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기술과 혁신제품, 그 차이를 분명히 하자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혁신기술과 혁신제품, 그 차이를 분명히 하자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교수

  • 승인 2024-12-08 13:02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2023021001000803400028961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흔히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특히 '혁신기술'과 '혁신제품'이라는 용어가 기술 발전과 제품 개발의 문맥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이 두 가지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다.

혁신기술을 사용했다고 해서 무조건 혁신제품이라 불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 관점에서 진정한 혁신의 의미를 되새기고, 혁신기술과 혁신제품의 평가 기준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의 혁신기술과 혁신제품 심사는 이런 점에서 다소 오해와 오류를 포함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을필요가 있다.



혁신기술은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적 접근을 의미한다. 이는 고도화된 기술력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역할을 하며,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반면, 혁신제품은 이러한 혁신기술이 반드시 적용되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필요와 기대를 뛰어넘어 실질적인 편리함과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뜻한다. 이는 소비자가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충족될 때 진정한 혁신제품이라할 수 있다.



▲휴대성 사용자가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 ▲편리성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법을 갖춰야 한다 ▲신속성 사용이 빠르고 즉각적이어야 한다 ▲ 가격 효율성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적절한 가격대여야 한다 ▲문제 해결의 효과성 사용자의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혁신제품은 그 제품이 혁신기술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상관없이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에 달려 있다. 혁신기술이 탑재되어 있더라도 휴대가 어렵거나 사용이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다면 소비자는 그 제품을 혁신적이라 여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단순한 아이디어와 일반적인기술로 제작되었더라도 실용성과 간편함을 갖춰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혁신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일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할 경우나 주택이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소비자는 방독 기능을 가진 방독면이 필요할 것이다. 이 마스크가 혁신기술을 포함하더라도 크기가 크고 무겁거나 착용이 복잡하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쓸 수 없는 제품에 불과할 것이다. 반대로 크기가 작고 휴대가 간편하며, 위급 시 신속하게 착용할 수 있는 방독면이라면 소비자는 이를 혁신제품으로 인식할 것이다.

오늘날 혁신기술이 포함된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혁신제품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비자 중심의 평가 기준을 간과한 결과로, 기술 혁신만을 강조한 평가 방식이 문제이다. 혁신기술과 혁신제품은 분명히 구분되어야하며, 각기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혁신기술의 평가는 기술적 성과와 발전 가능성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혁신제품은 소비자 편의성과 실용성,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그 기술이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이다.

혁신의 본질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가치 제공에 있다. 혁신기술과 혁신제품은 각각의 평가 기준에 따라구분되고 평가되어야 하며,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더욱 정확하고 효과적인 평가 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혁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무조건 혁신제품으로 평가되는 현재의 잘못된 경향을 바로잡고, 소비자 중심의 혁신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3. 천안시의회 박종갑 의원, 경로당 안마기기 구매 과정 점검 필요성 제기
  4.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지역생산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5. 국립한밭대 교수 연구팀, 데이터센터 설비인프라 연구 성과 입증
  1. 충남콘텐츠진흥원 지원기업, 데이터 창업대회 대통령상 쾌거
  2. 행복청, 2026년 4월 중앙동 전진 배치...행정수도청 시동
  3. 백석대 상담대학원, 서울보호관찰소와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4.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5. 연암대 연합팀 '7DO', 충청·강원권 공유·협업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