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기준 대전 중소기업이 시중은행에서 빌린 대출액은 총 23조 2011억원으로, 1년 전(21조 9533억원)보다 1조 2478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 대출 잔액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매월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대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24년 11월 22조 9523억원에서 12월 22조 7729억원으로 한 차례 감소한 뒤 4개월 매월 상승하며 23조원을 넘어섰다. 1월부터 4월까지 불어난 금액만 4282억원이다.
문제는 불어난 금액만큼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4월 1.01%로 사상 처음으로 1%대를 돌파했다. 한은이 지역 연체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연체가 급증했다. 연체율은 2025년 2월 0.97%를 나타내며 최고점을 기록한 뒤 두 달 만에 1%를 넘으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로 내수경기가 쪼그라들었던 2020년 2월 0.7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83%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대출 연체율이 급증했다는 건 그만큼 자금 여력이 녹록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데는 물가와 원자재 가격 인상 이후 내수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대를 넘어선 대출 연체율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조업이 대부분은 지역 특성상 매출이 잘 나와야 이익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갚을 수 있는데 관련 지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제조업의 업황 지수는 6월 기준 65로, 5월(72)보다 7포인트 빠졌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적으로 답한 이들이 많음을, 이하면 그 반대다. 제조업 매출 지수도 이 기간 78에서 70으로 8포인트 감소했고, 생산지수도 80에서 76으로 4포인트 내려앉았다. 매출·생산 지수가 동시에 빠졌다는 건 그만큼 제조업이 피부로 느끼는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자금사정지수도 68에서 70으로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으며 원자재구입가격지수는 6월 117로 기준치를 훌쩍 넘어섰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은 한계에 몰린 기업이 많아진 것과 같다"며 "경기 회복이 이뤄져야 숨통이 트이는 이들이 많을텐데, 어려운 경기 상황에 이런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