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생각을 키우고 꿈을 가꾸는 대전외삼중 독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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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생각을 키우고 꿈을 가꾸는 대전외삼중 독서교육

  • 승인 2024-09-10 17:26
  • 수정 2024-11-18 09:54
  • 신문게재 2024-09-11 7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여름 방학에도 독서의 열기가 뜨거운 학교가 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밴드 알림이 울린다. 하루에 책을 70쪽 이상 읽고 인상적인 부분을 필사하거나 생각한 것 느낀 점 등을 적어서 인증을 기록하는 독서 마라톤. 대전외삼중은 방학마다 독서마라톤을 진행해 희망하는 학생, 교사가 함께 자신의 독서를 뽐낸다. 서로의 독서 기록을 보며 새 책에 흥미를 갖고 자신의 기록에 뿌듯해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다니 열정이 아니고는 할 수 없다. 독후 활동을 거창하게 발표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자리를 마련해 놓으면, 학생들의 일상의 색이 달라진다.

▲학년별 테마로 '같이 읽는 가치 독서'=대전외삼중만의 특색이라고 한다면 '같이 읽는 가치 독서' 활동을 학년별 테마에 맞추어 진행한다는 것이다. 학교 비전인 '나를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우리'에 맞춰 1학년은 '자존감과 소통', 2학년은 '배려, 공감, 감사', 3학년은 '용기, 공존, 다양성'을 중심 가치로 삼아 해당하는 책들을 돌려 읽는다. 1학년은 교과서 활동과 연계해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실천했다. 책을 능동적으로 읽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 '순례주택',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모범생의 생존법', '소년은 자란다' 등 여러 책 중 자신의 수준과 흥미에 맞는 책을 스스로 골라 읽는 시간을 보냈다. 책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 공감하기 어려웠던 부분, 나의 삶과 연결해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민해보며 감상을 기록하고 스스로 찾아 읽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2학년은 박소영의 SF소설 '네가 있는 요일'을 읽고 있는데, 소설 속 디스토피아를 상상하고 공감의 필요성에 대해 실감하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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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외삼중 1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일환으로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 대전외삼중 제공

▲학년별 독서 동아리 활동 지원=대전외삼중엔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동아리가 마련돼 있다. 학년별로 2개 이상의 독서 동아리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독토리'는 개설된 지 3년째로 해마다 한 권의 책을 쓰고 있다. 첫해에는 '생중계'라는 시집에 '생생한 중딩들의 계절'을 담았으며, 이듬해에는 '스페이스'라는 책 안에 시, 에세이, 소설을 모아 출간했다. 해당 도서는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책 출간은 2024년에도 이어진다.

독서 동아리 시간에는 책을 꾸미는 '책꾸' 활동도 진행됐다. 단편 소설을 읽고 인물에게 궁금했던 점, 인상적인 부분, 소설 속 사건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자신의 책 한 권을 스티커와 문장으로 채워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 책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개성 있게 완성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겼다는 소감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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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외삼중 학년별 독서동아리 활동으로 '책꾸'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대전외삼중 제공
▲연간 독서행사, 새로운 책과의 만남=책을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들을 위해 도서관 또한 바쁘게 돌아간다. 1학기에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행사', '책으로 떠나는 여행', '여름의 도서관을 좋아하세요?',' 여름방학 독서 마라톤'과 같은 행사가 진행됐고 앞으로 '가을 북 페스티벌', '우리 동네 책방 탐방하기','겨울방학 독서 마라톤' 등과 같은 행사가 계획돼 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도서관 이용&세계 책의 날 퀴즈, 찾아라! 비밀의 책!, 나의 독서다짐, 3행시의 달인 등의 세부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도서관 이용&세계 책의 날 퀴즈를 통해 도서관 이용 수칙과 세계 책의 날의 유래, 지정과정 등을 알게 됐고 도서부원들이 직접 낸 퀴즈를 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의 독서다짐을 작성하면서 자신의 독서 습관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기도 하고 3행시를 지으며 도서관과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찾아라! 비밀의 책!'이라는 코너에 참여해 도서부원들이 직접 고른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을 해시태그 힌트로 유추해 찾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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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여권을 만들어 '책으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대전외삼중 학색들. 대전외삼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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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여행발급처'에서 여권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 모습. 대전외삼중 제공
▲'책으로 떠나는 여행'으로 독서 편식 막아=대전외삼중의 독서 활동 중 하나인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책을 열심히 읽는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도록 독려하기 위한 교사의 고민에서 탄생했다. 도서관 대출 목록이 문학에 편중돼 자연과학, 사회과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독서 여권을 제작하고 신청자들을 받아 발급했다. 분야별 책을 스스로 선정해 읽고 소감문을 작성하고 도서관에 가져오면 도서부원들이 꼼꼼히 확인 후 분야별로 도장을 찍어주는 식이다. 분야별로 도장을 성실히 모은 학생들에게는 독서용품을 상품으로 제공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독서여권을 성실히 작성한 한 학생은 "원래라면 집어 들지 않았을 책들을 이 기회에 알게 됐고 내가 몰랐던 매력을 알게 됐다. 이런 다양한 독서 경험은 나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내 삶에 커다란 하나의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름의 도서관을 좋아하세요?' 도서관 활성화 행사… 교사 독서동아리도=대전외삼중에선 1학기 입고된 신간을 소개하고 도서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름의 도서관을 좋아하세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먼저 읽어봤어요'를 통해 도서부원들이 신간 도서에 대한 서평을 작성하고 이를 전시하며 도서관에서 음료와 쿠키, 음악을 제공하며 카페 느낌을 연출한다. 이 기간엔 평소 도서관을 잘 찾지 않았던 학생들도 잠시나마 책을 읽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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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성화 행사 '여름의 도서관을 좋아하세요?'에 참여하고 있는 대전외삼중 학생들. 대전외삼중 제공
대전외삼중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독서 동아리 활동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과목의 연령대가 다른 교사들이 모이다 보니 같은 책을 읽고도 다채로운 대화가 이뤄진다. 동네 독립서점을 탐방해 책을 고르며 문화생활을 하기도 한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하는 마음의 폭도 넓힐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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