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앞두고 폐허로 변한 변동 재개발 구역…인근 초등학교 등하굣길 위협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철거 앞두고 폐허로 변한 변동 재개발 구역…인근 초등학교 등하굣길 위협해

대전 서구 변동 재개발 구역 이주 15개월이상 길어지며 폐허로 변해
초등생들 쓰레기·유리조각 등 피해가며 등하교…철거는 내년 3월경

  • 승인 2024-11-19 17:41
  • 신문게재 2024-11-20 6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41119_154122761
대전 서구 변동 일부 지역이 재개발을 앞두고 폐허가 된 채로 15개월가량 방치됐지만,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은 여전히 이 골목을 지나 등하교하고 있다./사진=최화진 기자
대전 서구 변동 일부 지역이 재개발을 앞두고 폐허가 된 채로 15개월가량 방치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위협하고 있다.

중도일보 취재 결과, 유등천을 마주하고 있는 해당 구역은 2009년에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2023년 8월부터 이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철거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쓰레기, 유리 파편 등이 골목에 방치돼 있다. 인적도 드물고 빈집도 대부분이어서 치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개발 구역에 둘러싸인 한 초등학교는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지 않고 존치돼 현재도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등하교하는 상황이다. 이 학교의 정문을 포함한 2개의 입구는 재개발 구역과 직결돼 있어 이 입구를 이용하던 학생들은 불가피하게 이 구역을 지나야 한다. 그런데 재개발 구역의 이주가 1년 이상 길어지면서 초등학생들의 등굣길은 나무 조각과 유리 파편, 쓰레기 등으로 뒤덮여버렸다.

KakaoTalk_20241119_161001454_02
대전 서구 변동 재개발 구역 골목에 쌓인 쓰레기 더미가 불에 탄 흔적이 남아있다./사진=최화진 기자
19일 기자가 찾은 현장에는 이주가 끝난 집 대문은 X 모양으로 안전띠가 둘려 있고, 창문이 큰 집들은 유리창이 깨져 파편들이 골목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골목에는 서랍, 쿠션, 의자 등 가구들과 쓰레기봉투에 담기지 않은 쓰레기들이 쌓여있었다. 또, 옹기와 호스 등이 불에 탄 흔적도 남아있어 낮에도 으슥한 분위기가 풍겼다. 한 시민은 수레를 끌고 와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는 한편 다른 한쪽에는 차를 세워두고 자동차를 수리하는 사람도 보였다.



초등생들의 하교 시간인 오후 2시. 학생들은 익숙한 듯 쓰레기 더미를 지나고 있었다. 학교가 재개발 구역으로 둘러싸여 있어 네 개의 출입구 중 두 개는 재개발 구역 내부를, 두 개는 인도가 없는 도로를 지나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학교 앞에 운영하던 문구점도 가게를 이전해 문구점을 이용하려면 재개발 구역을 통과해 큰길을 건너야만 한다. 정문에서 나온 학생들은 쓰레기 더미 옆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쓰레기 더미를 피하듯 멀찍이 떨어져 걸어가기도 했다. 한 학생은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을 이리저리 피하는 놀이를 하듯 장난을 치며 학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마변동3구역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해당 구역은 작년 8월에 이주 단계에 돌입해 올해 8월 95% 이주 완료했다. 그러나 일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으로 인해 철거 일정이 미뤄지고 있으며 철거는 내년 3월경으로 계획돼 있다. 이후 이 구역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 측은 "주기적으로 골목 청소를 하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이 이 구역에 쓰레기를 버려두고 가는 경우가 많아 청결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초등학생들 등하굣길을 보호하기 위해 CCTV 160여 개를 설치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현장에서 지나다니는 학생들에게 다른 길을 안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구역의 관할 구청인 서구청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학생들 등하굣길에 유해함이 없도록 조합에 공문을 보내거나 행정제도를 통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찰청 경무관급 인사 단행… 충남청 2명 전출·1명 전입
  2. 우승 겨냥한 한화이글스 응원전 대전이 '들썩'…야구장에 7천명 운집
  3. 서산시, 제3회 온(溫)가족 축제 성황리에 개최
  4. 대전 중리시장 인근 샌드위치패널 건물 화재… 초진 마쳐
  5.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1. [2025 국감] R&D 예산 삭감 여파·포스트 PBS 대응 등 과기계 현안 점검
  2. '아쉬운 첫 출발'…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에 패배
  3. [대전시 국감]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과 하역노조 갈등 수면 위
  4. [르포] 한남대 학생이 체험한 행복동행 힐링축제
  5. [월요논단] 대전체육 역대 최고 성적, 최고 흥행

헤드라인 뉴스


국비 문턱에 막힌 `대전 웹툰 클러스터`…2030년 완공 물 건너가나

국비 문턱에 막힌 '대전 웹툰 클러스터'…2030년 완공 물 건너가나

대전시가 추진 중인 '웹툰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국비 반영 난항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사업을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의 핵심 거점사업으로 보고 힘을 보태고 있는데 '돈 줄'을 쥔 기획재정부 예산심사에선 연거푸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2028년 완공 목표가 2030년 이후로 미뤄질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취재에 따르면, 시가 추진 중인 웹툰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올해 10월 중 중앙투자심사 상정을 목표로 했지만 국비 확보가 지연되며 심사 절차조차 착수하지 못한..

보이스피싱 등으로 93억여 원 편취… 지휘·통솔 체계 갖춘 캄보디아 범죄조직
보이스피싱 등으로 93억여 원 편취… 지휘·통솔 체계 갖춘 캄보디아 범죄조직

"속아서 범죄에 가담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충남경찰청이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45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범죄는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지인들의 제안을 수락하거나 인터넷 광고를 보고 직접 범죄에 가담했다. 이 중 몇명은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하고 새로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에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으로 이들을 감금하고 폭행하는 등 강제로 범행을 시켰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건' 총책이 조직한 범죄집단에 가입했다. 이 집단은 총책을 정점..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경찰 경무관급 전보 인사는 났는데… 승진 인사는 언제?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치안 정감·치안감 등 수뇌부 인사에 이어 경무관 전보만 이뤄졌을 뿐, 경무관·총경 승진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라 발표 시점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가 인사는 2025 'APEC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이라는 내부전망도 나온다. 경찰청 본청은 10월 25일 경무관급 51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9월 25일 치안감급 3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한 것에 이어 한 달 만에 이뤄진 인사 조치다. 경무관 정원 83명 중 절반 이상이 자리를 옮겼는데, 수사 라인이 대거 교체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코스피 지수 사상 첫 4000선 돌파…4042.83으로 마감

  •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초겨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와 난방용품 등장

  •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대전 시민들 한화 응원전 ‘후끈’

  •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 2025 함께 가는 행복동행 힐링축제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