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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한 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회 대전시지부 회장(대전시립중고등학교 교장) |
"아버님의 뜻을 기리며 우리 사회가 더욱 아름다워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병한 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회 대전시지부 회장(대전시립중고등학교 교장)은 '동락리 전투'의 승리 주역 김상흥 중위의 아들로서 7일 6.25 전쟁 첫 전승 '2025 제25회 충주 동락 전투 기념행사' 에서 감사의 꽃목걸이를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회 충북지부 충주시지회가 주관하고 충북도, 충주시, 제6보병사단, 제37보병사단,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충북북부보훈지청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충북도 충주시 신니면 송암리 577-34 '동락 전승지'와 충주시 호암동 '호암체육관'에서 열렸다.
지금도 6.25 전쟁 당시 우리 국군과 연합군의 승리 전기 발판으로 기억되는 당시 '동락리 전투'의 승리 주역 김상흥 중위(대령 예편)의 아들이 바로 김병한 회장이다. 김병한 회장은 이날 ‘6.25 참전 유공자 기념비'에 선명하게 새겨진 당시 제5중대장 김상흥 중위의 당시 전승을 회상하며 선친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병한 회장은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7월 7일 충북 충주시 신니면에서 벌어진 '동락리 전투'는 정말 극적이고 압권이었다”며 “당시 2대대 5중대를 이끌고 있던 김상흥 대위('동락리 전투' 후 1계급 특진)는 단 300명에 불과한 병력으로 무려 3,000명에 육박하는 북한군과 맞섰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 '동락리 전투'는 동락초등학교 교정에서 7월 6일 오후 5시 무렵 우리 국군의 기습공격으로 시작해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이어졌다”며 “우리 국군 병력보다 10배 이상 많은 북한군과 대항해 다음날까지 치열하게 싸우며 승리를 거둔, 그야말로 역사적 사건이자 기적이어서 지금도 전사에 길이 기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당시 동락리 전투에서의 압승은 제 선친 김상흥 대위의 남다른 기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첫 승리였다”며 “이는 12일 만에 남한을 점령하며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내려오던 북한군으로 인해 후퇴를 거듭하던 국군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키기에도 충분한 승리였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전투 이후 5중대를 이끈 아버님 김상흥 대위를 비롯한 병사들의 철모에는 페인트가 칠해졌는데 이는 1계급 특진이란 뜻”이라며 “철모에 그려진 페인트칠의 계급장은 국방부가 1996년 제 아버님 김상흥 대위를 6·25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로 인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는 6.25 최초로 승리한 전투로, UN 참전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데서 역사적으로도 그 가치가 출중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당시 제 아버님 김상흥 지휘관은 ‘적이 쳐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말고 언제 어디서 어떠한 적이 쳐들어와도 능히 막아낼 수 있는 방비 태세를 갖추어 놓아야 한다’를 신조로 알고 휘하의 병력을 최정예로 육성하는 데 있어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최초의 승리를 이끌어 우리도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에너지를 전파한 전투가 바로 동락리 전투였다”며 “그래서 더욱 큰 의미가 있는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이 소식을 듣고 5중대 전 부대원에게 1계급 특진을 내릴 정도였고, 이는 우리나라 최초”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당시 참모총장이 현장을 찾아 제 아버님의 철모에 페인트로 대위 특진 표시를 그려줬다고 한다”며 “그야말로 '페인트로 그린 계급장'이었다"고 전했다.
동락 전승비는 6.25 한국전쟁 당시 국군이 첫 승리를 거둔 동락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전승비이다. 동락 초등학교 인근 가섭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동락전승비가 있는 곳에는 기념 광장, 상징 조형물, 6.25 참전 유공자 기념비 등이 조성되어 있고, 현재 국가보훈처에서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해서 기념 공원으로 조성했다.
1924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김상흥 대령은 육군사관학교 6기 출신으로 6.25 한국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우고 육군본부 교수단장으로 예편했다. 한국전쟁 당시 충청 지역을 지키며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고 영면하기 직전까지 사회에 크게 헌신했다.
김 회장은 “제 아버님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의 시초가 된 전투를 이끌었지만, 아직도 이 '위대한 영웅'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 실로 안타까웠다”며 “풍전등화의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이 조선을 구했다면 한국전쟁 때는 제 아버님 김상흥 대위가 대한민국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날 역사의 현장인 '동락 전승지'에서 헌화식을 마친 뒤 '호암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식전 행사는 제37사단 군악대 공연, 동락 전투 기념 웅변, 제2작전사령부 군의장대 공연, 나사렛대학교 태권도 시범이 차례로 이어졌다.
본행사에서는 동락전투 참전용사 고 김상흥 중대장의 자제인 김병한 회장에게 충주 용원초등학교 동락분교 학생이 무대에 올라 감사의 꽃목걸이 전달이 있었다. 이어 6.25 참전용사들께 영예의 스카프 전달, 당시 전투 상황 재연 공연, 김재옥 교사 추모 글 낭독이 이어지며, 참전 용사의 거룩한 희생을 기렸다.
이날 행사는 조길형 충주시장, 이종배 국회의원, 김낙우 충주시의회 의장, 김수광 제37보병 사단장, 6.25 참전유공자 대전과 충북 회원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김 회장은 "제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 아버지께서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그만 일찍 작고하셨다”며 “아버지께서는 국가관이 투철하고 봉사 정신도 남달리 강하셨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제 아버님은 사회 봉사활동을 하시다 영면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자랑스럽다”며 “선친의 생전 유훈인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라는 이타심과 안보의식을 키우기 위해 저는 40년 이상 교직에서 충실하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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