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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충주시청 3층 로비에 있는 진열장 물품들이 파손된 채 바닥에 널려 있다. 사진= 독자 제공 |
시는 28일 해당 공무원 A씨를 직위해제하고 징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직위해제는 직무를 중단시키는 잠정 조치로, 시는 A씨를 대기발령한 뒤 징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시와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6월 26일 오후 8시경 발생했다.
A씨는 잠겨 있던 시장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컴퓨터와 프린터 등 사무기기를 파손하며 약 10분간 소란을 피웠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가까이 오면 시너를 뿌리겠다"고 위협했으나, 조사 결과 실제로 인화물질은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에게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번 사건은 '보직 대기 순위 번복'에 따른 신뢰 붕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을 1년 앞둔 A씨는 2021년 6급으로 승진한 이후 약 4년간 팀장 보직을 받지 못했고, 최근 인사팀으로부터 '1순위 보직 대기자'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열흘 뒤 돌연 '6순위가 맞다'는 정정 통보를 받고 인사 발령에서도 자신의 이름이 빠지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체포 직후 "인사 과정의 불합리함과 내부 압력에 따른 조작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주장과 함께 SNS에 이번 인사와 관련 불만과 분노를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10년간 인사에서 누락됐다", "쓰레기장 옆에서 근무하며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고, 특정 동료 공무원을 지목해 "충주맨은 충주시장의 홍위병"이라는 원색적 표현까지 사용했다.
A씨가 언급한 인물은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를 운영하며 '충주맨'으로 알려진 김선태 뉴미디어팀장.
김 팀장은 2016년 9급 공무원으로 입직해 7년 만에 6급, 1년 만에 팀장 보직까지 오른 인물로, A씨와의 인사 경로 차이가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겼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점에서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단순한 폭력 행위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A씨가 제기한 문제는 공직사회의 인사 불공정, 연공서열 원칙의 무력화, 조직 내 소통 부재 등 구조적 병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보직 대기 순위 번복에 대해 시 인사팀은 "수작업 과정에서 복사·붙여넣기 실수가 있었다"며 "정정 후 전화로 사과했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처럼 보직 순위 통보가 잘못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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