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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식 명예기자 |
2000년에 고령화 사회를 맞이했던 대한민국이 2017년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여 만에 초고령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년 뒤인 2045년에는 노인 비율이 37.3%까지 솟을 전망이다. 물론 초고령사회를 온 국민이 박수갈채로 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장수 만세'나 '백세시대를 반기기에는 우리가 치러야 할 사회 경제적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반면에 생산가능인구 (15~64세)의 감소 및 소비 위축에 따라 국가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장수 시대라고 하지만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다중집합 장소에 가보면 회자(膾炙)되는 말 가운데 팔순 이후로 '집사람이 해 주는 밥을 먹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공감대가 형성됨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알고 있는 김남순(88.서구) 씨 내외는 존경과 부러움이 차고 넘친다. 구순이 코앞인데 이른 아침 달그락달그락 아침 조반을 준비하는 소리에 잠이 깨어 정성스럽게 만든 반찬에 모락모락 김이나는 밥상 앞에 얼굴을 마주하고 식사하며 정담을 나누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꽃피우고 정답게 살아가는 부모님 모습에 자식 또한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 감사와 칭찬에 부모와 자식 간은 천륜으로 부자자효(父慈子孝)를 실천하는 근래에 보기 드문 효 실천까지 이어져 '부모는 자식의 거울'임을 방증(傍證)하고 있다. 지금은 장수 시대, 세간에 회자(膾炙)되는 9988~123이 그냥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나만은 자식에게 짐이 안 될 것이며 깔끔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다를 리 없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자다 가야지' 같은 말도 많이 한다. 하루 이틀 병원에 있다가 가야지 같은 말도 많이 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 모르는 것과 아는 것 세 가지가 있다. 인간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반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같이 못 가고, 가지고 못 간다. 그래서 수의(壽衣)에는 주머니도 없다. 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은 경제활동도 어렵다 보니 빈곤하고 신체적으로 만성질환 등 어려움이 많음을 간과(看過)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노인은 몸이 아파도 요양병원 요양시설 입소를 꺼리고 정든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고 재가 임종 또한 선호하는 추세가 지배적이다.
지금 시간에도 병원에서 촌각을 다투며 생명의 연장선에 얼마나 많은 노인이 고통의 한숨이 병실을 서리고 있는 현실 속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태어나면 언젠가는 소멸하는 자연의 이치다.
결론적으로 노부부처럼 장수하며 행복한 밥상과 마주하려면 평소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자신에 맞는 운동과 귀가 얇아 남이 좋다고 내 몸에 맞지 않는 약물 오남용 금지는 물론 편식하지 말고 영양가 있는 제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 면역력을 높이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로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다동다접(多動多接)해 활기찬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새로운 품격이자 지혜로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을 마주한 삶이 오래 이어지길 기원해 본다. /이길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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