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행정수도' 명운 달린 대선...지방의 대통령 어디 없나

  • 정치/행정
  • 세종

'세종시=행정수도' 명운 달린 대선...지방의 대통령 어디 없나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 모두 수도권 중심 국정 기조
대선 국면의 각 당 후보들 시선도 여전히 '수도 서울' 집중
선거용 空約 대신 진정한 公約 중요...남겨진 과제도 산적
세종시 26개 공약 과제 제안...공허한 메아리 되나

  • 승인 2025-04-24 22:34
  • 수정 2025-04-25 08:04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2025041501001354300055341
수도권 중심의 각 당 후보들 사이에서 세종시가 제시한 공약들이 공허한 외침으로 들리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또 한 번의 '헛 공약(空約)' 대신 '실 공약(公約)'으로 '세종시=행정수도'의 새 시대를 열어낼지 주목된다.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 모두 세종시 그리고 지방 성장과는 미스 매칭을 보였다.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진일보하거나 수도권 병폐를 끊어내는 데 역부족인 모습을 드러냈다. 오히려 거대 수도권의 기득권 앞에서 무기력했다.



세종시민들은 이 시기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 모두를 같은 당으로 선출하며 힘을 실었으나 결과는 허무함으로 돌아왔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은 여전히 분실·분원의 기능으로 완공 시기가 뒤로 크게 밀려났고, 여성가족부와 감사원, 대통령 직속 위원회 등 미이전 기관들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최근 청와대 유턴 움직임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집무실 시선은 서울 기득권의 상징인 광화문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은 용산으로 수평 이동에 그쳤다. 그나마 세종청사 국무회의 참여 일수는 윤 전 대통령이 우세했다.

절반에 가까운 국회의원 의석수, 유권자의 과반수 이상, 모든 정당의 중심부가 수도권에 쏠려있는 현실 여건을 외면한 기대는 결국 실망으로 돌아왔다. 지방보다 늦게 시작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골리앗의 기세로 2024년부터 개통을 시작했고, 탈서울의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자체가 미미하다. 지방시대위원회란 허울 좋은 대통령 직속 기구만 어진동 상업 건축물(임대)에 내려보낸 게 전부로 체감될 정도다. 이미 계획된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이전이 있었으나 '수도권 철옹성' 흔들기는 미약했다. 오히려 해수부와 기획재정부의 전부 또는 분리 이전안이 선거용으로 쏟아지고 있다.

▲종합운동장과 종합체육시설 무산 ▲KTX 세종역 요원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2034년 이후 기약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 및 청년창업빌리지 미궁 ▲디지털미디어단지 연기의 연기 ▲대기업 유치 전무 ▲시간이 갈수록 지역 고교생들의 인서울 경향 심화 ▲백화점과 아울렛 부재 등 상권 악화와 공실 최고조 악순환 ▲수도권 84㎡(국민평형) 아파트와 실거래 격차 4~5배 기본 ▲2025년 공급 아파트 미분양 및 4년간 사실상 주택 공급 부재 등이 2025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각 당 대선 후보들은 연일 '청와대와 용산, 세종'을 놓고 대통령 집무실 논쟁을 벌이며 표심 자극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 분명한 건 이번 대선에서도 '수도권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또 다른 절반인 '지방의 대통령'을 선언하는 후보는 찾기 어렵다. 동서 화합과 국가균형발전 가치에 무게중심을 실은 '포스트 노무현'은 언감생심이다.

이 때문에 세종시가 최근 21대 대통령 후보들을 향해 던진 26개 공약들도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여·야를 떠나 누가 결단성과 추진력, 진정성을 가지고 이 공약들을 실현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는 4월 14일 3개 분야에 걸쳐 26개 공약을 각 정당 세종시당에 제출했다.

행정수도 분야에선 명문화 개헌과 대통령실 및 국회의사당 완전 이전, 미이전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조속 추진(2032년 조기 개통), 첫마을 (가람)IC 및 제2외곽순환도로 신설, 국지도 96호선 지하차도 신설 등을 내걸었다.

성장동력 확보 영역에선 국가 메가 싱크탱크 조성과 AI 국가첨단전락산업 특화단지 조성, 세종 국제 폴리텍대학 캠퍼스 설립, 세종 북부권 산업단지 배후 신도시 조성 등이 포함됐다. 메가 싱크탱크는 서울대 등 수도권 명문대학의 이전을 추진하고 국책연구단지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카이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AI와 양자, 바이오 등 게임체인저 분야에서 국가 차원의 인재 클러스터를 구축하자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립 한글문화단지와 국가 정원 조성, 국립 자연사박물관 및 탄소중립박물관 건립, 국제 기준의 종합체육시설 건립 등의 해묵은 과제도 담아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2022년 대선 공약도 물거품으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라며 "신임 대통령과 지자체장 간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 현재의 공약들이 제대로 수용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유권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6월 3일 대선까지 남은 기간 '지방의 대통령'을 선언하며 진정성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후보 옥석을 가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