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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해외로 떠나는 수도권 대학교수들이 늘면서 비수도권 대학교수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연쇄 이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서 지역별 국가 첨단산업 인재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우수교원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다.
9일 국회 교육위 서지영 의원실이 최근 발표한 '전국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5월) 충남대·충북대 등 전국 지방거점국립대 9곳에서 이직한 교수는 323명이다. 이중 인문·예체능을 제외한 이공·자연계열 교수는 145명으로 44.8%를 차지했다.
충남대·충북대·한밭대 등 충청권 주요 국립대만 살펴보면 같은 기간 교수 65명이 이직했는데, 이 가운데 34명(52%)이 이공·자연과학계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추이에 지역에선 최근 수도권 대학 교원이 해외로 떠나고 비수도권 대학 교원이 수도권으로 자리를 옮기는 유출 현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꼽는다.
서울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 이공·자연계열 교원들이 고액 연봉, 풍족한 연구환경, 연구 자율성 등 조건에 따라 해외 대학이나 기업으로 향하면서 그 빈자리 혹은 학과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비수도권 대학 교원들이 충원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거다.
앞서 최근 5년간 서울대에서 미국, 중국 등 해외 대학로 떠난 교수는 56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의 A 국립대 관계자는 "17년째 정부의 국립대 등록금 동결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학령인구 감소에 대학 재정난이 심해진 지역 대학 순으로 낮은 연봉과 처우에 교수 이탈이 심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인 카이스트 역시 같은 기간 교원 37명이 이직했는데 이중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교수는 21명이다. 해외로 빠져나간 교수도 11명이었다.
역량 있는 이공계 교원들의 이탈은 곧 '탈 인재'와 '연구 역량 악화', 더 나아가선 지역 첨단 산업 경쟁력과 수도권-비수도권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거점국립대 9곳을 대상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추진 중이지만, 대학 서열화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이루기에는 열악한 사정에 인재를 육성할 교원들이 해외 또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B 국립대 교수는 "요즘 젊은 교원들은 연봉을 중요시하고, 당연히 재정이 뒷받침되는 대학이 연구비 지원이나 연구 환경이 더 좋기 때문에 대부분 제의가 들어오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수한 교원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보상체계를 만드는 것도 지역대의 주요 숙제가 됐다"라고 토로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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