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의 추석, 전통과 경의의 축제

  • 사회/교육
  • 이슈&화제

조선 왕실의 추석, 전통과 경의의 축제

조선왕조실록에 134회 등장한 추석의 중요성
성종실록에 기록된 세자의 궁중 잔치 준비
영조 37년, 명릉에서의 추석제 상세 기록
조선 왕실의 문화적 유산으로 남은 추석 전통

  • 승인 2025-10-04 07:02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KakaoTalk_20251001_083748238
조선 왕실에서도 추석(중추절, 한가위)은 중요한 명절 중 하나였다. 추석 당일 조선 왕실에서는 왕과 왕비, 여러 신료들이 참여하는 의례와 잔치, 제사 등이 치러졌다. 금상진 기자
조선 왕실에서도 추석(중추절, 한가위)은 중요한 명절 중 하나였다. 추석 당일 조선 왕실에서는 왕과 왕비, 여러 신료들이 참여하는 의례와 잔치, 제사 등이 치러졌다. 아쉽게도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현재 남아 있는 조선왕실의 기록에는 추석당일의 풍경을 상세히 묘사된 기록이 없다. 다만 실록 전체에서 추석이라는 단어가 134회 등장한 것을 보면 왕실에서도 추석이 주요한 명절이었음이 확인된다. 성종실록에는 "세자가 추석 때 궁중 잔치를 벌일 것에 대비하여 준비시키다" 등과 같은 항목이 등장한다.

추석 당일 조선 왕실에서는 보통 제례를 올렸다. 추석이 다가오면 왕실은 필히 조상의 위패가 모셔진 종묘(宗廟)나 사당(왕실 사당)에서 제사를 준비했고 당일 제사의 주례는 왕이 직접 참여하거나 어가(御駕)를 통해 의식을 주재했다. 제사에는 예(?)의 규범이 엄격히 지켜졌고, 제사상(祭床), 제물(祭物) 준비에 있어 음식, 제사의 절차, 예복(의복), 향(香), 술(酒) 등이 규정대로 준비됐다. 예복은 관복이나 제사용 의복을 갖추고, 신료들도 참가했다.

제사를 올린 뒤에는 뒤풀이 행사로 잔치가 열리는 경우가 있었고, 음식을 나누어 먹거나, 음악, 무용, 노래, 악기 연주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록에도 일반적인 행사의 음식보다 다양했고 평소보다 많은 종류의 전(煎), 과실(果實), 떡, 과자, 유밀과(油蜜果) 같은 달콤한 과자류 등이 준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추석 당일 왕이 어떻게 보냈다" 같은 구체적 일정은 왕마다, 시대마다 다르고 기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왕실의 추석 풍경이 가장 자세하게 묘사된 부분은 조선 영조때이 기록으로 영조 37년(1761) 8월 15일 추석제에 대한 기록이다.



KakaoTalk_20251001_083814311
조선 왕실에서도 추석(중추절, 한가위)은 중요한 명절 중 하나였다. 추석 당일 조선 왕실에서는 왕과 왕비, 여러 신료들이 참여하는 의례와 잔치, 제사 등이 치러졌다. 금상진 기자
임금이 명릉(明陵)에 나아가 친히 추석제(秋夕祭)를 행하였는데, 이 날은 곧 숙묘(肅廟)의 탄강일이었다. 임금이 익선관(翼善冠)과 천담복(淺淡服)을 갖추고 홍살문에 이르러 망릉례(望陵禮)를 행하고, 이어서 정자각(丁字閣)에 나아가 의식대로 제사를 행하였다.

제사가 끝난 뒤에 능 위를 봉심(奉審)하고 난간석 앞에 잠시 부복하였다가 소차(小次)로 돌아와 지의(地衣) 위에 앉았다. 도승지가 방석에 오를 것을 청하니 임금이 허락하였다. 이어 홍살문에 나아가 사릉례(辭陵禮)를 행하였다. 임금이 아청색 융복(鴉靑戎服)을 갖추고 동구(洞口) 밖에 이르러 말을 탔다. 그리고 능관(陵官)에게 하교하기를,

"내가 비록 돌아가지만 마음은 상설(象設, 제향 장소)에 매여 있다.

