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에 적용되는 소득공제율을 30%에서 80%로 높인다는 것부터 근로소득공제를 300만 원으로 상향하겠다는 것 등 다양하다. 종합소득세와 물가연동제 도입은 주요 정당의 쌍둥이 공약같이 보일 정도다. 아동수당 지급연령 상향과 성과급 세액 감면 혜택 등 대개 깎아주고 지원하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공약을 실행하려면 수십조 원에 이르는 국가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데도 이렇다 할 세수 펑크 대책은 불투명하다.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감세 경쟁을 멈춰야 하는 이유다.
감세에 관해서만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마치 기묘한 연대를 이룬 듯하다. 윤석열 정부 3년간 감세에 집중한 결과로 대규모 재정 적자를 불러왔다. 올해 0%대로 떨어질 전망까지 나올 만큼 경제성장률은 바닥 수준이다. 추가적 감세를 하면 앞으로 경제성장을 어떻게 도모할지 의문시된다.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고 차기 정부에 '재정 마이너스 통장'을 떠안길 감세 확대 공약은 이쯤에서 자제가 필요하다.
세수가 모자라면 지방자치단체 사업에도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다. 2024년 기준 전국 243개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3.3%에 불과하다.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세수 부족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면서 고교무상교육 재정이 부족해진 사태도 겪었다. 재정적자와 고물가, 경기 침체 앞에서 벌이는 감세 경쟁은 또한 공정과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경제·복지 위기를 헤쳐나갈 마중물이 결국 세수다. 재원 마련 방안, 구멍 난 세금을 채울 방도 없이 표심만 노린다면 어찌 되나. 바로 이것이 선심성 포퓰리즘 감세 공약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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