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행정의 핵심 주체인 대통령이 비서동과 관저가 딸린 세종집무실에서 업무를 할 때 행정수도는 절반 이상 완성된다. 정부세종청사 VIP집무실이나 국무회의실을 띄엄띄엄 한 번씩 쓸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제2집무실 다음 수순은 대통령실 전체 이전이다. 서울 청와대 규모와 거의 동일 규모로 짓는 세종집무실의 지향점이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23일 밝혔듯이 "두 번 일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설계해야 한다. 완전 이전 상황을 검토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강 청장이 표명한 "완전 이전 시에도 문제가 없도록"은 물론 원론적인 언급 성격이 있다. 15만㎡이든 25만㎡이든 실제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집무실을 건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려운 과정이긴 하다. 돌아보면 세종집무실이나 세종의사당에 험준한 고비가 얼마나 많았나. 세종의사당 설치 관련 국회법 개정안 통과에는 2년 넘게 걸렸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면적의 2배에 가깝다는 지점은 그래서 더 시사점이 큰지 모른다. 국회 부분 이전과 완전 이전의 차이는 논의 프레임만이 아니다. 완전체와 반쪽 행정수도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이전은 세종시 성격 논란까지 종결지을 것이다. 처음부터 '제1'집무실 같은 제2집무실을 만들어야 한다. 유일무의한 대통령실을 위해서다. 행복청장 말처럼 "뭐는 오고 뭐는 안 하고" 선택하는 문제가 아닌 과업이 행정수도 세종 시대다. 세종시가 곧 행정수도의 실체다. 모든 정부부처와 대통령실, 온전한 국회 이전을 논의할 시점이 곧 올 것으로 믿는다. 그다음 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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