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세종시 '이응패스'만 살아 남은 이유

  • 정치/행정
  • 세종

[편집국에서] 세종시 '이응패스'만 살아 남은 이유

추경 삭감 3종 세트로 거론됐으나 유일하게 14억여 원(원안) 반영
전액 삭감된 국제정원도시박람회·빛 축제와 대조...추석절까지 민민갈등 부작용
이응패스 통과 배경은 '폭넓은 공감대'...제3차 추경협의 성사 주목

  • 승인 2024-09-18 10:52
  • 수정 2024-09-20 07:53
  • 신문게재 2024-09-19 4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이응패스
이응패스 앱(좌)과 카드(우). 사진=세종시 누리집 갈무리.
세종시의회의 제2차 추경 예산안 삭감 여진이 추석 절에도 지속되면서, '이응패스 사업' 예산안의 통과가 새삼 이목을 끌고 있다.

이응패스는 야당(더불어민주당) 주도(의석 점유율 65%)의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 3종 세트'로 분류됐으나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실제 9월 10일 폐회한 제91회 임시회 결과는 세간의 예상을 빗나갔다. 이응패스 월 정액권 사업비는 14억 5400만 원 전액 반영된 데 반해,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운영 등의 출연금 14억 5200만 원과 2024 세종 빛 축제 예산(문화관광재단 출연금) 6억 원은 전액 삭감되는 상반된 결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이번 임시회 과정을 두고,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겨냥한 물밑 정쟁이란 시각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시 정부가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야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역으로 국힘과 최민호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성과를 내야 하고, 이응패스와 정원박람회, 빛 축제 성공 등에 사활을 걸고 있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엇갈린 인식도 있다.

양측의 깊은 속내와 실상이 그렇다면, 그 안에 '민의'는 빠져 있기에 비판받아 마땅하다. 물론 양당 모두 이 같은 주장엔 손사래를 치고 있으나, 여론은 둘로 갈려 반목·대립하고 있다. 민민 갈등의 불씨를 키우는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KakaoTalk_20240918_103428233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세종시 곳곳에 게시된 현수막. 모두 정원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을 삭감한 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 진영에선 동원된 세력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첨예한 갈등 구조 속에서 늘 등장하는 대안 용어는 '협치와 대타협'이다. '이응패스 예산안'의 통과가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당 의원 다수가 이 사업에도 곱잖은 시각을 내보였음에도 9월 10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응패스는 최민호 시장이 내건 '버스 무료' 공약의 우회로이자 출구 전략으로 마련된 성격이 컸으나 시민사회 전반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만 18세 이하와 만 70세 이상 부모를 둔 세대의 반응이 우선 긍정적이다. 사실상 무료로 일반 버스와 콜(CAll) 버스, 공공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버스를 주교통수단으로 사용해온 시민들이나 잠재 수요층들도 호응하고 있다. 준비 과정에서 쏟아진 각종 민원과 개선 요구에 신속한 대응이 이뤄진 점도 좋은 평가를 가져왔다.

이응패스는 민주당이 손을 대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기도 했다. 강준현(을구) 국회의원의 2020년 공약에 '버스 무료'가 이미 담겨 있었고, 자당 소속 시의원들도 이미 여러차례 버스 무료와 대중교통 패스 도입을 직·간접적으로 주장해왔다. 먼저 의제를 꺼내 들고도 실행 단계에 올리지 못한 부분이 오히려 뼈아픈 대목이다.

결국 이응패스 예산안 통과와 사업 시행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폭넓은 공감대'로 귀결된다. 이는 여·야 합의 통과란 결실도 맺었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의 현주소도 여기에 있을까. 여전히 접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역시나 관건은 ▲공직사회의 능동적 실행 의지 ▲시민사회의 긍정적 호응지수 확대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공직자 다수도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2024 빛 축제 개최의 당위성과 실효성에 공감하고 있는가', '재정난 아래 정원박람회에 400억 원 안팎(국비 77억 원, 입장료 수입 포함), 빛 축제에 6억 원 규모의 예산을 쓰는 데 대한 시민사회의 공감대는 폭넓게 형성되고 있는가'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2023년 5월 전초전 성격으로 진행된 낙화 축제와 가든쇼, 12월 빛 축제의 행정력과 연출력, 안전관리 전반을 모두 지켜본 시민들의 불안감도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안 없는 비판도 달라져야 할 대목이다. 2가지 사업 예산을 삭감해 20억여 원을 내부 유보금으로 남겨뒀다는 성과(?)에 자위할 시점은 아니다.

중앙공원 일대가 지방정원과 국가정원으로 순차 지정되는 로드맵은 민주당 시 정부 당시 수립된 부분이다. 방법론에서 '정원도시박람회'가 아니라면, 다른 대안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나 보이지 않는다. 빛 축제 역시 찬·반 여론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12월 훈훈한 연말연시를 위한 차선책을 내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추석 직후 '제3차 추경예산 협의'가 재개되길 기대해본다. 시민사회는 여기서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민의와 대안에 초점을 맞춘 여·야의 협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단양군엔 3억6000만원 내라면서…105억 발전소 수익은 감춘 한국수자원공사
  2. 대전역세권 복합2-1개발 무산 수순... 전략 재정비해야
  3. 가을빛 물든 탑정호, 음악으로 하나 되다… ‘제3회 육군병장 전국가요제’ 성료
  4. 수사권 개편에 인력 몰아놓은 대전경찰… 생활치안 균형 ‘시험대’
  5.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1. 충주시, 내년 생활임금 13.5% 인상…시급 1만 2630원
  2. 글로컬대학 ‘통합’ 곳곳서 난항… 충남대·공주대 사업 향방은
  3. 농어촌 기본소득 내년 35개 군으로 확대되는데… 전산시스템 부재는 여전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임영진 (주)로쏘 성심당 대표
  5. 세종시 복싱의 간판 '장동환', 29일 아시안게임 결승 정조준

헤드라인 뉴스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이 사실상 오는 12월 정기국회 막바지, 예산 정국 아래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여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야당이 10월 국정감사 이후 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말 회의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 간사 간 협의가 끝내 매듭을 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10월 국감에 앞서 이달 29~30일 회의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감 이후인 11월 개최를..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가을야구 멀어진 한화… 남은 시즌은 ‘내년 찾기’

길었던 11연패에서 벗어난 한화 이글스가 사실상 멀어진 가을야구 대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점검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신인과 퓨처스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올 시즌 뚜렷한 주인을 찾지 못한 중견수 등 취약 포지션의 해법을 찾는 것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2로 승리하며 11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55승 76패 4무로 9위에 머물며 5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남은 경기의 초점은 승수..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환자들 수도권 병원 진료·수술 쏠림 뚜렷

충청권 '암 수술 자체 충족률'이 전국 5대 권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충청 소재 병원이 아니라 수도권 병원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비수도권 암 환자 중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진료받는 환자 역시 충청권이 가장 많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28일 제공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10대 암 수술 자체 충족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장암과 폐암, 위암, 간암 등 10대 암 수술의 자체 충족률은 서울 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

  • 막바지 귀경길 막바지 귀경길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