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확의 계절, 농지를 잇는 시간

  • 충청
  • 서산시

[기고]수확의 계절, 농지를 잇는 시간

전근수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농지은행관리부장

  • 승인 2025-10-28 20:33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clip20251028203224
전근수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농지은행관리부장
가을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이맘때면, 농부들은 수확의 기쁨과 함께 다음 농사를 준비한다.

추수는 끝이 아니라, 땅이 숨을 고르며 새로운 생명을 품는 출발점이다. 농사가 순환을 통해 이어지듯, 농지도 세대를 건너 이어질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농지의 흐름과 순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촌의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앞으로 농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누가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쪽에서는 오랜 세월 농업을 지켜온 세대가 경영을 정리하려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농업에 도전하려는 청년들이 초기 농지를 확보하지 못해 진입의 문턱에서 좌절을 겪는다.



이러한 구조가 해소되지 않으면 농지는 제때 활용되지 못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될 위험에 놓이게 되고, 농업 기반 또한 흔들릴 수 있다.

농어촌공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지은행을 운영한다. 이 제도는 농지를 공공의 관리체계 안에서 순환시켜 농사를 이어가려는 이에게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농지이양은퇴직불사업은 은퇴를 준비하는 농업인이 농지를 합리적으로 이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농지매입비축 및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을 통해 확보된 농지는 청년창업농과 2023세대에게 우선적으로 임대하거나 매매되어 다음 세대의 경영 기반으로 이어진다. 이는 농지를 단순히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는 국가적 자산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이러한 순환은 현장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평생 농사를 지어온 세대는 농지가 공익적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신뢰를 갖게 되고, 청년농은 자본 부담 없이 농업의 길을 시작할 기회를 얻고 있다.

농지는 단순한 토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삶을 일궈온 터전이자, 경험과 기술이 담긴 자산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의 기반이다.

수확의 계절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인 동시에,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농지가 멈추지 않고 이어질 때 농업은 지속되고, 농촌의 미래도 단단히 세워진다. 땅의 순환이 곧 농업의 순환이며, 농업이 이어질 때 우리의 삶과 공동체 역시 이어진다. 지금이야말로 농지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전근수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농지은행관리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일 세종시의원 예비후보 등록...경쟁구도 눈길
  2. 충남교육청 "설 명절 주차, 걱정마세요" 도내 교육기관 주차장 무료 개방
  3. 설 귀성길… ACC 사고 사망자 10명 중 7명은 ‘ 주시 태만 ’
  4. "설 연휴 대전 백화점과 아울렛 휴무일 확인하고 가세요"
  5. 백석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 전국 8개 시·도 임용고시 수석·차석 등 합격자 배출
  1. 세종시의원 선거, '지역구 18석·비례 2석' 확정
  2. 초등 졸업때 미래 나에게 쓴 편지 20년만에 열어보니…대전원앙초 개봉식 가져
  3. '학교급식법' 개정, 제2의 둔산여고 사태 막을까… 새학기 학교는?
  4.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 설 앞두고 전통시장 민생 행보
  5. 대전 백화점과 아울렛이 준비한 설 연휴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헤드라인 뉴스


[그땐 그랬지] 1992년 설날, ‘홍명’과 ‘중앙’ 장악한 청춘들

[그땐 그랬지] 1992년 설날, ‘홍명’과 ‘중앙’ 장악한 청춘들

1992년 2월 4일 설날, 대전 원도심의 극장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OTT도, 멀티플렉스도 없던 시절, 명절 연휴 극장은 시민들에게 최고의 오락이자 문화를 향유하는 유일한 창구였다. 당시 본보(중도일보)에 실린 빼곡한 극장 광고는 그때의 열기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 홍콩 액션과 할리우드 대작의 격돌 광고의 중심에는 당시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였던 홍콩 영화와 할리우드 액션물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홍콩연자(香港燕子)'는 당시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대변하며 중장년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공략했다. 할리우드 액션물의 위세도 대..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한국 최초 근대교육기관 설립한 선교사 '친필 서간문집' 복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한 아펜젤러 선교사의 친필 서간문집이 복원된다. 한국전쟁 이후 발견됐던 이 서간문집은 교육과 외교 등 한국 근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사료다. 16일 배재대에 따르면,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이 국가기록원 복원 사업에 선정됐다. 서간문집은 중요한 역사적 사료로 인정받아 국가기록원의 보존 처리, 정밀 스캔으로 디지털 파일로 복원돼 연구자와 시민에게 공개된다. 1005쪽에 달하는 서간문집은 배재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 선교사(H. G. Appenzeller, 1858-19..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지방선거 후 '세종시 3분기'...새로운 전환점 맞는다

2026년 '세종시=행정수도' 완성의 골든타임 한해가 다시 시작됐다. 1월 1일 새해 첫날을 지나 2월 17일 설날을 맞이하면서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쪽 행복도시'로 남느냐,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나아가느냐를 놓고 중대 기로에 서 있다. 현실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대의 실현에 거리를 두고 있다. 단적인 예로 4년째 인구 39만 벽에 갇히며 2030년 완성기의 50만(신도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중도일보는 올 한해 1~4분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현안과 일정을 정리하며, 행정수도 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대전 죽이는 통합법, 절대 반대’

  • 누가 누가 잘하나? 누가 누가 잘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