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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숙 수필가 |
일년 전 큰 아들이 저희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3대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불편함도 있었지만 손자, 손녀들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넘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교육 방식이 다르기에 서로 언성이 오고 가는 일도 있었지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존중해주며 저희 가족은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3년 8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는 24살인 새내기 교사가 교권 침해를 심하게 받아 자살을 한 것도, 어려서 밥상머리 교육을 받지 못한 젊은 학부모들 탓이라 합니다. A교사가 담임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고, 이에 대해 머리를 긁힌 학생의 학부모가 열을 받아 담임 교사한테 악성민원을 넣는 등 화풀이를 하여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언론에서 보도한 것을 보았습니다.
또 대전에서도 70에 가까운 어느 어르신이 시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민심 동향을 알아보려고 퀵서비스 일을 하게 되었는데 주문받는 점원의 말이 잘 들리지 않자 "뭐라구, 다시 말해 봐"라는 말을 크게 하자 점원은 "왜 반말을 하느냐?"고 시비가 붙어 현재 대전지방검찰에서 조사중에 있다 합니다. 어르신이고 고위공직자로 퇴직한 분이라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분인데, 연세가 드셔서 소리가 잘 안 들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큰소리로 다시 물었는데 젊은 점원은 반말이라고 시비가 붙었던 것이라 합니다.
이런 일을 보더라도, 아이들은 본인이 보고 자라는 어른들의 언행과 행동거지를 통해 배울 것이고, 그렇게 배운 것을 토대로 자라면서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게 바로 밥상머리 교육이고, 인성교육인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감사와 죄송함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 그것만 잘 보고 자라도 아이들 역시 감사와 죄송함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자녀들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굳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지 않고, 인성교육 교과서를 만들지 않아도 밥상머리 교육만 제대로 된다면 사회는 좀더 밝아질 것입니다.
사람들은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함께 살아가는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수시로 표현하는 것부터 익숙해지도록 해주면 어떨까요? 시내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엄지척'을 해 보이면,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은 자리를 양보한 것에 대해 얼마나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될까요? 그러나 오늘날은 인정이 없는 삭막한 세상이 돼 버렸습니다.
미국의 공중보건서비스단에서 이런 발표를 했다고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의 감정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 의외로 충격적 사실이 발견되었다는데, 이른바 외로움을 느끼면 심장병 확률이 29%가 높아지고, 외로움을 느낌만으로도 뇌졸중 확률이 32%가 높아진다고 밝혀졌다고 해요. 외로움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건강이 이 정도로 망가질 수 있는 것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이나 일본은 이 외로움이라는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서 '외로움 부'를 세웠다네요 결국 인간이 이 세상에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외로우면 살아갈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외롭지 않게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들을 맺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귀를 열고 상대방은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경청하는 자세가 좋은 관계를 맺는 결과라 합니다, 경청을 잘해야 부모자녀 간에도 그렇고 모든 관계에서 매듭이 잘 풀어지는 것입니다. /김명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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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안 기자






