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AI 시대, 내가 걸어가는 기독교 대학의 길

  • 사람들
  • 뉴스

[독자칼럼]AI 시대, 내가 걸어가는 기독교 대학의 길

유천성 (한남대학교 탈메이지교양융합대학 학장 / 수학과 교수 / 한남대학교 괴테선교회 회장)

  • 승인 2025-07-22 08:46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유천성 학장
유천성 학장
"챗GPT가 제 설교문을 써줬습니다."

어느 목사님의 농담 섞인 말에 예배당 안이 웃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단순한 농담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AI는 우리의 사고와 삶의 방식, 심지어 신앙의 표현까지도 깊이 관여하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AI 시대에 기독교 대학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요? 단지 AI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성찰할 수 있는 윤리 교육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디지털 시대를 분별력 있게 살아가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가짜 뉴스의 구별, 생성형 AI 정보의 신뢰성 판단,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윤리 등은 미래 사회의 핵심 교육 내용이 되어야 합니다.

기독교 대학은 기술을 넘어 '책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AI가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불평등, 프라이버시 침해, 편향성 등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과 목적을 회복하는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교육적 방향성 속에서, 저는 탈메이지교양융합대학 학장으로서 '기독교 정체성'과 'AI 융합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AI, 자유전공, 융합, 진로, 역량과 같은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교수님들께서 "우리는 한남을 세운 선교사들의 뜻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독교 정신이 살아있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주십니다. 저 역시 그 고민에 깊이 공감하며 실천하고자 합니다.

한남대학교는 지금 '기독교 정체성'과 'AI 융합 교육'이라는 두 개의 축을 동시에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진리·자유·봉사의 기독교 정신 아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연구와 교육을 통하여 지성과 덕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교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한남대학교의 숭고한 미션을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신앙은 교육의 철학을 제공하고, AI는 그 철학을 구현할 도구입니다. 신앙 없는 기술은 위험하고, 기술 없는 신앙은 시대에 뒤처질 수 있습니다.

저는 자유전공, 융복합전공, 교양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미래 시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괴테선교회를 통해 기도와 공동체 회복의 영성을 붙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학문적 깊이와 영적 성숙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진정한 인간 교육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 두 영역의 유기적인 통합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기독교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은 '신앙 + 기술 + 책임 + 공동체'가 통합된 인간 중심의 교육과 더불어, 미래 시대를 선도하는 연구와 사회적 기여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사명입니다. AI 시대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 그것이 바로 기독교 대학이 존재해야 할 이유입니다.

AI는 빠릅니다. 그러나 속도가 진리를 앞서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진리 위에 기술을 세우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기독교 대학이 선택받기 어려운 시대라는 말도 듣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바로 이 시대야말로 '하나님을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말씀을 가장 담대하게 외칠 수 있는 때라는 것을. 기독교 대학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랑이라는 기독교적 가치를 통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윤리적 기준을 세우는 데 있어 다른 어떤 교육기관도 제공할 수 없는 독보적인 강점과 차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기도와 말씀, 그리고 실력을 겸비한 리더들이 서야 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리더로 서기 위해, AI 기술이 나아가야 할 윤리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방향을 놓고 기도하며, 기술 속에서 복음을 고민하며, 정체성의 뿌리를 붙들고 오늘도 캠퍼스를 걸어갑니다.

유천성 (한남대학교 탈메이지교양융합대학 학장 / 수학과 교수 / 한남대학교 괴테선교회 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5.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1.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2.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5.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