로를 활용 할 수 있어 도로 확장이나 궤도 설치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유지보수 비용 역시 전통적인 도시철도 시스템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유연한 운행도 큰 매력이다. 궤도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도로든 필요에 따라 노선을 쉽게 변경할 수 있으며, 교통 상황이나 도시의 발전 방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더욱이, 무궤도 굴절차량은 환경 친화적이다.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 운행되므로 탄소배출을 줄이고 공기 질을 개선할 수 있으며, 소음도 적은 장점까지 있다. 이러한 무궤도 굴절차량 도입에는 제도적·법적 과제가 뒤따른다.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령개정 등 국회를 비롯해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전시는 무궤도 굴절차량이라는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에 수반되는 과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9월 11일 국회에서 '신교통수단 도입 활성화 국제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수도권 중심의 교통인프라 확장이 아닌, 지방 도시들이 직면한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도시철도보다 편리하고 버스보다 쾌적한 무궤도 굴절차량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 많은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통한 동참과 확산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대전시의 과감한 시도는 미래 대중교통 역사에서 '혁신의 도시'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무궤도 굴절차량이 운행을 시작할 2025년 12월, 대전시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의 대한민국 롤모델 도시가 될 것을 확신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5.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1. [세상보기]시한부 도시
  2. [사설] 같은 EPZ 기준으로 유성구에도 지원해야
  3.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