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49- 산 좋고 물 좋은 괴산에서 '올갱이 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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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49- 산 좋고 물 좋은 괴산에서 '올갱이 해장국'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4-10-07 16:53
  • 신문게재 2024-10-08 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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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올갱이 잡이. (사진= 김영복 연구가 제공)
이번 주 맛있는 여행은 산 좋고 물 맑은 괴산으로 떠난다.

특히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에 위치한 명산으로 일곱 개의 봉우리가 보석 같다 하여 붙여 진 이름 칠보산은 쌍곡구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옛날에는 칠봉산이라고 했다.

이처럼 괴산에는 칠보산과 군자산, 도명산, 마분봉, 마패봉, 신선봉, 막장봉, 백악산, 백화산, 성불산, 신선봉, 조령산, 청화산, 조항산, 희양산 등 15곳의 명산이 있어 산자락에서 흐르는 계곡 물은 청량한 1급수로 소금강, 괴강, 쌍천, 달천으로 이어져 달천강이 되고 탄금대에서 남한강과 합류 한다.

쏘가리와 올갱이(다슬기)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하천인 이 달천강을 이곳 사람들은 "괴강"이라고 부른다.

특히 괴산군 칠성면 일대는 계곡이나 소하천 등에 올갱이가 서식하고 있어 한 여름밤 삶은 녹색 올갱이 알맹이를 까먹으며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천혜의 힐링 장소다.

괴산읍에서 다리를 건너 칠성면쪽으로 가면 우회전하는 다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연풍과 문경가는 길이 나오고, 만남의 광장을 지나서 칠성면 소재지 까지 직진하지 말고 중간 다리에서 우회전애서 다시 하천을 따라 좌회전하면 둔율올갱이 마을 간판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올갱이 잡기 체험도 할 수가 있다.

칠성면의 올갱이해장국 맛집으로는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강로 553에 위치한 괴산올갱이해장국집이다. 물론 이집은 올갱이해장국이 주 메뉴지만 송어회나 향어회 등 민물회와 민물매운탕을 팔기도 한다.

민물회를 드시고 올갱이해장국으로 마무리 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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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올갱이 해장국집. (사진= 김영복 연구가)
자연산 올갱이가 풍부한 충청북도 괴산은 올갱이국이 괴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 중 하나다.

이 올갱이국을 괴산 사람들은'올갱이해장국'이라 하는데, 그 맛이 구수하면서도 시원해 간 기능 회복에 효과가 좋아 술 취한 다음날 해장국으로는 최고로 여기기 때문이다.

올갱이해장국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채소를 넣어 올갱이와 된장으로 맛을 더한다. 봄, 여름에는 파나 부추를 넣고 가을에는 아욱을 이용하고 겨울에는 시금치를 넣고 끓인다. 특히 가을에 맛이 오르는 아욱은 쌉쌀한 올갱이 맛과 어우러져 가을 별미로 손꼽힌다.

이렇듯 괴산에는 올갱이특화거리가 있으며, 올갱이 해장국, 올갱이 전, 올갱이 칼국수, 올갱이 무침, 올갱이수제비, 올갱이 영양죽, 올갱이 김치, 올갱이 곰국수, 올갱이 발효신선탕, 올갱이 발효정식, 올갱이 파스타, 올갱이 디저트 등 다양한 올갱이요리를 개발하여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다슬기국, 다슬기백숙, 다슬기부치개 등을 해먹기도 하고 와라엿(蝸飴)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북 지역의 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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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갱이. (사진= 김영복 연구가)
표준말은 다슬기인데, 다슬기를 한자로 와라(蝸螺)라고 하며, 나사(螺)라고도 한다.

와(蝸)는 본디 땅에 사는 달팽이, 라(螺)는 바다에 사는 소라를 가리키는 글자로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李時珍:1518~93)이 지은 약학책 『본초강목(本草綱目)』은 다슬기 사의 글자가 만들어진 내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 사중다야(師衆多也)사는 많다는 뜻이다. 기형사와우(其形似蝸牛)꼴은 달팽이 비슷한데, 기류중다(其類衆多) 많은 숫자가 무리지어 살기 때문에 고유이명(故有二名)이런 별명이 생겼다 '.라고 되어 있다.

