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기업 팀장 등 3명의 범행 대상은 국가핵심기술자료였다. 핵심기술 아닌 일부 자료만 넘어간 부분도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기술거래, 영업비밀 침해, 업무상 배임, 산업스파이 어떤 형태든 피해가 천문학적일 수 있는 사안이다. 핵심기술과 연구기관의 성과물 보호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산업기술보호법 말고도 잠재 중요 기술 관리에 제한적인 현행법의 미비점은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이런 형태의 기술 유출 사례는 갈수록 빈번해질 것이다. 국가 간 기술주도권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산업기술·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은 105건으로 집계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의 경우, 대기업 재직 당시부터 해외 업체와 접촉하면서 이직을 계획하고 있었다. 국가정보원의 정확한 첩보가 아니었으면 어찌 됐겠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못지않게 이차전지도 기술안보 면에서 경각심을 가질 분야다. 철통같다고 믿는 대기업 보안기술까지 무력하게 따돌리고 있음이 드러난 만큼 원천 차단이 절실하다.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소에서의 유출 발생 사례도 매우 잦다.
피의자가 유출한 셀 정보 중 일부는 바로 국가첨단전략기술, 국가핵심기술에 해당된다. 해외 기술 유출은 국가별로 중국이 압도적이다. 경찰이 올해 적발한 8건 중 5건도 중국과 관련 있었다. 엄중한 처벌과 함께 첨단·원천기술에 대한 관리와 통제, 보호 수준을 현저히 높여야 한다. 빼돌리려던 자료 중에는 국가첨단기술인 고에너지밀도(280Wh/㎏ 이상) 리튬이차전지 설계·공정·제도와 관련된 '셀 레시피' 등이 들어 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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