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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제공=산청군> |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 5월 24일 '제11회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가 그곳에서 열린다.
이 음악회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노래 한 자락에 시와 삶, 그리움과 위로가 얹히고, 그것은 해마다 산청을 찾아와 공연보다 더 긴 울림으로 남았다.
장사익과 산청의 인연은 2007년 광역친환경단지 지정을 축하하던 무대에서 시작됐다.
그 후, 2011년부터는 찔레꽃 노래비가 있는 금포림에서 해마다 봄을 기념하는 고요한 예식처럼 음악회가 이어졌다.
그가 부르면, 꽃잎은 머물고 바람도 걸음을 늦춘다.
창법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한, 그러나 그 어떤 장르보다 선명한 장사익의 '소리'는 우리네 흙내음 같은 삶과 맞닿아 신명과 한(恨), 그리고 기다림과 기쁨의 경계를 흔든다.
이번 무대는 유독 깊다.
올봄, 지리산 자락을 할퀴고 간 산불이 남긴 흔적을 이기고, 다시 피어난 찔레꽃 속에서 열리는 공연이다.
산청군은 공연이 아물지 않은 땅에 닿기를 바랐고, 사람들은 그 소리가 치유와 회복의 언어가 되리라 믿는다.
누군가는 그 소리를 따라 걷고, 누군가는 그 소리 속에서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놓을지도 모른다.
장사익은 말했다.
"소리는 결국 사람에게 가야 한다"고.
그의 찔레꽃 무대는, 그래서 매년 꽃보다 먼저 피는 사람의 얼굴이다.
산청=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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