한편 다슬기를 蝸牛(와우)·田螺(전라)·蝸螺(와라), 동의보감은 蝸牛(와우)·田螺(전라)·錄상螺(녹상라), 재물보는 蝸螺(와라)·田螺(전라), 물명류고는 鳴螺(명라)·田螺(전라)·蝸螺(와라)·錄상螺(녹상라) 등으로 표현했다.

조선 후기의 학자인 이만영(李晩永)의 1798년(정조 22) 에 지은 『재물보(才物譜)』 에서 올갱이를 '호수나 시냇물에 있으며 논우렁보다 작다'라고 표현했다.

반면 홍만선(洪萬選·1643~1715)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지네에 물렸을 경우 '와우(蝸牛)를 즙내어 발라준다', 또 허준은 동의보감에는 소변이 막혔을 경우 '전라(田螺)를 생으로 짓찧어 배꼽 위에 덮어 놓는다'라고 서술했다.

뾰족한 껍질을 가진 작은 민물고둥 다슬기는 사는 곳에 따라 검기도 하고 누렇기도 하며 때로 흰 얼룩무늬가 나타나기도 하는 동아시아 고둥이다. 중국에선 민물에 살고 동글동글 똬리를 틀었다고 천권(川), 못을 닮았다고 정라(釘螺)라고도 한다. 일본에선 '가와니나('かわにな)라고 부르는데 한자로 쓸 때는 중국처럼 천권( 川)이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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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갱이 살. (사진= 김영복 연구가)
중국 송(宋)나라 때 시인 조보지(晁補之)도 냇물 바닥에 새까맣게 붙은 다슬기를 떠올리며 이런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芸芸麥田飜黃波(운운맥전번황파)무성한 보리밭 일렁일렁 누런 물결

蟲盤穗如蝸螺(남충반수여와라)이삭 덮은 메뚜기 떼 다슬기 같아라 '.

조선 전기 성종(成宗)시대의 대표적인 관료문인 매계(梅溪) 조위曺偉 :1454-1503)가 1477년 서울을 출발하여 송도(松都)로 가는 길목인 임진강의 임진나루에서 지은 시다.

春江漲浮晴藍(춘강록창부청람) 봄날의 강물은 맑게 흐르고 쪽 그림자가 너울대고

沙洲盡爲潮所貪(사주진위조소빈) 모래톱은 물결에 다 침식되었네.

深有魚龍淺螺(심유어룡천라감) 깊은 곳엔 魚龍이 살고, 얕은 곳엔 다슬기가 살며

光搖萬頃靑銅涵(광요만경청동함) 빛에 반짝이는 만 이랑이 청동 그릇에 담긴 듯하네.

磯頭老樹隱翠嵐(기두노수은취람) 물가의 노거수는 푸른 산안개에 희미한데

山鷄飛起花 (산계비기화삼삼)산닭이 날아오르니 꽃잎이 너울대네. 읊었다.

다슬기 중 담수산 다슬기는 3속 7종으로 나누는데, 다슬기, 곳체다슬기, 주름다슬기, 좀주름다슬기, 참다슬기, 염주알다슬기, 띠구슬다슬기가 기록되어 있다.

이 다슬기를 배틀조개라고도 하는데, 지역마다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다슬기는 경남에서는 고둥, 경북에서는 고디, 골배이, 골부리,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대수리, 강원도에서는 꼴팽이 등으로 불리는데 중부 지방, 그 중에서도 해산물을 접할 기회가 낮은 내륙 즉 충청북도, 영서에서는 '올뱅이(충주 등 동쪽지방)', 특히 괴산지역에서 그 생김새와 모양에 따라 또 한번 세분돼 불려지고 있는데, 올갱이를 잡는 사람들은 껍데기에 오돌토돌한 작은 융기가 있는 것은 '까끌이', 껍데기가 다소 맨질맨질한 것은 '뺀질이'. 그 중간의 것은 '반까끌이', 약간 둥그스럼한 것은 '사발이'라고 표현한다.

이중 '뺀질이'는 물 흐름이 빠른 계곡에서, '까끌이'는 물 흐름이 적은 댐 하부 등지에서 나온 것이며, 맛은 '뺀질이'가 가장 좋고, '사발이'는 계곡 깊은 곳에서 잡히나 근래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괴산지역 올갱이가 다시 세분되는 것은 서식지의 유속과 바닥환경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올갱이는 충주 쪽의 하류로 내려가면 한번 더 변형을 해 '비트로 올갱이'라는 표현도 사용되고 있으며 다슬기를 도슬비라고 하기도 한다.

