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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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을 향해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 승인 2025-02-19 16:33
  • 신문게재 2025-02-20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목요광장)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장기태 소장
기술창업은 새로운 기술적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들어 우리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기술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술창업에 대한 요구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면서 여러 지역사회에서는 시장의 요구에 높은 대응 유연성과 확장성을 갖춘 기술창업을 통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창업의 장점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기술창업을 활성화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지역 내 기술창업이 안착할 수 있을까?

기술창업의 필수 조건은 실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초기 단계 혁신 기술의 확보이다. 기술 성숙도가 낮더라도, 향후 시장을 확보하거나 개척할 수 있는 혁신기술의 발굴이 선결 조건이 된다. 이후, 이 기술의 성숙도를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 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 기술창업기업은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하고, 다수의 기술창업 기업들이 모이면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생태계가 조성된다. 대학은 생태계 조성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학을 학문적 상아탑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뿌리내릴 수 있는 씨앗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씨앗만으로는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기술창업도 씨앗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하다. 여러 지역이 창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물리적인 업무 공간 제공, 창업 지원금, 세금 혜택,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일반적인 지원 분야 외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기술창업의 핵심은 기술의 성장이라는 점이다. 즉, 초기 기업들이 기술 발전 과정에서 겪는 애로 기술을 해결하고, 여러 자원이 부족한 초기 기업들에게 연구개발 자금과 공공 분야의 선도 연구개발 기관을 매칭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지만, 종종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투자 유치 또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최근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공공분야 출자와 운용사를 통해 지역 내 창업기업들에 투자를 의무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기업들의 자금 확보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기술창업 투자는 수요와 공급 차원에서 불균형이 크다. 특정 지역 내 투자금이 확보되더라도, 지역 내 창업기업 수가 부족하거나, 있다 하더라도 운용사가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창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있어, 이들 기업들을 직접 지원하고, 기업들의 기술적 혁신성을 파악하여 투자 운용사에 설명하고 전달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물론, 다수의 투자 운용사가 지역 내에 위치하여 이들 조직과 함께 기업들을 지원한다면 투자 측면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규제 해결이 중요한 요소이다. 기술창업이 목표로 하는 혁신기술은 현재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초기 단계일 수 있지만, 향후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인해 시장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기술 중심의 기업에서 시장의 규제를 해소하는 절차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확보했던 기술 우위를 잃게 되고, 선도 기술 기반의 창업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이를 공공분야 차원에서 발굴하고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만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경제 동력으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기술창업 중심의 기반 조성은 지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는 지역사회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지역에서 추진하는 여러 창업 관련 사업에서 이러한 기업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지원하여, 지역 내 집약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바란다.

/장기태 KAIST 모빌리티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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