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충청권 항쟁 참여자 피해 보상 지지부진

  • 사회/교육
  • 사건/사고

5·18민주화운동 충청권 항쟁 참여자 피해 보상 지지부진

학사징계·해고 추가 피해자 법적 한계로 제대로 된 보상 못받아

  • 승인 2025-05-19 18:11
  • 신문게재 2025-05-20 1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50519172932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순화교육을 받았던 77명의 명단. 충남대 76학번 안은찬 씨가 인적사항을 직접 기록해 보관해놓고 있었다. (사진=안은찬 씨 제공)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붙잡혀 고초를 겪은 충청권 대학생 항쟁 참여자들이 광주시에 피해 보상을 신청했지만, 심사 처리 지연으로 1년이 넘도록 결과를 통지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뿐 아니라 당시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다가 학사 징계를 받거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충청 지역 피해자 10명이 추가 확인됐으나 법적 한계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 실정이다.

19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대학생 신분임에도 민주시위, 시국 선언에 참여했다가 인권 탄압을 겪은 충청권 피해자 77명 중 28명이 유공자 등록과 피해보상을 위해 2023년 광주시에 5·18민주화운동 제8차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이들이 32사단 포병단 포병대대에 구금돼 순화 교육을 명목으로 한 폭행과 가혹 행위 등을 겪은 사실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직권조사 과정에서 밝혀지면서다. 당시 충남대, 목원대, 천안 단국대, 공주사대 등 충청권 대학생 77명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이들의 인적사항이 담긴 명단과 영치금품카드 등 증거자료가 발견되면서 5·18 공식기록으로 채택돼 지난해 5·18 진상규명조사위의 종합보고서에 담겼다.



하지만, 8차 피해 보상 신청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결과는 감감무소식이다. 5·18 피해 보상 업무는 행정안전부에서 위탁해 현재 광주시에서 맡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충청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979명이 8차 보상을 신청했는데 사실조사와 심의가 지연되면서 5월 기준 전체 신청자의 절반도 안 되는 510명에게만 결과가 통지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심의 과정에서 정신과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보상 신청자의 트라우마 피해 상태도 확인해야 하는데 의료파업 영향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번 8차 보상 신청자 수가 많은 데다, 사실 조사 과정에서 40년 전 증거자료들을 찾아야 하다 보니 빠른 조사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2사단 피해 사실이 확인된 충청권 신청자 대부분 최종 심의만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적어도 오는 7월에는 결과가 통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kaoTalk_20250519_134042039
자료 출처=5.18 8차 보상 신청자 전국대표자 모임
민주화운동에는 동참했으나, 피해 사실이 입증돼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당시 학사 징계를 당한 학생·교수, 해직됐던 언론인, 성폭력 피해자는 법적 근거 미비로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피해 수준에 비해 적은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행 5·18 보상법상 명예회복 차원에서의 인정 외에 이들 보상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어서다.

이에 전국 5·18 피해 보상 신청자들은 오는 6월 13일 국회에서 신속한 8차 보상 요구와 함께 현재 발의된 5·18 보상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한 '5·18 국가피해자 증언대회'를 열 계획이다.

대전·충남 권역 5·18 민주화운동 보상 신청위원장을 맡은 안은찬(69·충남대 76학번)씨는 "충청권에도 학사징계, 해직 언론인 등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이들이 10명에 이른다"며 "5·18 보상법이 개정되면 이들도 9차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기기 때문에 증언대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입장면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 착공
  2. 이용기 대전시의원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
  3. 선거운동 첫 주말…‘뜨거운 열기’
  4. 대통령선거 책자형 선거공보물 발송 작업
  5. 세종·충남 중고교 수학성취도 격차 전국 상위… "90점 넘겨도 1등급 장담못해"
  1. 양자산업 글로벌 경쟁력 위해선 충청권 협업 필요
  2. 대선에 동력 잃어…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연내 통과 가능할까
  3. 대전 정가 대선 보름 앞두고 총력전…국힘 '조직 정비', 민주 '정책 드라이브'
  4. [월요논단] 고향사랑기부제 숨은 영웅에게 절실한 새 정부 정책은
  5. 대전 서구, 개인정보 및 디지털 보안 태세 강화

헤드라인 뉴스


재외국민투표 20일 막올라… 대한민국 미래 ‘선택의 시간’

재외국민투표 20일 막올라… 대한민국 미래 ‘선택의 시간’

6월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선이 20일 재외투표를 시작으로 '충청의 선택'이 막이 오른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 3자 구도로 진행되는 최대승부처 금강벨트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26일까지 전 세계 118개국 223개 투표소에서 치러진다고 19일 밝혔다. 투표소는 182개 재외공관에 추가 투표소 41개가 더해져 모두 223개다. 투표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24일엔 거소투표, 26일에는 선상투표가 예정돼 있다...

AI 발생에 브라질닭 수입 전면금지... 순살치킨·닭강정 등 가격 오르나
AI 발생에 브라질닭 수입 전면금지... 순살치킨·닭강정 등 가격 오르나

브라질 현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치킨 업체에 경고등이 커졌다. 한국은 냉동 닭고기 전체 수입량 대부분을 브라질산에 의존 중인데, 공급량이 끊기면 닭을 주재료로 쓰는 치킨 가격부터 인상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브라질산 닭 수입을 금지했다. 이는 브라질 현지의 한 상업용 가금류 사육 시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함에 따른 조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

4개월 만에 멈춘 전국 아파트 상승기조… 세종만 비중 증가 `뚜렷`
4개월 만에 멈춘 전국 아파트 상승기조… 세종만 비중 증가 '뚜렷'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상승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매수 심리 둔화세가 반영되면서 관망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상승거래 비중은 43.7%로 집계됐다. 상승거래 비중은 2024년 12월 41.4%를 시작으로 2025년 1월 41.8%, 2월 43.4%, 3월 44.5%로 4달 연속 증가하다가 하락 전환했다. 이 같은 감소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수도권 상승거래 비중은 43.7%로 전달(4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제 어엿한 성인’ ‘이제 어엿한 성인’

  •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모의시험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모의시험

  • 선거운동 첫 주말…‘뜨거운 열기’ 선거운동 첫 주말…‘뜨거운 열기’

  • 대통령선거 책자형 선거공보물 발송 작업 대통령선거 책자형 선거공보물 발송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