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벼 재배면적 감축 추진

줄인 논 위에, 남겨진 건 전환의 과제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전경<제공=밀양시>

경남 밀양시는 올해 벼 재배면적을 전년보다 532.3헥타르 줄이기로 하고,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본격 추진한다.

쌀값 안정과 농가 소득 기반 다변화를 위해 정부가 처음 도입한 정책이다.

시는 밀양쌀전업농연합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농가에 제도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유도했다.

두류, 옥수수, 깨, 조사료 재배 시 헥타르당 1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타작물이나 휴경의 경우 5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보조금이 지급된다.



행정은 수치로 제시했지만, 현장은 그 너머의 삶을 고민한다.

타작물 전환 이후의 수요, 판로, 유통 구조에 대한 언급 없이, 감축만 독려될 경우 농가는 정책 이후의 빈칸에 직면할 수 있다.

'자율 감축'이란 말 속에 내포된 묵시적 강제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면적은 줄어도 걱정은 줄지 않는다.

공백 위에 다른 씨앗을 심는다고 수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쌀은 줄였지만, 과잉은 여전히 구조 안에 남아 있다.

정책이 삶에 뿌리내리지 않는다면, 감축은 조정이 아닌 회피일 수 있다.
밀양=김정식 기자 hanul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