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영남에 치이고 호남에 밀리고…충청만 푸대접

  • 정치/행정
  • 대전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영남에 치이고 호남에 밀리고…충청만 푸대접

② 고질적인 충청 홀대는 아직도 '진행형'
19개 부처 장관 중 충청권 고작 1명 불과
영남 10명 절반상회…서울 3명 호남 2명
인구 60만명 많은데 국회의석 충청=호남
호남 주장 관철 충청은 표의 등가성 훼손

  • 승인 2024-11-10 17:21
  • 수정 2024-11-12 09:44
  • 신문게재 2024-11-11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clip2024111011323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되던 고질적인 충청 홀대는 계속되고 있다.

장관 등 고위직 인사에서 푸대접은 여전하고 인구 증가에 걸맞는 국회의원 의석 증원 등 정치력 확장도 요원하다.

중도일보가 10일 현재 윤석열 정부 내각 19개 부처 장관(여가부 공석) 출신 지역을 조사한 결과 충청권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송미령 농림부 장관으로 전체의 5.2%에 그친다.

현 내각에서 가장 많은 비율은 차지 하고 있는 지역은 집권여당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있는 영남이다.



김문수(노동), 이종호(과기), 이주호(교육), 김용현(국방), 박상우(국토), 박성재(법무), 안덕근(산업), 조태열(외교), 오영주(중기), 김영호(통일) 장관 등 10명에 달한다. 무려 52.6%.

다음으로는 서울 출신 장관이 강정애(보훈), 최상목(기재), 조규홍(복지) 등 3명(15.7%)이 포진하고 있어 뒤를 잇는다.

호남은 10.5%다. 이상민(행안), 유인촌(문체) 장관 등이 이 지역에서 태어났다.

강원과 제주는 각각 1명씩으로 전체 비율로 보면 충청권 비율이 같다. 강원 출신은 김완섭(환경), 제주는 강도형(해수) 장관이다.

장관 인사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각 지역별 국정 영향력 또는 정치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돼 온 점을 감안할 때 현 내각에서 충청권 인사가 1명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실망스런 대목이다.

처음부턴 그러지 않았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2022년 4월 구성된 초대 내각에선 18개 부처 장관 중 충청 인사는 4명 발탁됐다. 이는 2017년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충청 3명)과 비교할 때 약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충청의 아들'인 윤 대통령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정권의 반환점을 돈 현재 장관 인사에서 충청의 몫은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다만, 장관급인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진석)과 차관급 대통령실 경호처장(박종준), 사정기관 수장인 검찰총장(심우정)이 충청 출신이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충청권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건 또 있다. 바로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 의석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충청의 인구는 555만 명, 호남은 495명으로 충청이 호남보다 60만 명 가량 차이가 난다. 2013년 두 지역 인구가 역전된 이후 10년이 넘도록 인구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림 잡아도 충청권이 호남보다 국회의원 의석이 3~4석 많아야 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충청과 호남의 22대 국회 의석은 28석으로 같다.

국민들의 한 표 한 표가 선거 결과 기여도에서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표의 등가성 원칙이 충청에겐 훼손된 것이나 다름 없다. 명백한 충청 홀대.

범위를 좁혀 양 쪽의 수부도시 대전과 광주만 비교해 봐도 그렇다. 대전은 144만 명, 광주는 141만 명 가량이지만 국회 의석은 대전 7석, 광주 8석으로 대전이 오히려 적다.

애초 호남의 인구 감소를 감안한 의석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연말 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위는 인구 감소 등을 감안해 전북 의석수를 10석에서 9석으로 줄이는 안(案)을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22대 총선을 코앞에 둔 올 2월말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정개특위의 결정은 달랐다. 비례의석을 기존 47석에서 1석 줄이는 대신 전북 의석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엔 보혁(保革) 중 진보진영 본산인 호남의 지역구 유지를 위한 압박을 여야가 모두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전 의석수를 7석에서 8석으로 늘려야 한다는 충청의 주장은 힘을 받지 못한 채 묵살됐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