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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북천 양귀비축제<제공=하동군> |
축구장 21개 면적에 달하는 들판을 붉게 물들인 양귀비꽃은 지역을 대표하는 봄 축제의 상징이 됐다.
하동 북천 꽃양귀비 축제는 단순한 꽃 전시를 넘어 생태, 문화, 체험이 어우러진 복합형 생태문화 축제로 진화해왔다.
올해는 꽃양귀비 외에도 수레국화, 금영화, 안개초 등 다양한 초화류가 조화를 이루며 '한국의 작은 유럽'이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이국적 풍경을 연출한다.
양귀비는 관상용 개양귀비 품종으로, 마약 성분은 없으며 꽃말과 전설을 통해 사람의 감정과 역사까지 담아낸다.
이러한 의미를 가진 꽃이 붉은 물결처럼 들판을 수놓으며, 방문객들에게 시각적 감동을 선사한다.
축제장에는 포토존, 레일바이크, 농특산물 판매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남녀노소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는 새롭게 조성된 '지리산의 어떤 숲'도 추가돼 어린이 동반 가족 단위 방문객의 관심이 기대된다.
축제와 함께 북천역 레일바이크, 하동 녹차밭, 최참판댁 등 연계 관광지도 함께 즐길 수 있어 하동은 5월 한 달 내내 매력적인 봄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레일바이크는 사전 예약 필수며, 하루 6회 운영으로 방문객 수요에 비해 다소 부족한 면이 지적된다.
북천 꽃양귀비 축제의 진가는 해 질 녘 노을과 함께한다.
주홍빛 하늘과 양귀비꽃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사진작가들에게도 사랑받는 명장면이다.
다만, 지속적인 콘텐츠 강화와 편의시설 확충 없이는 지역 대표 축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축제 기간 외에도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정착되려면, 계절성에 의존하지 않는 상시 프로그램과 지역민 중심의 운영체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계절은 짧고 꽃은 금세 진다.
그러나 북천의 들판에 흐르는 붉은 물결은 봄의 감각을 오롯이 기억하게 한다.
하동=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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