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대한체육회장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대한체육회장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4-12-01 17:20
  • 신문게재 2024-12-02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4102001001209800050031
정문현 교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국민 욕받이"라는 "국민적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임명한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의 연임 승인을 받고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전과가 있는 이 회장은 현재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회장 직무 정지를 당하고 수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체육회 노동조합의 출마 반대에 직면해 있다. 체육인의 한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스포츠대통령의 몰락과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껴야 했다.

이토록 뻔뻔하고 몰염치한 수모에도 이 회장이 3선에 도전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한체육회장은 '한국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며 연간 4천400억 원의 예산을 주무르고, 80여개의 회원 종목단체를 총괄하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 게다가 대한체육회장을 바탕으로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돼 활동 중인 이 회장은 의전상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해외여행 때 입국 비자가 필요 없고, 공항에서 귀빈실을 사용할 수 있으며, 호텔 투숙시 해당국 국기가 게양되며 IOC 총회 참석 때는 승용차와 통역, 의전 요원이 지원된다. 실로 엄청난 혜택이다.

이 회장은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면 체육인들을 동원하여 궐기대회 비슷한 행사들을 개최한다. 여기에는 이들을 추종하는 종목과 지역 협회장과 지도자들이 있다. 짐작으로 수없이 많다. 십여 년간 체육계를 장악해 온 이 회장의 정치력과 인맥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막강하다. 그래서 그동안 무너진 적이 없다. 더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면 스포츠의 정치적 개입이라며 국제스포츠단체 핑계를 대고, 올림픽 출전이 코앞이니 어쩌니 핑계를 대며 문화체육관광부를 공격한다. 그런데 이제 이런 수가 다 드러나서 안통하는가보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펼쳐진다. 약 2300명 선거인단 투표로 진행된다. 현재 유승민 전 위원을 비롯해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BYN 블랙야크 회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체육계 개혁을 바라는 진정어린 결단으로 힘든 길을 선택한 체육계 후배의 의지와 열정에 깊이 공감한다"며 "대한체육회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위중한 상황에서 여러 고민 끝에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오주영(39)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은 출마 선언문에서 "체육계의 적폐를 청산하고 지도자가 존중받는 체육계를 완성시키겠다"며 "현장의 목소리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선수와 지도자를 이용하는 부패하고 무능한자를 걷어내, 현장이 중심이 되는 체육계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유승민 전 IOC 선수 위원이며 전 탁구협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장 도전 이유와 계획 등을 알리고, 한국 체육을 살리기 위한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러 가지 문제로 위기에 빠진 한국 체육의 부활을 위해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박창범 전 우슈협회장은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의 3연임 출마를 반대하며 지난 22일부터 대한체육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박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가 사유화된 권력이 되었고, 이 회장의 3연임은 종신제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통해 3연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기흥 회장이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IOC 헌장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 대통령은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되면 안된다. 절대로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이 해서는 안되며, 무능한 사람이 해서는 더더욱 안되는 자리다.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이 저마다 출마의 변을 하고는 있지만 게중에는 벌써 고인물, 썩은물이 보이고, 무능한 자가 보여 걱정이다. 제발 이번만큼은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체육을 구하고, 존경받고 체육계에 헌신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선출되면 좋겠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4 세종시 빛축제 폐막식 논란...일부 축소 진행
  2. 육군 제32보병사단, 20일부터 혹한기 훈련 실시
  3. 충남대병원 신속대응관리실, 심정지 예측 프로그램 딥카스 운영
  4.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불법광고물 근절
  5. 대전중부경찰서 중촌파출소, 어르신 대상 범죄예방교실 마련
  1. [춘하추동]겨울철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기상정보에 대해
  2. [현장] 개발 지연에 대전 정동 쪽방주민 시름 커져…월세 오르고 집 수리 방치
  3. 대전평생학습관 "만학도 스승 찾아요"… 20일까지 문해교원 공개모집
  4. 수소차 사고 미리 차단 '수소연료 품질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 개발
  5. 대전지역 대학 취업률 살펴보니…

헤드라인 뉴스


"새 야구장명에 대전 넣자" 대전시 한화에 재촉구

"새 야구장명에 대전 넣자" 대전시 한화에 재촉구

<속보>=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신축구장에 '대전'을 빼기로 한 것에 대해 지역 여론이 들끓자 대전시가 연고지명 병기를 공식 요청했다. 한화이글스 발(發) '대전 패싱' 논란에 행정당국이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에 맞은 것이다. 대전시와 여론의 압박에 한화이글스도 사실상 구장명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화가 대전 충청과 40년을 동고동락한 대전에 대한 '의리'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중도일보 1월 13, 14일 1면 등 보도> 15일 대전시와 한화 이글스에 따르면 전날 대전시가 이글스 구단에 신축구장 명칭에 '대..

대전지역 대학 취업률 살펴보니…4년제 일반대 취업률 하락세
대전지역 대학 취업률 살펴보니…4년제 일반대 취업률 하락세

대전지역 대학 취업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4년제 일반대학 7곳 중 5곳이 전국 평균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4곳 중엔 2곳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상승세를 탔다. 15일 대학알리미 2024 대학정보공시(2023년 12월 3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우송대와 대전대가 전국 평균 취업률 64.6%를 넘겼다. 하지만 두 대학을 포함한 4년제 일반대 7곳의 취업률은 전년보다 모두 줄었다. 구체적으로 국립한밭대는 64.4%에서 63.1%(-1.3%p)로 줄었고, 대전대는 67.1%에서 64.6%(-2.5%p)로 하락했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24. 대전 서구 탄방동 카페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24. 대전 서구 탄방동 카페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소방차 길 열어주세요’…소방 출동로 확보훈련 ‘소방차 길 열어주세요’…소방 출동로 확보훈련

  • ‘대전’ 패싱 논란에도 완공 앞둔 한화이글스 신축 야구장 ‘대전’ 패싱 논란에도 완공 앞둔 한화이글스 신축 야구장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쏠린 눈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쏠린 눈

  • 양지서당 겨울캠프 찾은 꼬마선비들 양지서당 겨울캠프 찾은 꼬마선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