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현대 생활에 미치는 풍수(風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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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현대 생활에 미치는 풍수(風水)

민순혜/수필가

  • 승인 2025-03-19 11:19
  • 수정 2025-03-21 22:4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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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갑수 대전풍수문화연구소장은 "풍수는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공간지리학"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지인과 점심식사를 하는데 마침 지인과 친분이 있는 '대전풍수문화연구소' 안갑수 소장(대구 가톨릭대 지리학 박사)을 우연히 만났다. 나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풍수에 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궁금했었다. 풍수가 무엇이지? 사전적 의미로는 음양론(陰陽論)과 오행설(五行說)을 기반으로, 산수의 지형이나 방위 등을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켜 설명하는 전통적인 이론이라고 했다.

안 소장은 말했다. 풍수란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공간 지리학이다. 산과 물로 대변하는 자연을 살아있는 생명으로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공간(陽宅)과 죽어서 가는 공간(陰宅)을 전후좌우 살펴서 그 따스함과 편안함을 얻어 건강과 복락을 얻고자 하는 인류사의 초기부터 찾아가던 입지관이라고 보면 된다.

동양 특히 한국의 고대사회로부터 있어 온 택지관이자 지리관으로서 산을 의지하여 바람을 막고 물을 앞에 두고 경제적 이점이 있는 공간을 얻고자 한 자연과학적 지혜의 총체가 바로 풍수이다. 일칭 명당을 찾아가는 것이니 밝고 맑은 공간에 터를 두고 살아 더 나은 변화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풍수의 본질은 위와 같으나 풍수의 정신사고는 아래와 같다. 전후좌우 청룡 백호 현무 주작이라고 칭하는 사방의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중심에 가장 낮게 자리잡아 사방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공간을 의미한다. 가장 낮을 수 있는 용기와 겸손으로 하여 사방에서 불어오는 센바람을 막고 갈무리하고자 한다. 낮게 내려앉을 수 있는 공간이자 그러한 정신을 갖추고자 함이 풍수의 사상이 되는 것이다.



풍수는 공간의 터무늬를 살피는 일이다. 터무늬가 좋으면 건강할 수 있고 미래가 있으며 터무늬가 없으면 부족한 이치가 된다. 이때의 터무늬란 식생이 다 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한다. 좋은 공간을 길지(吉地)라 하고 명당(明堂)이라고 한다. 그러한 곳은 바람이 거칠지 않고 순화된 공간으로 인간의 삶에 적합한 공간으로 볼 수 있다. 물론 풍수에 맹신할 필요는 없으나 그 장점적 가치는 오늘날에도 이어 계승하여야 할 중요한 가치가 된다.

일본의 저명한 와타나베도, 우리 김지하 시인도 풍수는 21세기 미래의 중요한 담론으로 여긴 바가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 그것이 곧 인간의 삶과도 이어지는 생태 공간적 삶으로서의 가치여서다.

안 소장은 본시 가톨릭 신부가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시대가 마땅치 않아 민주화 격랑의 시대 역사학과를 다니면서 사람의 이해에 더 치중을 하게 된 까닭과 집안의 일순 몰락 환경은 더더욱 풍수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젊어서부터 관심을 가진 까닭에 시작은 빠르나, 처음 접한 것은 풍수 답사에서 만나는 문중의 산소 주변에 널린 문화재와 그 의미에 대한 연구로부터다.

나는 문득 우리 생활에서 모든 것이 풍수와 연관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안 소장이 말했다. 현대의 모든 문화재 공간을 찾아가 보면 풍수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널려 있다. 왕릉의 입지에서 사대부 가문의 터무늬관은 온전히 풍수관으로 보아야 보이는 것이다. 그러한 전통적 지리관은 오늘의 관공서 위치나 배치 그리고 대기업들의 택지관이나 풍수적 이해와 선영의 수호 등으로부터도 그리 녹록치 않게 이어짐을 볼 수 있다.

물론 요즈음에 생활풍수 관점에서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음도 특별히 보여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풍수의 본질인 孝와 선영이나 내 집을 밝고 맑게 꾸미어 건강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관점을 벗어나 재물복만을 얻고자 하는 그릇된 풍수관이 확산되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지금 이 시대는 죽어서 들어가는 음택묘지 풍수가 소멸되고 있으며, 점차 우리들이 살아가는 양택 즉 집과 사무실 등으로 그 풍수 사고의 적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나는 또 질문했다. 그렇다면 풍수 강의는 무엇일까요? 청소년인데도 풍수에 대해 관심이 있었을까요? 풍수는 자연 과학이자 생태 과학으로서 중·고등학교 시절에 교양 과목으로 들어두면 가장 좋은 미래 학문이자 생태계 보호 관념의 전파에도 좋다고 말했다.

풍수에 관계된 일로써, 혹시 사회에 기여하고 싶으시다면 무슨 일이 있을까요? 라고 묻자, 안 소장은 거침없이 말했다. 공적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은 그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관공서의 입지나 건물 내부 공간의 배치 및 조경 등에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대전시 발전에 도움이 되고 미래 한국의 우수한 리더가 이곳 대전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지요.

풍수 강의를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문중의 선영을 조화롭게 하여 주던 일이다. 강의를 통해서 사람들 간 평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풍수 사상을 전할 수 있다는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풍수란 더불어 기쁘고 평화로울 수 있는 공간의 창출이라고.

특별히 가정 내 거실 공간을 소통의 공간으로 변화를 주는 비워 둠의 공간 창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 중 풍수가 그러한 줄 알고 문의를 한 경우 상식선에서 잘 풀어 준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공간의 이동으로 한 기분의 전환 효과이다.

살면서 문득 문득 스치던 풍수에 대한 궁금증을, 안갑수 대전풍수문화연구소장은 그날 초면인데도 엉킨 실타래를 풀 듯 한달음에 풀어줬다. 안 소장의 풍수설을 들으며 나 또한 자연과 끊임없이 교감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민순혜/수필가

민순혜 수필가
민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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