능 위 사초가 엉겨 붙은 곳은 다시 파종하고, 봉현(蜂峴)이 몹시 긴절하니 자주 가서 보아 금단의 방도를 삼으라." 하였다. (중략)

위 기록은 1761년 영조가 직접 명릉에 가서 추석제(秋夕祭)를 집행한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제사 복장·절차(망릉례, 제사, 사릉례) → 능 관리 지시 → 관리·군사에 대한 하사 → 돌아오는 길의 민원 처리 → 창덕궁 환궁까지 이어지는 '왕실의 추석' 하루 일정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왕실에서의 추석은 매우 중요한 행사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추석특집] 긴 한가위 연휴 '고향 사랑' 지역명소 여행은 어때요?
  2. 볼거리·체험거리 풍성… 긴 추석연휴 충남 방문 어때?
  3. 야구의 메카 세종 향해 도약… 제9회 세종시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
  4. 천안 각원사, 추석 명절 맞아 홀몸노인 172가정에 정성 담은 도시락 전달
  5. "돌봄에 무지한 의료", 대전형 통합돌봄 밑그림 논의 착수
  1. 백석대·백석문화대, 유학생 대상 '추석맞이 한가위 행사' 개최
  2. 천안시의회 노종관 의원, '지역 건설공사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개최
  3. 한기대-생기원 '충남도 지속가능 발전 매진' 공동 선언
  4. 경찰 국정자원관리원·관련업체 4곳 압수수색…계약·고용관계 파악할듯
  5. 천안법원, 원산지 속인 혐의 등 30대 남성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추석 귀성길 또 정체악몽? 서해안선 경부선 상습정체"

"추석 귀성길 또 정체악몽? 서해안선 경부선 상습정체"

민족 대이동이라 불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해마다 반복되는 주요 고속도로 '정체 악몽'이 다시 재현될는지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김해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명절 고속도로 정체 구간을 분석한 결과, 서해안선과 경부선 일부 구간이 매년 상습 정체구간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서해안선 당진IC~송악IC 구간은 명절 때마다 빠짐없이 정체가 발생하며 평균 정체시간이 31시간에 달해 전국 상위권에 올랐다. 또 서평택Jct~서평택IC 구간은 2022년 추석 38시간, 2023년 추석 47시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연관,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첫 추락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연관,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첫 추락사...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개청 이후 처음으로 안타까운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련 업무를 총괄해온 행정안전부 공무원 A 씨가 이날 오전 10시 5분경 어진동 중앙동 청사 아래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세종청사 중앙동은 2023년 3월 개청 이후 정부부처의 컨트롤타워 성격인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업무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최근 화재로 국가적 재난을 가져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등의 정부 전산망 장애 임무를 맡아왔다. 이날 청사 옥상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천안법원, 등록번호판 절취한 후 사용한 20대 남성 징역형
천안법원, 등록번호판 절취한 후 사용한 20대 남성 징역형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은 등록된 번호판을 절취한 뒤 사용해 부정사용공기호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10월 주차된 오토바이 등록번호판을 손으로 제거해 떼어낸 후 친구로부터 구매한 무등록 오토바이에 부착, 행사하는 등 자동차 등록번호판을 부정하게 사용함과 동시에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소의 기호를 부정사용했다. 아울러 2025년 1월 서북구 불당동에서 신호등이 빨간불임에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70대 여성을 들이 받아 5주간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민족 대이동 시작…안전한 귀성·귀경길을 위한 체크포인트 민족 대이동 시작…안전한 귀성·귀경길을 위한 체크포인트

  •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 추석 앞 붐비는 도매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