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제16회 장애인예술축제를 열자'를 관람하고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제16회 장애인예술축제를 열자'를 관람하고

김용복/평론가

  • 승인 2025-04-28 10:39
  • 수정 2025-04-28 10:4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문화예술은 한 사회를 밝게 만들고, 인간사회에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하며, 품격에 향기를 발휘하게 한다. 특히 장애인들이 만들어 가는 '장애인 예술(able art)'은 비장애인 예술과는 또 다른 눈물에 의한 감동과 흥, 그리고 그것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을 흐르게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애인 예술을 총괄해 나가는 대표적인 단체가 바로 장애인 총 감독인 이환수가 지도하고 있는 '대전시 지정문예 예술단체'다.

이 단체는 많은 장애인 예술가가 나날이 역량을 강화하여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하는 일들을 16년간 진행해 왔다. 특히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숨어있는 장애인 예술가를 발굴하고 더 이상 장애로 인해 꿈을 잃어가지 않도록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데 큰 공을 세워 왔다.

6
퓨전 난타팀의 공연 모습
2025년 4월 26일 오후 3시, 대전장애인문화예술협회가 주최하고 (회장 김선옥, 총감독 이환수) 대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제16회 장애인예술축제를 열자'가 대전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 야외 상설무대에서 열렸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본 행사는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 예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예술축제로,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와 문화 소외계층에게 예술로 행복한 삶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장애 예술인들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장애 예술인들보다 더욱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며 연습을 거듭하는 것은 물론, 무대 적응과 예술 활동을 위한 세심한 준비가 필수적으로 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장애 예술인의 가치를 빛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옥 회장은 "이번 축제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며, 장애 예술인과 비장애 예술인이 함께하는 동행의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라며 "지역 시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할 오늘 행사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총지휘를 맡은 이환수 사)한국국악협회 대전시지회장은 교통사고로 인해 목을 다쳐 장애인이 된 분이다. 그는 "생을 받은 모든 사람들은 자신처럼 예비 장애인들로 태어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8년 전 지회장 출마 공약으로 대전 국악 60년을 맞이하는 해에 대전 국악 60년사를 편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국악인들의 역대 발자취를 남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4년 전 (사)한국국악협회 대전시지회 국악 60년사를 발간했다고 했다.

이환수 지회장은 "전국의 200여 지회, 지부와 해외 지부 중 유일하게 국악 60년사를 발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해내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필자를 비롯해 많은 관중을 울린, 아버지 황수동 씨와 그의 딸 황소영 부녀.

교통사고로 인해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 되어 앞을 볼 수 없고, 딸은 태어날 때부터 지체부자유 장애인이라 행동하기가 불편했다. 아버지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니 딸이 손잡고 동행했다. 그러나 남자 화장실에 딸이 들어갈 수가 없어 아버지를 안내할 사람이 필요했다. 이를 본 필자가 아버지 손을 잡아 안내했다. 그 과정을 상상해 보라. 상상해 보는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질 것이다.

그리고 '신 만고강산 꽃사시오'와 '어화둥둥 내사랑'을 불러 관중을 울게한 소리꾼 남미희 씨.

그는 키가 1m 남짓했다. 그런데 그의 목울대를 타고 울려퍼지는 소리야말로 관중들 가슴을 가득 채우고도 우리들 공원 구석구석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필자의 뒤에서 이들의 공연 모습을 보고 있던 한 어머니는 "장애인으로 있는 자식이 먼저 죽은 다음 자기가 죽게해 달라고 하나님께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아픈 심정을 털어놨다.

발달장애인 아들과 맞이하는 부모님은 수십 년간의 지나온 생활이 무겁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실랑이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중증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은 말을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불가능에 가깝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한다. 물건을 부수거나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돌발 행동은 일상이다.

예서 그치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장애를 안고 사는 장애인들은 봉사하는 즐거움으로 산다고 했다. 물론 무료 봉사인 것이다. 뒤에서 '대전문화재단(이사장: 백춘희)'과 '대전비나리전수관', '쉴만한 물가'에서 후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날 공연을 하며 활짝 웃는 이들의 모습을 보니, 이런 공연이 10년, 20년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들은 공연하면서 웃고, 이를 바라보는 관중들은 무대 아래서 울고.

아아, 하나님이시여!

이들을 찾는 곳이 많아, 이 예술가 장애인들이 이렇게 웃으며 사는 날이 많게 하소서.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김용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진명 작가 '세종의 나라'에 시민 목소리 담는다
  2. 대전문화방송과 한화그룹 한빛대상 시상식
  3. 세종 '행복누림터 방과후교육' 순항… 학부모 97% "좋아요"
  4. 전교생 6명인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 초대의 날 행사
  5. 사나래복지센터, 이웃들과 따뜻한 정 나누기 위한 사랑의 김장나눔
  1. [인터뷰]장석영 대한언론인회 회장
  2.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한국건축시공학회와 업무협약 체결
  3. 대전 향토기업 '울엄마 해장국'...러닝 붐에 한 몫
  4. 따르릉~ 작고 가벼운 '꼬마 어울링' 타세요!
  5. 세종시 빛축제, 시민 힘으로 다시 밝힌다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