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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이번 해에 돼지띠, 토끼띠, 양띠인 사람은 저명년까지 삼재(三災)에 해당하며 특히 '드는 삼재'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또 오귀삼살방(五鬼三殺方, 속칭 오구삼살방)은 정동방(正東方), 대장군방(大將軍方) 역시 정동방(正東方)에 있는 해이므로 이 방위(方位)들은 재앙이 있는 방위라 해서 이사 등은 그쪽 방위로는 가지 못하게 했다고들 하나 근거가 없는 것이므로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을사년에 출생한 사람의 성품은 극히 온순하면서 쾌락하고 지혜와 용맹을 겸비했고, 또 사상이 민첩하여 외교 수단이 비범하다. 남 보기에는 부자인 듯하나 안으로는 곤란이 많은 사람이다. 또한, 동정심도 있으나 투기심이 심해 성패가 자주 있고, 불평도 많고 탄식도 많은 사람이며, 때로는 남자 중에 여색을 탐하여 질투하는 성질이 있는 사람도 있다. 부모의 덕(德)은 많으나 일신(一身)에 고생이 많으며, 고향을 떠나지 말고 고향 땅을 지키면서 살아가면 좋을 것이며. 직업도 종교나 예술 방면이 좋다.
돼지띠인 사람과 음력 10월에 태어난 사람은 교통사고와 더불어 건강 중에 정신적인 계통과 혈압과 중풍 들을 더더욱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또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의 병이 급증하게 될 것이므로 평소 혈압과 심장 계통이 좋지 않았던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며, 술이나 극심한 피로 등이 쌓이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제 다소 호전… 北도발 긴장감과 정치적 혼란
을사년은 납음오행(納音五行)으로는 복등화(覆燈火)에 해당돼 화(火)가 득세할 운이라고 보는데, 수출 등의 무역 경기가 작년보다는 다소 호전되어 국민 경제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 본다.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북한에서 대한민국에 위협적인 돌발행동을 하는 해로써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한 해가 될 것이며, 혹간 서북부 해상에서의 도발이 한두 번 정도 있을 수 있으므로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날씨는 여름에는 매우 무덥고 힘이 들겠으며 비도 많이 가무는 해여서 농사짓기 힘이 들고 풍수해를 많이 겪게 되는 해이다. 반면에 겨울은 매우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해이므로 겨울을 겨냥하는 사업은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남동부 산간지역은 대형 산불이 염려되므로 산불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강원도, 경상도 산간지역에서는 냉해를 입을 것이며, 태풍피해도 한 번 정도 경남지역을 강타해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고, 또 경상도 동부지역에서의 지진이 한두 차례 예상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일본 남동부지역과 아시아 남서부 지역에서 지진과 함께 화산 폭발이 예상돼 주의를 요하는 한해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을사년은 크고 작은 사화(史禍)가 많이 일어났던 해로써 기득권 세력이 반대편 세력을 제거했던 해이니, 그것으로 미뤄볼 때 정치적으로는 아주 혼란스러울 것이며 당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또 연예계의 큰 별들이 몇 개 떨어질 운세이므로 안타깝다 아니할 수 없다.
▲문헌 속 신앙적 숭배동물… '정력에 좋다' 속설은 사실과 달라
우리 문헌에 나오는 뱀에 대해 살펴보면, 원래 뱀은 용과 함께 인간의 신앙적 숭배 동물이었다. 십이수호신으로 보면 여섯 번째로써 용(辰) 다음이 뱀(巳)이다. '巳(사)'에는 '식물이 자라서 싹이 터서 한참 자란 시기'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달로는 식물이 한창 자라는 때인 음력 4월을 가리키고,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를 말한다.
뱀은 영특한 동물이며 사람에게 절대 먼저 해를 끼치지 않는 동물이다. 뱀은 용과 함께 영험한 힘을 가졌다 하여 죽이거나 잡아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조까지만 하여도 뱀을 먹는 풍습은 없었다. 뱀의 쓸개가 눈을 밝게 한다는 말이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나와 있기는 하나 정력에 좋다는 속설은 뱀 장수들이 만들어낸 허설(虛說)이라고 할 수 있다.
뱀의 독은 맹독으로, 한 마리가 가진 독으로 수십 명을 죽일 수 있다. 특히 뱀탕을 끓였을 때 뜨는 뱀의 기름은 오히려 남성의 성 기능을 해친다고 밝혀졌다. 뱀을 생식한다든가 구워서 먹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몸에 좋지 않은데, 이는 독성이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사람들의 몸에 그대로 섭취되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뱀을 먹어 정력이 솟아나 회춘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몸이 늙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몸속에 독을 넣어 흔들어 대는 것과 같이 위험천만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간혹 죽음 직전의 폐병 환자가 뱀을 고아 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것은 이왕 죽을 목숨이니 마지막으로 죽기살기식의 독용법(毒用法)인 셈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의학적으로는 동종요법이라고 하여 독을 조금씩 써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나 이때 쓰는 독은 아주 적은 양인 것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하듯 한의학에서는 이를 '독으로써 독을 다스린다'는 비술(秘術)로 쓰고 있기도 한데 이때의 약용으로는 살모사(殺母蛇) 정도였다.
