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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순화교육을 받았던 77명의 명단. 충남대 76학번 안은찬 씨가 인적사항을 직접 기록해 보관해놓고 있었다. (사진=안은찬 씨 제공) |
이들뿐 아니라 당시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다가 학사 징계를 받거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충청 지역 피해자 10명이 추가 확인됐으나 법적 한계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 실정이다.
19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대학생 신분임에도 민주시위, 시국 선언에 참여했다가 인권 탄압을 겪은 충청권 피해자 77명 중 28명이 유공자 등록과 피해보상을 위해 2023년 광주시에 5·18민주화운동 제8차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이들이 32사단 포병단 포병대대에 구금돼 순화 교육을 명목으로 한 폭행과 가혹 행위 등을 겪은 사실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직권조사 과정에서 밝혀지면서다. 당시 충남대, 목원대, 천안 단국대, 공주사대 등 충청권 대학생 77명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이들의 인적사항이 담긴 명단과 영치금품카드 등 증거자료가 발견되면서 5·18 공식기록으로 채택돼 지난해 5·18 진상규명조사위의 종합보고서에 담겼다.
하지만, 8차 피해 보상 신청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결과는 감감무소식이다. 5·18 피해 보상 업무는 행정안전부에서 위탁해 현재 광주시에서 맡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충청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979명이 8차 보상을 신청했는데 사실조사와 심의가 지연되면서 5월 기준 전체 신청자의 절반도 안 되는 510명에게만 결과가 통지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심의 과정에서 정신과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보상 신청자의 트라우마 피해 상태도 확인해야 하는데 의료파업 영향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번 8차 보상 신청자 수가 많은 데다, 사실 조사 과정에서 40년 전 증거자료들을 찾아야 하다 보니 빠른 조사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2사단 피해 사실이 확인된 충청권 신청자 대부분 최종 심의만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적어도 오는 7월에는 결과가 통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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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5.18 8차 보상 신청자 전국대표자 모임 |
이에 전국 5·18 피해 보상 신청자들은 오는 6월 13일 국회에서 신속한 8차 보상 요구와 함께 현재 발의된 5·18 보상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한 '5·18 국가피해자 증언대회'를 열 계획이다.
대전·충남 권역 5·18 민주화운동 보상 신청위원장을 맡은 안은찬(69·충남대 76학번)씨는 "충청권에도 학사징계, 해직 언론인 등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이들이 10명에 이른다"며 "5·18 보상법이 개정되면 이들도 9차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기기 때문에 증언대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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