다슬기가 많은 곳에는 반딧불이가 밤하늘의 작은 유성처럼 날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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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갱이 해장국. (사진= 김영복 연구가)
이는 올갱이는 어린 반딧불이의 숙주(宿主)이기도 하다. 진흙에 묻어 삭힌 올갱이 빈 껍질은 귀안정(鬼眼睛), 곧 귀신 눈알이라는 약이다. 올갱이 살던 냇물이 하수구로 변한 도시엔 반딧불이 사라지고 삶도 덩달아 황폐해졌다. 복개천(覆蓋川) 뻐끔한 출구가 오히려 귀신 눈알 같다. 그러나 괴산의 괴강은 올갱이가 자랄만큼 1급수라 할 것이다.

반딧불이하면 1987년 2월 1일 발표한 한돌이 작사, 작곡하고 신형원이 부른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로 시작하는 '개똥벌레'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제 반딧불이는 애반딧불이의 애벌레는 수서종이니 올갱이를 잡아 먹으며, 물 근처에 살지만 늦반딧불이의 애벌레는 육생종으로 육지에 사는 달팽이 종류를 잡아먹고 산다.

중국 고전 『채근담(菜根譚)』에 "腐草無光化爲螢而耀采於夏月(부초무광화위형이요채어하월)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화하여 개똥벌레가 되어 여름 달밤에 빛을 낸다"고 하였는데, 한반도의 선조들은 반딧불이가 개똥이나 소똥에서 생겨 나온다고 생각해 왔다.

옛날에는 개똥이나 두엄 등을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 집 근처에 쌓아놨고 그 지역은 항상 축축했으며, 달팽이 또한 해당 지역은 항상 축축했으며, 달팽이 또한 해당 지역에 많았던 만큼 포식자인 늦반딧불이 애벌레도 이 지역에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늦반디의 경우 애벌레도 빛을 내는 만큼, 옛사람들이 보기에는 개똥 근처에서 반짝이다가 성충이 되어 날아오르는 늦반디의 경우 개똥이나 소똥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겼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시골에서 사는 노인 분들은 두엄 광에서 반딧불이를 보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꽤 있으며 연로한 많은 분들과 이야기 해볼 때, 반딧불이가 똥을 먹고 산다고 하여 반딧불이를 개똥벌레라고 한 것이다.

그렇지만 올갱이를 잡아먹는 애반딧불이는 수서종이므로 개똥벌레라고는 할 수가 없다.

올갱이는 청정 일급수에 서식하며 물 속의 웅담으로 불릴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동의보감에서는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위장관련 질환, 소화불량, 변비를 치료하는데 좋다고 기록되어 있을만큼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올갱이 식감은 조그만 고무조각처럼 말랑 쫄깃하고, 맛은 고소하며 끝 맛이 약간 쓰다. 의외로 쌉쌀한 편이다. 익혔을 때 비취 같은 녹색이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비위가 상할 수 있다.

올갱이는 기생충의 일종인 폐디스토마의 중간숙주이므로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익히면 탈 없는 반찬이기도 하고 간(肝)에 좋은 약이기도 하다.

올갱이를 끓이면 파란 물이 우러나는데, 이는 올갱이를 비롯한 조개류의 피에 사람이나 포유동물과는 달리 푸른 색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 푸른색 색소가 사람의 간질환을 치료하는데 매우 좋은 효과가 있다.

올갱이는 껍데기의 길이가 30㎜, 지름이 10㎜ 정도로, 그 표면은 황록색 바탕에 흑갈색의 가로무늬가 있는 것이 보통이나 어두운 갈색인 것도 있다. 올갱이는 식용으로 쓰이며, 삶아서 살을 빼어 먹는 데 어린아이들이 즐겨 먹는다.

간장(肝臟)과 신장(腎臟)의 기능을 좋게 하며 대소변을 잘나오게 하고 소화불량(消化不良)을 낫게 하며 위통(胃痛)과 뱃속을 편안하게 하고 열독(熱毒)과 갈증(渴症)을 풀어준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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