▲재물 내려주는 길조… 日·中에서도 귀히 여겨
우리나라는 예부터 뱀을 '업구렁이'라 해서 신성시해왔으며, 구렁이가 집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재물을 내려준다고 해 길조로 여겼음은 물론, 이를 죽이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업구렁이가 집에서 나갈까 봐 걱정하면서 귀하게 모셨을 뿐만 아니라 '뱀'이나 '구렁이'라 부르지 않고 '지킴' 또는 '지킴님'이라고 높여 불렀다.
이건(李建)의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를 보면 '풀이 무성하고 습기가 많을 때는 뱀이 규방이나 처마, 마루 밑, 자리 아래 등 어디서나 기어들어 와서 잠을 잘 때 피하기가 어렵다. 섬사람들은 뱀을 보면 죽이지 않고 부군신령(府君神靈)이라 하여 쌀과 맑은 물과 술을 뿌리면서 빌었으며, 만일 뱀을 죽이면 재앙이 내려 발꿈치도 움직이지 못하고 죽는다고 알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뱀은 중국에서도 신으로 모셨는데, 복희 씨와 여와 씨는 뱀 몸통에 사람 얼굴이 달린 형상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중국 사람들은 물의 신(河神) 모습도 뱀이라고 믿었다. 일본인들도 뱀 자체를 시조신으로 여기고 있다. 일본 3대 국보의 하나로 전해지고 있는 천총운검(天叢雲劒)은 일본을 건국한 천조대신(天照大神)의 동생 소전명존(素箋鳴尊)이 머리가 여덟 개인 뱀의 몸에서 칼을 꺼내 나라를 지키는 보검으로 삼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희랍 신화에서는 최초의 인간은 '케크로스'라는 뱀이고, 헤브라이 신화의 첫 여자인 '에와'도 뱀이었으며, 이 '에와'와 뱀은 같이 어울릴 수 있었고 성행위를 하는 관계였다고 한다.
▲메두사·상사뱀 설화로 인해 나쁜 인식도 있어
고구려 천왕지신총 벽화에는 인두사신상(人頭蛇神像)이 있고, 삼실총 벽화 중 교사도(交蛇圖) 가운데도 뱀이 지신으로 묘사돼 있다. 신라의 미추왕릉이나 노동동 고분에서 출토된 토우(土偶)에도 뱀은 역시 신성한 존재로 새겨져 있다.
뱀에 대한 인식이 나쁜 이유로 악역을 도맡아 한 희랍신화 속 메두사가 대표적인 존재일 것이다. 우리나라 설화에서는 뱀이 사람을 해치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이 선악의 이분법처럼 좋은 뱀과 나쁜 뱀을 대칭으로 쓰는 경우였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남근의 상징 또는 남의 여인을 범하는 상사뱀 전설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뱀은 떠돌아다니는 남성, 즉 한량으로 비유되고 있는데 정숙한 부인들을 유혹하는 애욕 그 자체로 봤다.
죽은 사람의 혼으로 태어나는 상사뱀은 사모했던 여인을 자기의 사랑으로 성취하기 위해 노리게 된다. 가지밭에 숨어 가지로 둔갑하거나 오이밭에서는 오이로, 고추밭과 무밭에서는 고추와 무로 변신하고 있다가 사모했던 여인이 밭으로 들어오면 재빨리 여인의 음부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고 한다. 한번 들어간 뱀은 절대 바깥으로 나오지 않고 평생 그 여인의 신랑이 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색시를 빼앗긴 남성들에게는 뱀이 철천지원수가 되고, 그러한 상사뱀으로 인해 뱀 자체에 대해 나쁜 인식이 심어지게 된다.
상사뱀 설화는 대체로 불교적인 교훈을 말할 때 '뱀은 애욕의 화신'이라는 관점으로 인용된 데서 비롯되고 있다. 법화경은 뱀의 기다란 형태와 삼각형 머리를 남근의 형태나 성적 기교로 해석해 애욕의 뿌리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애욕과 성희에 대한 근원적 생각은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빨래하는 여인의 가랑이 사이로 물속에서 갑자기 솟구친 뱀이 뛰어들었다거나, 동동 떠내려오는 뱀 알을 주워 먹고 잉태를 했다는 옛날이야기는 간혹 아이의 신비한 출생 이야기로 미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결국 뱀은 남성의 상징으로 여겼다는 것인데, 외로운 여인에게 뱀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었음 직하다.
도움말=춘강 구홍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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